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는 이 기도를 쓴 종이를 복음서에 끼워서 밤낮으로 가슴에 품고 있었다.
좋으신 하느님의 자비로운 사랑에 불타버린 제물로 나를 바치는 기도
오, 나의 하느님! 복되신 삼위일체시여! 저는 당신을 사랑하고 또 사랑받으시게 해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이 세상에서 영혼들을 구하고 연옥에서 고통받는 영혼들을 구해내서 성교회의 영광을 위해 일하고 싶습니다. 저는 당신의 뜻을 온전히 이루어 당신 나라에 저를 위해 준비하신 그 영광의 높이까지 이르고 싶습니다. 한마디로, 저는 성인이 되고 싶습니다. 그러나 저는 저의 무력함을 느끼오니, 오, 나의 하느님! 부디 당신 친히 저의 성덕이 되어 주십시오.
당신은 당신 외아드님을 저의 정배와 저의 구세주로 주실 만큼 저를 사랑하셨으니, 성자의 무한한 공덕의 보화는 제 것입니다. 저는 그것을 기쁘게 당신께 바치면서, 예수님의 얼굴을 통해서만 그리고 사랑에 타오르는 예수님의 마음속에서만 저를 바라보시기를 간청합니다.
또한 천국과 이 세상에 계신 성인들의 모든 공로와 그분들의 사랑의 행위와 천사들의 사랑의 행위를 당신께 바칩니다. 오, 복되신 삼위일체시여! 끝으로 저의 사랑하는 어머니 성모 마리아의 사랑과 공로를 바치오며 성모님께 제 봉헌을 맡기면서 그것을 당신 께 바쳐주시기를 청합니다.
어머니의 거룩하신 아드님, 저의 사랑하는 정배께서는 이승의 삶을 사셨을 때 “여러분이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아버지께서 여러분에게 주실 것입니다.”(요한16,23) 라고 우리에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당신께서 틀림없이 저의 소망을 이루어 주시리라 믿습니다.
오, 나의 하느님! 저는 “당신께서 주시고자 하실수록 우리가 더 원하게 하신다”(십자가의 성요한의 편지) 는 것을 압니다. 제 마음 속에서, 저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소망을 느낍니다. 당신을 믿고 의지하며 청하오니 오셔서 제 영혼을 차지해 주십시오. 아! 저는 원하는 것만큼 자주 성체를 모실 수 없습니다. 그러나 주님, 주님께선 전능하시지 않습니까? 감실 안에 계시듯이 제 안에 머무르시고 주님의 작은 희생물에게서 결코 떠나지 말아 주십시오. …
저는 죄인들의 배은망덕을 생각하며 주님을 위로해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당신의 마음을 거스르는 자유를 제게서 거두어가 주십시오. 그리고 종종 제가 나약해서 넘어지거든, 당신의 거룩한 눈길로 즉시 제 영혼을 깨끗하게 해주시고, 모든 것을 불 자체로 변하게 하는 불처럼, 저의 결함을 모두 태워버려 주십시오.
오! 나의 하느님! 제게 주신 모든 은혜를, 특히 제가 고통의 도가니를 거치게 하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저는 마지막 날에 저 십자가의 왕홀을 잡고서 기쁘게 당신을 바라볼 수 있을 것입니다. 당신은 저 귀중한 십자가를 제 몫으로 주셨으니까요. 저는 천국에서 당신처럼 되어, 제 몸 안에서 당신 수난의 거룩한 상처가 빛나는 것을 보게 되기 바랍니다.
이 지상의 귀양살이가 끝난 후, 저는 저 고향에서 영원히 주님을 누리기 바랍니다. 그러나 제 소망은 천국을 위해서 공을 쌓는 것이 아니라, 당신을 기쁘게 해드리고, 당신의 성심을 위로해 드리고, 영원무궁토록 주님을 사랑하게 될 영혼들을 구하려는 그 단 하나의 목적으로, 오로지 당신께 대한 사랑 때문에 일하고 싶습니다.
이 생명이 끝날 때, 저는 빈손으로 당신 앞에 나아갈 것입니다. 왜냐하면 주님, 저는 주님께서 제 선행을 헤아려 주시길 바라지 않으니까요. 우리의 모든 정의가 당신 눈에는 오점투성이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당신의 정의를 입고, 당신의 사랑을 받아 당신을 차지하고 싶습니다. 오, 나의 사랑하는 이여, 저는 당신이 아닌 어떤 다른 왕좌도 다른 왕관도 원하지 않습니다!
당신의 눈에는 시간도 아무것도 아닙니다. 하루도 천 년과도 같습니다.당신은 단 한 순간에 제가 주님 앞에 나아가도록 준비시킬 수 있으십니다.
완전한 사랑의 행위 안에서 살기 위해서, 저 자신을 당신의 자비로운 사랑에 불타버린 제물로 바치면서 끊임없이 저를 불살라주시기를 청합니다. 한편 당신 안에 가두어두신 끝없이 자애로운 홍수가 제 영혼 속으로 흐르게 하시어, 제가 당신 사랑의 순교자가 되게 해주십시오. 오, 나의 하느님! … 그 순교가 주님 앞에 나아가도록 저를 준비시켰을 때, 제가 죽게 해주십시오. 그리고 제 영혼이 바로 그 순간에 당신의 자비로운 사랑의 영원한 품에 스스로를 던져 안기게 해주십시오.
오, 나의 사랑하는 님이시여! 심장이 뛸 때마다 끝도 없이 수없이 이 봉헌을 새롭게 바치고 싶습니다. 그늘이 질 때까지(아가4,6) 영원히 얼굴을 마주보며 당신께 저의 사랑을 거듭거듭 말씀드릴 수 있을 때까지.
성면의 예수 아기의 마리 프랑수아즈 데레사
Rel. Carm. Ind.
1895년 6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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