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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애가)

[스크랩] 애가

 

      

                             



                                     

 애가

  1. 개관과 티샤 베아브
  애가(哀歌) 역시 ‘메길룻’에 들어 있다. 이 책은 히브리 달력으로 아브달(대략 7-8월) 9일, ‘예루살렘 함락사건’을 애도하는 기념일에 봉독된다. 이러한 유다인들의 전통이 그리스도교에도 그대로 유입되어, 애가는 주로 사순시기에 절정이라고 할 수 있는 성주간에 낭독된다. 예루살렘 함락이라는 비극적 사건 대신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을 애도하는 데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성전 파괴 기념일은 ‘티샤 베아브’라고 하는데, 아브달 제9일(티샤)에 지내서 붙여진 이름이다. 2열왕 25, 8-9과 예레 52, 12은 제1성전이 파괴된 날을 각각 아브달 7일과 10일로 제시한다. 그러나 몇몇 열왕기 사본과 루치아노의 칠십인역본, 그리고 라삐 전통에서는 7일부터 성전 외곽이 파괴되기 시작하였고, 성전 본건물이 파괴된 것은 9일이라고 전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유다인 전통은 ‘재난의 날’을 9일로 설정해 왔다. 탈무드 전승에 의하면 공교롭게도 제2성전이 파괴된 날도 아브달 9일이어서 이날의 비극적 의미를 중첩시킨다. 이날 유다인들은 단식을 지키고 목욕 ․ 기름 바름 ․ 향수 등을 금하고 가죽신을 신지 않는 것으로 애도를 표시한다.


  2. 명칭과 경전성
  이 책의 히브리어 제목은 1, 1에 등장하는 히브리말 ‘에카’ 이다. 이는 고통스러울 때 저절로 나오는 탄식소리로 우리말로는 ‘아아! 아이고!’ 등에 해당된다. 이 제목은 칠십인역에서 ‘쓰레노이(슬픔의 노래, 조가 弔歌)’로 번역되었고, 라틴어 성경에서는 ‘라멘타씨오네스(Lamentationes; 탄식, 애도)’ 로 번역되었다. 라틴어 성경은 이 제목 외에도 그리스어 ‘쓰레노이’를 그대로 음역한 ‘쓰레니(Threni)’ 를 사용하기도 한다. 한국어 번역은 칠십인역과 라틴어 성경 제목을 번역하여 ‘애가(哀歌)로 부르고 있다.
  애가의 경전성이 문제로 제기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만큼 책의 전반적 내용이 신학적이라는 얘기이다. 그러나 ‘경전상의 위치’에 대해서는 두 가지 다른 입장이 존재한다. 히브리 성경에서 애가는 ‘성문서’에 해당되는 ‘메길롯’에 속해 있지만 칠십인역과 라틴어역에서는 예레미야 예언서 다음에 등장한다. 곧 예언서 부분에 속한다.

  3. 저자와 제작 연대
  칠십인역과 불가타는 이 책을 예레미야서 뒤에 배치시켰다. 이러한 배열은 애가의 저자를 예레미야로 간주하는 고대의 전통을 따른 것이다. 이런 이유로 애가를 ‘예레미야의 애가’라고 부르기도 한다(시나이 사본과 바티칸 사본의 경우). 이 입장을 확인시켜 주기라도 하는 듯 칠십인역은 애가 1, 1이 시작되기 전에, ‘그리고 이스라엘이 포로가 되고 예루살렘이 사막으로 변하자 예레미야는 주저앉아 눈물지으며 예루살렘을 위한 애가를 부르며 말하였다.’라는 문장을 덧붙인다.
  애가의 저자를 예레미야로 보는 전통은 예레미야가 유다 임금 요시야의 죽음을 애도하는 애가를 지었다고 보도하는 2역대 35, 25에 근거를 두고 있다. 특별히 역사학자 플라비우스 요세푸스는 예레미야가 요시야를 위한 애가를 부를 때 앞으로 있을 두 번의 예루살렘 파괴(바빌론과 로마에 의한)를 예고하였다고 설명함으로써 예레미야 저작설을 강조하였다.
  그러나 예레미야서의 전반적 논지가 애가의 논지와 정확히 일치하지 않고, 무엇보다도 예레미야가 이 책의 저자라는 확실한 근거를 애가의 내용 안에서 발견하지 못하기에 학계는 이 주장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더욱이 애가를 구성하는 다섯 개의 노래는 그 형식과 기조를 서로 달리하기에 동일한 출처를 주장하기 어렵다. 이런 맥락에서 일부 학자들은 이 책이 여러 저자의 기록을 모아놓은 것이라고 보기도 한다.
  애가에는
유배가 시작되던 당시의 정황들이 상당히 섬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바빌론의 무차별한 살육과 남은 자들이 겪는 공포, 폐허가 된 예루살렘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또한 유배시기에 대한 구체적 묘사가 없고, 전쟁으로 황폐해진 팔레스티나와 예루살렘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므로 예루살렘이 파괴된 지(기원전 587년) 얼마 안 되어 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다섯 편의 애가 모두 각기 다른 시기에 저술되었다는 의견도 간과할 수 없다. 각각이 제시하는 배경과 스타일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4. 구성
  애가는 모두 다섯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다섯 개의 조가(弔歌)형식을 띠고 있다. 1-5장은 모두 22절(단 3장 제외)로 되어 있는 일관성을 보여주는데 히브리 알파벳 순서에 따라 노래를 이어간다(단 5장 제외). 이러한 알파벳 기법은 시편(0; 10; 25; 34; 37; 111; 112; 119편 등)과 잠언(31, 10-31)에 자주 등장하는 것으로 암기하기가 쉽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는 용기는 혹독한 죽음과 무너짐을 넘어서 본 적이 있는 사람에게만 가능한 기적이요 힘이다. 그래서일까, 현명했던 유다인들은 예루살렘 멸망이라는 죽음과 무너짐을 ‘기념일’로 설정하고 축하하고 있다. 세상에, 무너짐과 실패를 축하하다니…. 그러나 예루살렘 패망이라는 상실과 죽음의 고통을 체험한 그들은 세상의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능력을 얻게 되는데, 그건 바로 ‘생존력’이었다. 언제, 어떤 상황, 누구 앞에서도 또렷한 의연함으로 삶을 살아낼 줄 아는 능력, 바로 그 소중한 힘을 죽음을 경험하면서 획득하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생존’이라는 인간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공통의 과제는 어쩌면 삶이 주는 고통에 친밀할 때만 다가오는 까다롭고 문제적인 능력인지도 모르겠다.


야곱의 우물에 김 베아트릭스 수녀님

                                                                                                                      


출처 : 가르멜의 산길 Subida Del Monte Carmelo
글쓴이 : 장미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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