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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

(성 치프리아노 주교 순교자의 ‘주님의 기도’에서)말로써만이 아니라 당신이 실제로 기도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치셨습니다

성 치프리아노 주교 순교자의 ‘주님의 기도’에서 (Nn. 28-30: CSEL 3,287-289)
판관기에 의한 독서 16,4-6. 16-31
제1독서
판관기에 의한 독서-- 들릴라의 배신과 삼손의 죽음
그 무렵 4 삼손은 소렉 골짜기에 사는 한 여자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 여자의 이름은 들릴라라고 했다. 5 불레셋 추장들이 그 여자를 찾아와서 부탁하였다. “그를 꾀어내어 그 큰 힘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알아보아라. 어떻게 하면 그를 잡아 묶어서 맥을 못 쓰게 할 수 있을지 알아내어라. 그것만 알아내면 그 대가로 우리 모두가 너에게 은 천백 세겔씩을 주겠다.” 6 그리하여 들릴라가 삼손에게 물었다. “당신의 그 엄청난 힘은 어디서 나오죠? 어떻게 하면 당신을 묶어서 맥이 빠지게 할 수 있을지 저한테만은 알려 주셔도 되지 않아요?” 16 날이면 날마다 악착같이 졸라대는 바람에 삼손은 귀찮아 죽을 지경이 되었다. 17 그래서 삼손은 마침내 속을 다 털어놓고 말았다. “나는 모태로부터 하느님께 바친 나지르인이야. 그래서 내 머리에는 면도칼이 닿아본 적이 없다. 내 머리만 깎으면, 나도 힘을 잃고 맥이 빠져 다른 사람과 조금도 다를 것이 없이 되지.” 18 들릴라는 삼손이 자기 속을 다 털어놓은 것을 보고 불레셋 추장들을 불렀다. “한 번만 더 와보십시오. 삼손이 속을 다 털어놓았습니다.” 불레셋 추장들은 돈을 가지고 왔다. 19 들릴라는 삼손을 무릎에 뉘어 잠재우고는 사람을 불러 그의 머리 일곱 가닥을 자르게 하였다. 그러자 삼손은 맥이 빠져 힘없는 사람이 되었다.

20 “여보세요. 불레셋 사람들이 당신을 잡으러 왔어요.” 들릴라가 이렇게 소리치는 것을 듣고 삼손은 잠에서 깨어났다. 그는 전과 같이 털고 일어나 뛰쳐나갈 수 있으려니 여겼다. 주께서 이미 자기를 떠나신 줄 알지 못했던 것이다. 21 불레셋 사람들은 그를 잡아 눈을 뽑은 다음 가자로 끌고 내려가 놋 사슬 두 줄을 메워 옥에서 연자매를 돌리게 하였다. 22 그러는 동안 잘렸던 그의 머리가 점점 자랐다.

23 불레셋 추장들은 모여서 저희의 신 다곤에게 큰 제사를 드리고 흥이 나서 외쳤다. “우리의 신이 우리의 적수 삼손을 잡아 주셨다.” 24 백성들도 그를 보고 소리치며 저희의 신을 찬양하였다. “우리 나라를 망쳐주던 자, 우리를 수도 없이 죽이던 삼손을 우리의 신이 잡아주셨다.” 25 그들은 더욱더 신이 나서 외쳤다. “흥을 돋우게 삼손을 불러내라.” 그리고 그들은 삼손을 옥에서 끌어내어 두 기둥 사이에 세워놓고 놀려 주었다. 26 그러는 동안 삼손은 자기 손을 붙잡고 인도해 주는 젊은이에게 부탁하였다. “이 신전을 버틴 기둥을 만질 수 있게 나를 데려다 다오. 좀 기대야겠다.” 27 신전은 남자와 여자로 들끓고 있었다. 추장들이 다 모여 있었고 삼천 명 가량 되는 남녀가 옥상에서 놀림감이 되어 있는 삼손을 보고 있는데 28 삼손이 주께 부르짖었다. “주 하느님, 한 번만 더 저를 기억해 주시고 힘을 주시어 제 두 눈을 뽑은 불레셋 사람들에게 단번에 복수하게 해주십시오.”

29 그리고 나서 삼손은 그 신전을 버틴 기둥 하나에는 왼손을 대고 다른 하나에는 오른손을 대고 30 부르짖었다. “불레셋 놈들과 함께 죽게 해주십시오.” 그리고 있는 힘을 다해서 밀자, 그 신전은 무너져 거기에 있던 추장들과 사람이 모두 깔려 죽었다. 삼손이 죽으면서 죽인 사람이 살아서 죽인 사람보다도 더 많았다. 31 그의 일가 친척이 모두 내려와서 삼손의 시체를 거두어다가 소라와 에스다올 사이에 있는 그의 아버지 마노아의 무덤에 장사지냈다. 그는 이십 년 동안 이스라엘의 판관으로 있었다.
 
제2독서
(성 치프리아노 주교 순교자의 ‘주님의 기도’에서)말로써만이 아니라 당신이 실제로 기도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치셨습니다
사랑하는 형제들이여, 이렇게 훌륭한 기도가 하느님 친히 우리에게 가르쳐 주신 기도라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지혜로써 이 구원의 기도 안에 우리 모든 기도를 요약하셨습니다. 예언자 이사야가 성령으로 가득 차 하느님의 엄위와 자비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을 때 이것을 이미 예언했습니다. “모든 것을 담고 정의로써 집약하는 하느님의 말씀, 즉 집약된 말씀을 하느님께서는 온 세상에 전하시리라.”

하느님의 말씀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만인을 찾아오시어 유식한 사람과 무식한 사람을 함께 모으시고 성과 연령에 구애됨 없이 모든 이에게 구원의 계명을 전파하셨을 때 천상 교리를 배우는 이들이 암기하는 데 부담을 주지 않고 단순한 신앙을 얻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신속히 배울 수 있도록 이 모든 계명들을 포함하는 하나의 요강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주님은 영원한 생명에 대해 가르치실 때 그 생명의 신비를 놀랍게도 훌륭히 다음과 같이 요약하셨습니다. “영원한 생명은 곧 참되시고 오직 한 분이신 하느님 아버지를 알고 또 아버지께서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입니다.” 그리고 율법과 예언서에서 첫째가고 가장 중요한 계명들을 요약하셨을 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 이스라엘아 들으라. 너의 하느님은 주님이시다. 주님 한 분뿐이시다.”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생각을 다하여 주님이신 너의 하느님을 사랑하라. 첫째가는 계명은 이것이다. 또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는 둘째 계명도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이 두 계명이 모든 율법과 예언서의 골자이다.” 또 다른 데서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남에게서 바라는 대로 남에게 해주어라.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다.”

그런데 주님은 말로써만이 아니라 당신이 실제로 기도함으로써 우리들도 기도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치셨습니다. 주님은 먼저 당신 자신이 자주 기도하시고 또 그 기도의 모범을 따라 우리들도 기도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성서는 말합니다. “예수께서는 한적한 곳으로 물러가셔서 기도를 드리셨다.” “그 무렵에 예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에 들어가 밤을 새우시며 하느님께 기도하셨다.”

주님은 기도하실 때 당신 자신을 위해 기도하시지 않고 - 무죄하신 분께서 당신을 위해 무엇을 청하실 수 있겠습니까? - 베드로에게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 죄인을 위해 기도하셨습니다. “사탄이 이제는 키로 밀을 까부르듯이 너희를 제멋대로 다루게 되었다. 그러나 나는 네가 믿음을 잃지 않도록 기도하였다.” 주님은 또 아버지께 모든 사람을 위해 간구하셨습니다. “나는 이 사람들만을 위하여 간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 사람들의 말을 듣고 나를 믿는 사람들을 위하여 간구합니다. 아버지, 이 사람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고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과 같이 이 사람들도 우리들 안에 있게 하여 주십시오.”

하느님께서 우리 구원을 위해 가지셨던 그 자비와 열성은 참으로 큽니다. 그 분은 당신 피로써 우리를 구속하시는 데 만족하지 않으시고 우리를 위해 기도까지 하셨습니다. 우리를 위해 기도하시는 그분이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보십시오. “아버지와 아들이 하나인 것처럼 우리도 그들과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마침기도
기도합시다
주께 바라는 모든 이들에게 힘을 주시는 천주여, 우리의 간절한 기도를 인자로이 들으소서. 당신의 도우심이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약한 인생이오니, 주의 은총으로 도우시어, 우리로 하여금 마음과 실행으로 당신의 계명을 충실히 지키며 당신의 뜻을 따르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