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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

[스크랩] 영적 감각의 회복을 위하여..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영적 감각의 회복을 위하여..> 1월 8일 주님 공현 후 금요일 (루카 5,12-16) “나병 환자를 고치시다.” 나병이 지닌 특징이 몇 가지 있습니다. 오랜 잠복기를 거쳐 서서히 진행된다는 것입니다. 병이 깊어지면서 나타나는 두드러진 증세 중에 하나가 감각을 상실한다는 것인데, 피부가 촉각, 통각, 온도 감각을 상실하게 되면서 화상을 자주 입게 됩니다. 뜨거운 것을 만졌는데도 불구하고 뜨거움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다보니 여기저기 상처가 많아지게 됩니다. 따지고 보니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 정말 중요한 일입니다. 우리가 미각을 지니고 있기에 적정량의 소금이나 설탕을 섭취하게 되어 건강을 유지합니다. 통각을 지니고 있기에 미리 미리 큰 병을 예방할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배속 어딘가에서 마치 할퀴는 듯한 통증이 느껴진다는 것은 위장이나 소장, 대장 어딘가에 큰 문제가 생긴 것입니다. 우리가 느끼는 통증으로 인해 우리는 몸의 현재 상태를 예측하고 대비하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여러 증상에 대해 무감각하다는 것은 미련한 것을 넘어 아주 위험한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들의 영성생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때로 우리의 영혼도 나병에 감염될 때가 있습니다. 영적 무감각 상태에 빠져들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큰 죄 속에, 엄청난 신앙의 오류 속에 빠져 들어있는데도 불구하고, 다시 말해서 영혼의 나병이 들렸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런 죄의식 없이 살아갈 때가 있습니다. 영적 무감각 상태에서 드러나는 전형적인 증세가 있습니다. 자신의 내면은 돌아볼 줄 모릅니다. 모든 것을 이웃의 탓, 환경의 탓, 세상 탓으로 돌립니다. 입만 열면 불평불만이 폭포수처럼 쏟아져 나옵니다. 바오로 사도께서 영적 무감각 상태에서 체험했던 것처럼 해야 할 바는 하지 못하고 하지 말아야 할 바를 행하고 있습니다. 도무지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습니다. 죄의 상태에 놓여있기 때문입니다. 죄의 상태는 우리가 하느님과 분리된 상태에 놓여있음을 의미합니다. 영적 나병 상태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할 일은 하느님의 적극적인 개입을 간절히 청하는 것입니다. 은혜롭게도 치유의 은총을 입은 온 몸에 나병이 걸린 나병환자처럼 말입니다. “주님!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루카 5,12) 주님을 향한 절박함, 간절함, 주님을 향한 돌아섬, 결국 회개를 통해 우리는 영적 치유는 물론 육적 치유의 길로 들어설 수 있습니다. 치유를 통한 구원의 길로 접어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영적 감각의 회복입니다. 진심으로 가슴을 치는 일입니다. 지난 죄와 과오에 대해 마음 아파하는 것입니다. 영혼의 통각의 회복입니다. 모르는 사이에 나병 균이 사람의 신경계에 침투해서 육체적인 감각을 소멸시키는 것처럼 하느님의 반대편에 서 있는 악령은 인간의 마음 안에 스며들어 영적 감각이나 자기성찰의 능력을 마비시킵니다. 영적 감각의 마비상태는 결국 영혼이 작동을 멈춘 상태, 결국 하느님 은총과 단절된 상태입니다. 영적 감각의 마비상태에서 인간은 너무나 쉽게 분별력을 상실하고 해야 할 일은 하지 않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 나의 영적인 감각은 어떤 상태인지 한번 확인해보면 좋겠습니다. 심각한 영적 나병에 걸려 아무런 죄의식 없이, 지난 삶에 대한 반성이나 성찰에 대한 아무런 개념도 없이 그저 동물적인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출처 : 가톨릭 영성의 향기 cafe
글쓴이 : andrea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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