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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

[스크랩] 선물 같은 교황님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선물 같은 교황님> 9월 25일 연중 제25주간 금요일 (루카 9,18-22) “예수님은 하느님의 그리스도이십니다. 사람의 아들은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어야 한다.” 해외 출장 중에 아메리카 대륙을 순방 중이신 프란치스코 교황님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어디를 가든 프란치스코 교황님 열풍이 대단합니다. 지구촌 방방곡곡 모든 사람들이 한 목소리로 그분의 소탈하면서도 파격적인 행보, 그리고 그분의 용기 있는 발언 하나 하나에 환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민감한 지역인 쿠바의 심장부 아바나 광장에서 그것도 쿠바 공산 혁명을 주도한 체게바라의 대형 조형물이 내걸린 장소 아래서도 교황님의 말씀은 거침이 없었습니다. 아직도 이념에 죽고 이념에 사는 사람들 앞에서도 교황님께서는 조금도 주눅 들지 않으시고 이념보다 더 상위의 것이 있음을 선포하십니다. “우리는 이념에 봉사하지 않고 사람들에게 봉사합니다. 봉사는 절대로 이념적이어서는 안 됩니다.” 한번 사람답게 살아보려고 목숨 걸고 국경을 넘었지만 적법성의 결여라는 일방적인 잣대를 내세우는 매몰찬 미국 앞에 교황님께서는 거의 애걸하다시피 불법체류자들에 대한 관용을 촉구하십니다. “미국 국민 여러분, 여러분의 조국인 미국 역시 이민자들에 의해 세워진 나라임을 기억하십시오. 그리고 저 역시 이탈리아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이민 가정의 아들이었습니다. 여러분들은 약자, 특히 이민자, 불법체류자들에 대한 차별을 거부하고 관용과 포용의 사회를 건설해주길 부탁합니다.” 홍콩 살레시오회 본부에 볼일이 있어 들렀다가 은퇴한 노인 수도자들이 머무는 수도원을 방문했습니다. 홍콩 관구장 신부님의 소개로 가에타노란 노인 신부님 한명을 만나 뵈었는데, 올해 연세가...100세시랍니다. 그분의 머리맡 탁자에는 최근에 찍은 사진이 한 장 놓여있었는데, 가까이서 보니 얼마 전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알현했을 때 찍은 사진이었습니다. 공동체에서는 신부님에게 10O세 기념 선물로 교황님을 알현하는 깜짝 선물을 준비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 사진은 볼수록 감동적이었습니다. 연세가 100세시니 당연히 홀로 서실수가 없었습니다. 후배 사제가 휠체어에 앉은 신부님을 교황님 가까이 밀고 갔습니다. 당시 교황님께서는 그분의 상황을 즉시 눈치 채시고 100세 신부님이 앉아 있는 자리로 내려오셨습니다. 그리고 통상 교황님 알현 때에는 사제가 교황님의 반지에 친구하는 것이 기본인데, 사진을 가만히 보니 교황님께서 거의 무릎을 꿇은 상태에서 백세 신부님 손에 친구를 하고 계신 것이었습니다. 그때의 감동이 너무나 컸던 100세 할아버지 신부님은 당시의 사진을 크게 인화해서 당신 침대 머리맡에 세워두셨습니다. 교황님과 당신이 찍은 사진을 보고 또 보면서 그렇게 당신의 여생을 보내고 계셨습니다. 참으로 놀라운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겸손입니다. 한 사목자의 겸손한 행보가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을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하루는 홀로 기도하시던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베드로가 나서서 큰 목소리로 대답합니다. “하느님의 그리스도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우리에게도 똑같은 질문을 던지십니다. “너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그분은 그리스도이십니다. 다시 말해서 메시아이십니다. 결국 왕 중의 왕이십니다. 그런데 그 왕은 권세와 힘의 왕이 아니라 겸손의 왕이요 희생의 양, 사랑의 왕이십니다. 최근 계속되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파격적인 행보와 신선한 발언을 통해 그리스도의 대리자의 모습을 잘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분에게서 풍겨 나오는 진한 그리스도의 향기가 온 세상에 진동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감사한 프란치스코 교황님, 가난하고 고통 받는 우리 인류 모두에게 선물 같은 교황님이십니다. ▒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출처 : 가톨릭 영성의 향기 cafe
글쓴이 : andrea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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