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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

[스크랩] 세상의 끝에서..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세상의 끝에서..> 12월 3일 대림 제1주간 목요일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사제(선교의 수호자) 대축일 (마르 16장 15-20)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뵐 때 마다 존경스럽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안쓰럽고, 그러나 아무나 못하는 일을 하고 계시기에 한없이 정말 대견스러운 분들이 계십니다. 바로 해외 선교사들입니다. 세상의 끝, 깊고 깊은 오지, 낙후될 대로 낙후된 열악한 환경 속에서 오직 주님께만 의탁하며 드라마틱한 하루하루의 삶을 엮어가는 그분들의 삶이 때로 멋있어 보입니다. 그러나 가까이 가서 바라보면 그야말로 형극의 삶이요 십자가의 길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분들이 넘어서야 하는 산은 너무나도 많습니다. 맞지 않는 음식, 달라도 너무나 다른 문화, 참으로 극복하기 힘든 사고방식, 정말 배우기 힘든 언어, 거기서 오는 의사소통의 어려움... 오늘 축일을 맞이하시는 해외선교사의 대부이신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님 역시 해외선교 과정에서 무수한 어려움 앞에 직면했고, 불굴의 의지로 극복해나갔습니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님은 기쁘게 그 길을 걸어가셨습니다. 그의 선교열정은 참으로 놀랄만한 것이었습니다. 그 옛날 그가 땅을 밟은 나라를 한번 보십시오. 1506년 스페인에서 태어난 그는 1537년 베네치아에서 사제서품을 받습니다. 1541년 포르투갈 국왕의 요청으로 인도 선교사로 출발하게 되는데, 13개월 만에 인도령 고아에 도착한 그는 그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세례를 베풀었습니다. 1545년에는 말라카로 갔고, 1546년에는 뉴기니아에 인접한 몰루카스와 모로타이 지방으로 갔습니다. 다시 말라카로 돌아온 그는 한 일본인을 만나 일본에 대한 상황을 소개받고 1549년 일본으로 출발하게 됩니다. 각고의 어려움을 겪으며 2년 반 동안 일본에서 선교하던 그는 또 다른 나라 중국으로 건너갑니다. 그곳에서 선교하다 중병에 걸려 이역만리 낯선 땅에서 4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과거 어떤 선교사들은 수많은 노력을 했지만, 참 선교사로서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선교지에서 진정한 의미의 동화(同化), 토착화, 육화를 이루는데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측면에서 프란치스코 하비에르는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그는 가는 곳마다 그곳의 가장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살며 그들의 초라한 음식을 그들과 똑같이 나누어먹었습니다. 그들의 누추한 잠자리 바로 그 옆에 머리를 눕혔습니다. 그는 선교지의 많은 사람들 가운데 가장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 버림받고 병든 사람들, 특히 한센씨 병 환자들과 함께 지냈습니다. 그의 삶은 예수님의 공생활 절정기 때와 비슷했습니다. 밀려드는 인파로 식사하실 시간조차 없으었던 예수님처럼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역시 기도하고 잠 잘 시간도 없었습니다. 그는 늘 습관적 피로에 시달렸습니다. 그러나 그의 삶 전체는 온통 기쁨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하루하루 고되기 이루 말할 수 없는 날들이었지만 복음을 전하는 그의 발걸음은 날랜 사슴의 발걸음처럼 가볍고 행복했습니다. 이러한 그의 생활상은 그가 자신의 장상이었던 예수회 창립자 이냐시오 성인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잘 알 수 있습니다. “8년 전에 세례를 받은 신자들이 사는 마을을 방문했습니다. 땅이 몹시 메마르고 가난에 시달리는 이 부근에는 포르투갈인이 한 명도 살지 않습니다. 이곳에는 그들을 위해 미사를 드릴 사제도 없고, 사도신경이나 주의 기도, 성모송 그리고 십계명을 가르칠 사람도 없습니다. 그래서 여기에 온 후 저는 쉴 틈이 없습니다. 이 마을 저 마을을 두루 다니면서 아직 세례 받지 못한 아이들에게 모두 세례를 주었습니다. 이곳에 도착했을 때 아이들이 기도를 가르쳐 달라고 자주 졸라서 성무일도를 드리거나 식사하거나 휴식할 시간조차 갖지 못했습니다.” 편지 말미에 프란치스코 하비에르는 참으로 뼈있는 말씀 한 마디를 던집니다. “여기 많은 사람들은 그들을 그리스도인으로 만들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에 그리스도인이 되지 못하고 맙니다. 유럽의 대학 특히 파리의 소르본 대학에 가서 사랑보다는 지식을 더 많이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 지식으로 열매를 맺도록, 미친 사람처럼 큰 소리로 외치면서, 다음과 같은 말로 꾸짖을 마음을 자주 먹었습니다.” 그 말씀은 바로 오늘 우리들에게도 해당되는 말씀입니다. 프란치스코 하비에르는 그리스도인들의 이웃선교, 그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것을 강하게 호소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게으름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천국의 영광에 들어가지 못하고 지옥으로 떨어지고 마는지 모릅니다.” ▒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출처 : 가톨릭 영성의 향기 cafe
글쓴이 : andrea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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