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so sprach Zarathustra, Op.30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Richard Georg Strauss, 1864 ~1949
고금의 걸작으로 꼽는 이 작품은 니체의 대표적 저서를 음악화한 것이다. 즉 슈트라우스는 철학의 음악화를 실험하여 클래식 음악의 레퍼토리를 확장했던 것이다. 그러나 최초 이 작품에는 찬사와 더불어 비난도 만만치 않았다. 그래서 작곡가 자신은 스코어 제목 밑에 '프리드리히 니체에게 자유로이 따른'이라고 써넣으면서 '나는 결코 위대한 철학자 니체의 작품을 음악으로 나타내려 한 것이 아니라 인간 발전의 관념을, 갖가지 단계를 거쳐 초인에 이르는 과정을, 니체의 초인 사상을 음악으로 표현하려 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작곡은 1896년 2월부터 8월에 걸쳐 완성했으며, 초연은 동년 11월 27일 프랑크프루트 박물관 협회 연주회에서 작곡자 자신의 지휘로 이루어졌다
Richard Strauss - Also Sprach Zarathustra, op. 30
l'Orchestra Nazionale di Santa Cecilia
c. Antonio Pappano
SF소설가 아서 클라크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 [2001년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영화사를 논하다 보면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작품이다. 이 영화의 한 대목에 이런 장면이 나온다. 유인원인지 원시인인지 애매한 존재가 뼈 더미에서 굵은 뼈다귀를 골라내 조심스럽게 휘두르기 시작한다. 그의 동작은 점점 크고 거칠어지며, 나중에는 뼈 더미를 사정없이 내리치며 포효한다. 대부분의 영화 장면이 그렇듯이 여기서도 음악이 더 강렬한 인상을 주는 데 크게 기여한다.
오르간의 어두운 지속음 위로 떠오르듯 조용히 시작했다가 반복될수록 더 크고 강력하게 울리는 금관과 팀파니의 난타, 그리고 그 절정에서 뻗어 나가는 찬란한 화음 속에 포효하는 인간. 이 인상적인 장면의 배경 음악으로 사용된 것이 바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도입부이다. 슈트라우스의 교향시가 유명해지는 데 이 영화가 큰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 극적이고 찬란한 음악은 어떤 방식으로든 이름을 떨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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