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 차 바티칸 공의회
평신도 사도직에 관한 교령 Apostolicam Actuositatem 김남수 신부 번역
서론
1. 사도적 활동을(Apostolicam Actuoitatem) 하느님의 백성이 더욱 활발히 수행하기를 희망하는성스러운 공의회는 평신도들에게 큰 관심을 기울이는 바이다. 교회에 맡겨진 사명을 완수하기 위한 평신도 고유의 역할이 절대로 필요하다는 사실은 이미 다른 데서도 언급하였다. 평신도 사도직은 그리스도 신자로 불리었다는 사실에서 유래하는 것이므로 교회 안에서 절대로 없어질 수 없는 것이다.
평신도들의 사도적활동이 초세기 교회에서 얼마나 자발적이었으며 얼마나 풍부한 효과를 내었는지는 성서가 명백히 증명해 주고 있다.(사도11,19-21;18,26 로마16,1-16;필립4,3)그만 못하지 않은 평신도들의 열성을 현대는 요구하고 있다. 현대의 정세는 오히려 보다 활발하고 보다 광범한 평신도 활동을 요청한다. 날로 격증하는 인구, 과학과 기술의 발달, 보다 긴밀해지는 인간 관계 등은 평신도 사도직의 무대를 무한히 확대하였고, 그 활동 분야의 대부분은 평신도들만이 접근할 수 있는 것이다.
더구나 평신도들의 현명한 배려와 연구를 요구하는 새로운 과제들을 야기시키고 있다. 또한 사회 생활의 많은 분야가 각각 자율화되어 가는 것은 좋은 일이기는 하나, 이런 경향이 때로는 윤리 내지 종교 분야에서 사회 생활을 이탈시키며 그리스도교 생활의 증대한 위험을 초래하는 수도 있다. 그럴수록 평신도 사도직이 더욱 긴급히 요청된다. 더구나 사제들의 수가 너무 적거나, 때로는 사제들이 자유로이 그 임무를 수행할 수 없는 나라에 있어서는 평신도들의 활동이 없이는 교회의 현존과 활동이 거의 불가능하게 될 것이다.
오늘에 와서 평신도들로 하여금 자신의 책임을 의식하고 가는 곳마다 그리스도와 교회에 봉사하도록 움직여 주시는 성령의 활동이 뚜렷해진 것은, 다방면에 걸쳐서 평신도 사도직이 긴박하게 요청된다는 표시라 하겠다. 공의회는 이 교령으로써 평신도 사도직의 본질과 성격과 다양성을 밝히고, 동시에 기본 원칙을 명시하여 보다 효과적인 사목적 실천 요강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 모든 것은 교회법을 개정할 때에 평신도 사도직에 관한 항목의 규범이 될 것이다.
제 1 장 사도직에 불린 평신도
2. 교회 창립의 목적은 하느님 아버지의 영광을 위하여 그리스도 왕국을 전세게에 펴고, 모든 사람을 구원에 참여케하며, 또한 그들을 통하여 전세계를 그리스도에게로 향하게 하는 일이다. 이 목적을 위한 신비체의 활동을 모두 '사도직'이라고 부른다. 교회는 모든 지체들을 통하여 이 사도직을 여러 가지 모양을 실천한다. 사실, 그리스도 신자로 부르심을 받는 것은 본질적으로 사도직에 부르심을 받는 것과 마찬가지다.
살아 있는 몸의 모든 지체가 그저 단순한 피동적이 아니고, 모름지기 몸의 생명과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것처럼,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에 있어서도 몸 전체는 "우리의 몸은 각 부분이 자기 구실을 다함으로써 각 마디로 서로 연결되고 얽혀서 영양분을 받아 자라납니다."(에페4,16) 또한 이 몸의 결합과 지체들 상호간의 관계는 극히 밀접한 것이어서(에페4,160 자기 능력대로 교회 발전에 기여하지 않는 지체는 교회를 위해서나 또 그 자신을 위해서나 아무데도 쓸데 없는 지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교회 안에는 여러 가지 직책이 있지만 그 사명은 오직 하나뿐이다.
사도들과 그 후계자들은 주의 이름으로 가르치고 성화하며, 다스리는 임무를 그리스도한테 받았다. 평신도도 또한 그리스도의 사제직, 예언자직, 왕직에 참여하며 교회와 세계 안에서 하느님의 백성 전체의 사명을 자기 나름으로 완수하고 있다.
평신도들은 복음 선포와 인간 성화에 힘쓰며, 현세 질서에 복음 정신을 침투시켜 현세 질서를 완성하는 활동으로써, 세계 안에서 그리스도의 명백한 증인이 되고, 인간 구원에 이바지하므로, 이런 활동으로써 그들은 사도직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세속에 살면서 세속 일에 파묻혀 사는 것이 평신도의 특징이므로, 그들이야말로 그리스도교적 정신에 불타며, 누룩같이 되어, 세속 안에서 사도직을 수행하도록 하느님께 부르심을 받은 것이다.
3. 평신도는 사도직 수행의 권리와 의무를 머리이신 그리스도와의 일치에서 받는다. 평신도는 성세성사로 그리스도 신비체의 지체가 되고, 견진성사로 성령의 힘을 받아 강해졌으며, 주님으로부터 사도직 수행의 사명을 받았다. 평신도가 거룩한 백성으로 왕다운 사제직에 참여하도록 축성된 것은 모든 활동으로 영적 제물을 봉헌하며, 세상 어디서나 그리스도의 증인이 되기 위해서이다.
성사로써, 특히 가장 거룩한 성체성사로써 전 사도직의 영혼과 같은 사랑이 부여되고 자라는 것이다. 사도직은 믿음과 바람과 사랑으로 실현되는 것이며, 이 신, 망, 애 삼덕은 성령의 교회의 모든 지체들 마음속에 부어 주신다. 더구나 주의 가장 큰 계명인 사랑의 계명이 모든 신도들로 하여금 하느님의 나라를 확장하여, 하느님께 더 큰 영광을 드리고, 모든 사람에게 오직 한 분이신 하느님과, 하느님이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알려, 만인의 영원한 생명을 얻어 주도록 재촉한다.(요한17,3)
따라서 세계의 어디서나 모든 사람의 구원의 천상 복음을 알아듣고 받아들이도록, 활동해야 할 영광스러운 임무가 모든 그리스도교도들에게 부과되어 있다. 직무와 성사를 통하여 하느님의 백성을 성화하시는 성령께서 신자들에게 이 사도직을 수행하도록 특별한 은혜를 주신다.(1고린12,7) "당신이 원하시는 대로 각 사람에게 다른 각각 다른 은총의 선물을 주시어"(1고린12,11)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각자가 받은 은총의 선물이 무엇이든지 그것을 가지고 서로 남을 위해서 봉사하며" 스스로 "하느님께서 주신 각가지 은총을 잘 관리하는 사람이 되어"(1베드4,10) 사랑으로써 몸 전체의 성장을 도모하도록(에페4,16) 하시는 것이다.
극히 단순한 은사라 할지라도 이런 은사를 받았기 때문에, 교회와 세계 안에서 사람들의 행복과 교회의 건설을 위하여, 이런 은사를 사용할 권리와 의무가 각 사람에게 생기는 것이다. 그러나 이 은사는 "제가 불고 싶은 대로 분다"(요한3,8)는 성령의 자유로우신 인도를 받아, 그리스도 안에서의 형제, 특히 자기 사목자들과 일치하여 행사되어야 한다.
이런 은사의 진실성과 정당한 행사에 대한 판단은 사목자들의 의무이며, 사목자들이 판단을 내리는 것은 영감을 꺼버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모든 것을 시험해 보고, 좋은 것을 보존하기 위해서이다.(1데살5,12,19,21)
4. 교회에 맡겨진 전 사도직의 원천은 성부께서 보내신 그리스도이시므로, "누구든지 나에게서 떠나지 않고 내가 그와 함께 있으면 그는 많은 열매를 맺는다.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요한15,5)하신 주의 말씀대로, 평신도 사도직의 풍요한 결실은 분명 그리스도와의 생생한 일치에 달려 있다.
교회 안에서 그리스도와 밀접하게 결합된 이 생활은, 모든 신자들에게 공통된 영적 수단으로 양육되며, 특히 전례에 행동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양육된다. 평신도로서 이런 영적 수단을 이용함에 있어서, 일상 생활의 현세 임무를 올바로 수행하며, 그리스도와의 일치를 자기 생활에서 분리시키지 말고, 오히려 맡은 일을 하느님의 뜻대로 계속하면서, 그리스도와의 일치를 더욱 깊게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런 방법으로 평신도는 지혜와 인내로써 난관을 극복하며, 명랑하고 기쁜 마음으로 성덕에 진보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여러분은 무슨 말이나 무슨 일이나 모두 주 예수의 이름으로 하고 그분을 통해서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를 드리십시오."(골로3,17)하신 사도 바오로의 말씀대로 영적 생활을 하면서도 가정이나 현세 사정에 무관심해서는 안된다. 이런 생활은 신, 망, 애, 삼덕의 끊임없는 실천을 요구한다.
신앙의 빛을 받고 하느님의 말씀을 묵상함으로써만, 언제나 어디서나 하느님을 발견하고 "우리는 그분 안에서 숨쉬고 움직이며 살아간다"(사도17,28)는 사실을 인정하고 만사에 하느님의 뜻을 찾으며, 가까운 사람이거나 먼 사람이거나, 모든 사람 안에서 그리스도를 알아 뵈옵고, 현세 사물의 참된 의의와 가치를 그 자체로서나 또는 인간 목적에 관련시켜서 올바로 판단하게 된다. 이런 신앙을 가진 사람은 주님의 십자가와 부활을 생각하며, 하느님의 자녀들에게 계시된 희망 속에서 살게 된다.
나그네같이 이 세상에 살고 있는 동안 하느님께 의탁하며 재물의 지배를 벗어나 영원한 보화를 동경하는 사람은, 하느님의 나라를 넓히며, 그리스도의 정신으로 현세 질서를 개조하고 완성하기 위하여, 자신을 아낌없이 온전히 바친다. 또한 현세 생활의 시련속에서도, "장차 우리에게 나타날 영광에 비추어 보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고통을 아무것도 아니라고"(로마8,18)생각하며 희망의 용기를 발견한다.
하느님이 주시는 사랑의 충동을 받아 모든 사람에게, 특히 "믿는 식구들에게는"(갈라6,10) 선을 행하며, "모든 악의와 기만과 위선과 시기와 온갖 비방을 버리고"(1베드2,1) 사람들을 그리스도께로 인도해준다. "우리가 받은 성령께서 우리의 마음 속에 주신"(로마5,5) 하느님의 사랑은, 평신도들로 하여금 그들의 생활 속에서 진복팔단의 정신을 표현하도록 한다.
가난하신 그리스도롤 본받아, 현세 재물이 결핍되더라도 실망하지 않고, 풍족하더라도 교만해지지 않는다. 겸손하신 그리스도를 본받아, 허영을 탐내지 않으며(갈라5,26) 사람의 뜻보다는 하느님의 뜻에 들려고 힘쓰고, 그리스도를 위해서라면 언제나 모든 것을 버릴 각오와(루가14,260 정의를 위하여 박해를 당할 각오가 서 있으며(마태5,10)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마태16,24) 하신 주님의 말씀을 생각한다.
서로 그리스도교적 우정을 닦으며 어떠한 어려움 중에서나 서로 도와준다. 이러한 평신도들의 영적 생활 태도는 결혼 생활과 가정 생활, 독신 생활이나 수절 생활, 건강 상태, 직업적 또는 사회적 활동 등에 따라서 각기 다른 특징을 지니게 된다. 그러므로 자기 신분에 알맞게 부여된 천품과 자질을 끊임없이 연마하며, 성령께 받은 고유의 은사를 이용해야 할 것이다.
그뿐 아니라, 자기 성소에 따라 교회에서 인준한 단체나 조직에 가입한 평신도들은, 그 단체나 조직에 고유한 영적 생활의 특징도 충실히 닦고 있다. 평신도는 또한 직업상의 원숙, 가정과 사회에 대한 책임감, 또한 사회 생활에 요구되는 성실성, 정의감, 진실성, 친절, 용기 등의 여러 가지 덕행을 존중해야 한다. 이런 덕행이 없이는 참된 그리스도교적 생활이 성립될 수도 없다.
이같은 사도적 영신 생활의 완전한 모델은 사도들의 모후, 복되신 동정 마리아이시다. 마리아는 모든 사람에게 공통된 지상 생활 중에서 가정을 돌보시고 일에 쫓기면서도 언제나 당신의 아들 천주 성자와 결합되어 계셨으며, 구세주의 성업을 전혀 독자적인 방법으로 거들어 드리셨다.
하늘에 올림을 받으신 지금은 "당신 모성애로써 아직 나그네 길에서 위험과 곤란을 겪고 있는 성자의 형제들을 행복한 고향에 인도될 때가지 돌보아 주신다." 모든 신도들은 성모를 열심히 공경하며 자신의 생활과 사도직을 성모의 모성적 배려에 맡겨 드려야 하겠다.
제 2 장 평신도 사도직의 목표
서론 : 두 가지 질서
5. 그리스도의 구원 성업은 본래 사람들을 구원할 목적을 가졌지만, 현세 질서를 개선하려는 목적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교회의 사명도 그리스도의 복음과 그의 은총을 사람들에게 전할 뿐 아니라, 현세 질서에 복음 정신을 침투시켜 현세 질서를 완성하는 그것이다. 그러므로 평신도들은 교회의 사명을 완수하며 교회와 세계 안에서, 영적 질서와 현세 질서 안에서 자기 사도직을 수행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질서는, 비록 서로 구별되지만, 하느님의 한 계획속에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하느님께서는 전 우주를 그리스도 안에 새로이 창조하실 계획이시며 이 새로운 창조는 이 지상에서 시작하시어 마지막 날에 완성하실 것이다. 신자이면서 동시에 시민인 평신도는 이 두 가지 질서에 있어서 동일한 그리스도고적 양심의 지배를 받아야 한다.
복음 전파와 성화의 사도직
6. 교회의 사명은 그리스도를 믿고 그의 은총을 받음으로써 이루어지는 인간 구원을 목적하고 있다. 그러므로 교회와 그 지체들의 사도직은 말과 행동으로 그리스도의 복음을 세상에 알리고, 그리스도의 은총을 전해 줌으로써 수행된다. 이것은 주로 말씀 전파의 직무와 성사 집행으로 이루어지므로 특히 성직자들에게 맡겨져 있다.
그러나 평신도도 이 점에 있어서 "진리를 위해서 그들과 함께 일하는 협력자가 되기 위하여"(3요한1,8) 완수하지 않으면 안될 중대한 임무를 지니고 있다. 특히 이런 점에서 평신도 사도직과 사목자들의 임무는 서로 협력하여 보완해야 한다. 평신도들에게는 복음 전파와 성화의 사도직을 수행할 기회가 무수히 있다.
그리스도교적 생활의 증언자체와 초자연적 정신의 선행은 사람들을 신앙과 하느님께로 이끄는 힘이 있다. 주께서도 "너희도 이와 같이 너희의 빛을 사람들 앞에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마태5,16)하셨던 것이다.
그러나 이런 사도직은 생활의 증언만으로는 부족하다. 참된 사도직은 말로써 그리스도를 전할 기회를 찾는다. 믿지 않는 사람들을 신앙으로 인도하고, 신자들을 가르쳐 굳세게 하며, 더욱 열심히 살도록 격려한다.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그토록 강요하고 있고"(2고린5,14) "내가 복음을 전한다 해서 그것인 나에게 자랑거리가 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내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기 때문입니다."(1고린9,16)하신 사도 바오로의 말씀이 모든 신도들 마음속에 메아리쳐야 하겠기 때문이다.
현대에는 새로운 문제들이 일어나고, 중대한 오류가 만연되어, 종교와 윤리 질서와 인간 사회 자체까지도 근본적으로 뒤엎어 버리려 하므로 이 성스러운 교회회의는, 평신도들이 각기 재능과 지식에 따라, 교회의 정신대로 그리스도교의 원리를 밝혀 주고, 옹호하며, 현대의 여러 문제 해결에 적응시켜야 할, 자신의 임무를 보다 열심히 수행하도록 권고하는 바이다.
7. 현세에 대한 하느님의 계획은 사람들의 마음을 합하여 현세 질서를 마련하고 끊임없이 완성해 나아가는 일이다. 현세 질서를 구성하는, 생활과 가정의 보화, 문화, 경제, 예술과 직업, 정치 단체의 여러 기관들, 국제 관계 등등, 또 그런 것들의 발전과 진보, 이 모든 것은 인간이 그 최후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수단일 뿐 아니라, 그 자체로써 보든지 또는 현세 질서 전체의 부분으로서 보든지 하느님으로부터 받는 고유의 "가치"를 내포하고 있다.
"이렇게 만드신 모든 것을 하느님께서 보시니 참 좋았다."(창세1,31) 이런 것들의 자연적 선성은 인간과의 관계에서 특수한 품위를 갖추게 된다. 그것은 본래 인간에게 봉사하기 위하여 창조되었기 때문이다. 마침내 하느님께서는 자연과 초자연을 모두 그리스도 안에 하나로 묶으시어 그리스도를 "만물의 으뜸이 되시려"(골로1,18)하셨다.
그러나 이같은 하느님의 계획은 현세 질서의 자율성이나 고유의 목적, 고유의 법칙, 고유의 수단, 인간 행복을 위한 그 중대성을 상실케 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그 의의와 가치를 완성하며, 동시에 지상에 있는 인간의 사명 전체에 알맞도록 만드는 것이다.
역사 속에서 현세 사물이 심히 악용되어 온 것은 원죄에 물들어 있는 인간이 참된 하느님과 인간 본성과 윤리 원칙에 대하여 가끔 여러 가지 오류를 범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인간의 습관과 제도가 부패하게 되었고, 때로는 인간의 인격마저 짓밟혔던 것이다. 현대에 있어서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자연과학과 기술의 발전을 과신하는 나머지, 현세 사물을 우상시하며, 현세 사물의 주인이기보다는 오히려 종이 되었다.
사람들이 현세 질서를 바로잡고,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께로 향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 주는 것이 온 교회의 임무이다. 창조의 목적과 현세 사물 사용에 관한 원리를 밝혀 주고, 현세 사물의 질서를 그리스도 안에서 쇄신하도록, 윤리적 내지 영적 도움을 제공하는 것은 사목자들의 임무이다.
평신도는 현세 질서의 쇄신을 고유의 임무로 알고, 현세 질서 안에서 복음의 빛과 교회의 정신의 인도를 받아 그리스도교적 사랑으로써 구체적으로 직접 행동해야 한다. 평신도는 시민으로서 다른 시민들과 함께 각자의 능력대로 책임감을 지니고 협력할 것이며, 어디서나 만사에 하느님 나라의 정의를 찾아야 한다.
현세 질서를 쇄신함에 있어서, 그 고유의 법칙을 조금도 어기지 않으면서 보다 차원이 높은 그리스도교적 생활 원리를 맞추어, 여러 장소와 시대와 민족의 조건에 적응시키도록 해야 한다. 이와 같은 사도적 활동 중에서 가장 중대한 것은 신자들의 사회 운동이라 하겠다. 공의회는 이런 신자들의 사회 운동이 현세 생활 모든 분양에 파급되기를 바라며 문화에도 파급되기를 바란다.
8. 모든 사도직 수행이 사랑에서 시작되고, 사랑에서 힘을 얻어야 하지만, 어떤 활동은 본질적으로 생생하게 사랑을 표현하기에 적합하다. 사랑의 표현을 주 그리스도깨서는 당신의 메시아적 사명의 표지이기를 원하셨다.(마태11,4-5)
율법에서도 가장 큰 계명은 마음을 다하여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제 몸같이 사랑하라 하는 것이었다.(마태22,37-40) 그리스도께서는 이 사랑의 계명을 당신 계명으로 삼으시며 말씀하시기를:"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세상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요한13,35)
과연 성교회는 초기에 있어서 성체 전례(미사)에 애찬(愛餐=Agape)을 겸함으로써, 교회 전체가 그리스도 주위에 사랑의 끈으로 뭉쳐 있음을 표현하였다. 이와 같이 교회는 언제나 이 사랑의 표로 식별되며, 다른 사람들의 자선 사업을 기뻐하는 동시에, 자선 사업은 교회의 의무요 양보할 수 없는 권리임을 강력히 주장한다. 그러기에 곤란한 사람과 병자들에게 대한 동정과, 소위 자선사업과, 온갖 어려움을 가볍게 하는 상부상조의 사업을 교회가 높이 평가하는 바이다.
교통 수단이 보다 편리하게 되고, 인간 상호간의 거리도 어느 정도 단축되어, 전세계의 민족들이 마치 한 가족의 같은 식구처럼 된 오늘에 와서는 이같은 사랑의 운동과 사업이 더욱 긴박하고 보다 광범하게 되었다. 오늘에 있어서 사랑의 운동은 실로 모든 사람과 모든 궁핍에 파급될 수 있고, 또 마땅히 파급되어야 하겠다.
의식주를 비롯하여 의약, 직업, 교육 등 참으로 인간다운 생활을 위하여 필요한 것들을 빼앗긴 사람들, 가난과 병고에 신음하는 사람들, 추방을 당하고 옥고를 겪는 사람들이 있는 곳마다, 그리스도교적 사랑은 그들을 찾아 내어 따뜻하게 위로해 주고, 적절한 도움을 제공해야 한다. 이런 의무는 누구보다도 먼저 부유한 개인과 민족에게 지워져 있다.
이와 같은 사랑의 실천은 아무런 의혹도 자아내지 않는 순수한 것이어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이웃 안에서 하느님의 모습과 주 그리스도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사실 인간은 하느님의 모습을 따라 창조되었고, 가난한 사람에게 주는 것은 무엇이나 다 실제로는 그리스도께 드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도움을 받는 사람의 자유와 품위를, 마음을 다하여 존경할 것이다. 순수한 지향이 이기심이나 지배욕으로 흐려질까 조심할 것이다.
먼저 정의의 요구를 충족시켜야 할 것이니, 정의의 입장에서 이미 주었어야 할 것을, 사랑의 선믈처럼 주어서는 안된다. 불행은 그 결과뿐 아니라 그 원인부터 없애야 한다. 도움을 받는 사람들이 점차로 남에게 의존하는 예속에서 해방되어, 자립할 수 있도록 질서있게 도와 줄 것이다. 그러므로 평신도들은 곤경에 빠져 있는 개인과 민족에게 효과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사적, 공적, 또는 국제적 자선 사업과 사회 복지 사업을 중히 여기며, 모든 선의의 사람들과 협력하여 이같은 사업을 힘껏 도와야 하겠다.
제 3 장 사도직의 여러 분야
9. 평신도들은 교회에서나 세속에서 여러 가지 사도직을 수행한다. 이 두 가지 질서 안에는 사도직 활동의 여러 분야가 있으므로 그 중 중요한 것을 말하려 한다. 그것은 교회의 여러 단체들, 가정, 청소년들, 사회 환경, 국가 질서와 국제 질서 등이다. 또한 사회 생활 전반에 걸쳐서 여성들이 점차로 능동적 역할을 맡게 되는 오늘, 교회의 여러 가지 사도직 분야에 있어서도 보다 광범한 여성들의 참여가 대단히 중요하다.
10. 평신도들은 사제이시오 예언자이며 왕이신 그리스도의 사명에 참여하는 사람으로서 교회의 생활과 활동에 있어서 능동적 역할을 맡고 있다. 교회의 여러 단체 안에서의 평신도들의 활동은 극히 필요한 것이며, 그것 없이는 사목자들의 사도직도 효과적으로 수행되지 못하는 수가 많다. 참된 사도적 정신을 갖춘 평신도들은 일찍이 복음을 전파하는 사도 바오로를 도와 주던(사도18,18,26;로마16,3) 남녀 교우들처럼, 형제들의 부족함을 기워 주고, 사목자들과 다른 교우들의 피로를 풀어준다.(1고린16,17-18)
평신도들은 소속 단체의 전례 생활에 능동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영적 양식을 얻어, 그 단체의 사도적 활동에 열심히 참여한다. 혹 교회에서 멀리 떨어져 잇는 사람을 다시 교회로 인도하고, 하느님의 말슴을 전하며, 특히 교리를 가르침으로써 열심히 협력한다. 자기 지식과 경험을 살려서 사람들의 영신 생활을 도와 주며, 교회의 재산 관리까지도 도와 주고 있다.
본당은 단체적 사도 활동의 훌륭한 표본이다. 본당은 그 안에서 발견되는 인간적 차이점을 모두 하나로 묶으며 교회의 보편성을 보여 주고 있다.평신도들은 가지 사제들과 친밀히 결합되어 본당 안에서 일하는 습관을 길러야 하겠다.자신과 세속의 문제, 또 인간 구원에 관한 문제들을 교회 공동체에 들고 와서, 의견을 나누며 연구하고 해결해야 한다. 본당의 사도적 내지 포교적 사업을 힘대로 도와야 하겠다.
평신도들은 또한 교구의 중대성을 언제나 바로 이해해야 한다. 본당은 교구의 세포와 같은 것이므로 교구의 사목자인 주교의 부르심이 있을 때에는, 언제나 교구 사업에 협력할 각오가 서 있어야 한다. 그뿐 아니라, 도시와 농촌의 필요에 대처하기 위하여,그 협력 태세를 본당이나 교구에만 국한시키지 말고, 초본당적, 초교구적, 전국적, 국제적 분야에까지 넓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것은 날이 갈수록 사람들의 이동이 심해지고, 상호 관계의 발전이 빠르고 교통 수단이 편리해짐에 따라, 사회의 어느 부분도 이제는 저만이 페쇄된 상태로 머물러 있을 수는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신도는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하느님의 백성이 필요로 하는 것에 무관심할 수는 없다. 특히 포교 사업을 자기 임무로 여기어 물질적 내지 인적 원조를 제공해야 하겠다. 하느님께 받은 것의 일부를 하느님께 돌려 드린다는 것은 그리스도 신자들의 의무요 영광인 것이다.
11. 만물의 창조주께서 결혼 생활을 인간 사회의 원천과 기초로 삼으시고 또 그리스도와 교회 안에서 당신 은총으로 큰 성사의 품위를 갖추게 하셨으므로(에페5,32) 부부와 가정의 사도직은 교회를 위해서나 시민 사회를 위해서나 특수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신자 부부는 자신들 상호간에 있어서나 자녀나 그 밖의 다른 식구들에게 있어서 은총의 협조자요 신앙의 증인들이다. 양친은 자녀들에게 처음으로 신앙을 알려 주고 길러 주는 사람이다. 말과 모범으로 자녀들을 그리스도교적 생활과 사도적 생활에로 육성하며, 자녀들의 성소 선택을 현명하게 도와 주고 혹 사제 성소나 수도 성소가 자녀들 중에서 발견되면 그것을 조심스럽게 길러 주어야 한다.
언제나 부부의 의무였고 또 오늘에 와서 부부로서 수행해야 할 사도직의 중요한 부분을 몇 가지 열거한다면,
a) 혼인은 풀 수 없는 것이며 거룩한 것임을 자신들의 생활을 통해서 보여 주고 증명하며, b) 자녀들을 그리스도교적으로 교육하는 것은 양친과 후견인의 권리요 의무입을 강력히 주장하고, c) 가정의 품위와 정당한 자주성을 수호하는 일 등이다.
따라서 신자 부부는 협력하여, 국법 제정에 있어서는 이런 권리를 보장하고, 사회 행정에 있어서는 주택, 자녀 교육, 노동 조건, 사회 보장, 납세 등에 관하여 가정의 요망을 고려하며, 이주 규제에 있어서는 가정 생활이 보장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가정은 사회의 활력 있는 기초적 세포가 되기 위하여 이런 살명을 하느님께로부터 받았다.
가족들이 서로 사랑하고, 함께 하느님께 기도하며, 가정을 교회의 가정적 성소로 삼을 때, 가정은 그 받은 바 사명을 다할 수 있을 것이다. 가족 전체가 교회의 전례 의식에 참여하고, 이웃을 친절히 대하며, 어려움 중에 있는 모든 형제들에게 봉사하기 위하여, 정의와 다른 선업을 추진함으로써 가정의 사명을 다하는 것이다.
가정 사도직의 여러 가지 활동 중에서 다음 몇 가지를 들 수 있다. 버림받은 어린이들을 양자로 받아들이는 일, 나그네를 친절히 접대하는 일, 학교 운영을 도와 주는 일, 청소년들을 조언과 물질로 도와 주는 일, 약혼자들이 결혼을 더 잘 준비하도록 도와 주는 일, 교리 공부를 거들어 주는 일, 경제적 내지 윤리적 위기에 처한 부부와 가정을 도와 주는 일, 노인들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할 뿐 아니라 경제 발전의 혜택을 노인들에게도 공평하게 돌아가게 하는 일 등이다.
언제나 어디서나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복음의 씨가 갓떨어졌거나, 교회가 설립된지 얼마되지 않았거나 교회가 어떤 위기에 처해 있는 지방에 있어서는 신자 가정들이 그 전 생활을 통해서 복음에 충실하며, 그리스도교적 결혼 생활의 모범을 보여 준다면, 세상에 그리스도를 가장 웅변적으로 증언하는 것이 된다. 사도직의 목적을 보다 쉽게 달성하기 위해서는 몇 가정이 클럽을 형성하는 것도 바람직한 일이다.
청소년들 12. 청소년들은 현대세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들의 생활 환경, 그들의 정신 상태, 그들의 가정과의 관계는 대단히 변했다. 그들은 가끔 너무 빨리 새로운 사회적 내지 경제적 입장으로 넘어간다. 청소년들의 사회적 내지 정치적 중요성은 날로 더욱 증대되어 가는데, 새로운 임무를 맞갖게 짊어질 준비는 갖추어지지 못한 것 같다.
사회에서 청소년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가는 오늘, 사도직 분야에 있어서도 거기에 상응하는 사도적 활약이 기대되는 바이며, 사실 그들의 타고난 자연적 성격은 그들을 사도적 활동에 적합하게 만들어 준다. 자신의 인격 의식이 성숙함에 따라 생명력과 활동력에 넘쳐, 사회와 문화 면에서 자기 역할을 다하고 싶어한다.
이 열의가 그리스도의 정신으로 충만하고, 교회의 사목자들에게 대한 순종과 사랑을 갖춘다면, 참으로 만족스러운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이야말로 청소년들을 위한 제일선의 사도로써, 자기들이 살고 있는 사회 환경을 고려해서, 자기들 사이에서 자기들을 통해서 사도직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어른들은 청소년들과 사랑의 대화를 가지도록 노력하며, 연령의 차이를 극복하고, 쌍방이 서로를 이해하며, 서로의 고유한 내적 자원을 나누도록 해야 한다. 어른들은 먼저 모범을 보여 주고 기회있는 대로 현명한 조언과 유효한 도움을 제공함으로써 청소년들을 격려하여 사도직을 수행케 해야 한다.
청소년들은 어른들에게 대하여 마땅한 존경심과 신뢰심을 가져야 하며, 비록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나이이지만, 귀중한 전통을 올바로 평가해야 한다. 어린이들에게도 어린이다운 사도적 활동이 있다. 친구들 사이에서 각자의 힘대로 그리스도의 산 증인이 되는 일이다.
사회 환경 13. 자기가 살고있는 사회 공동체의 정신, 풍습, 법률, 조직 등을 그리스도교 정신으로 충만케 하는 사회 분야의 사도직은, 다른 사람이 도저히 수행할 수 없는 평신도들의 독점적 책임이요 의무라 하겠다. 이 분야에서 평신도들은 같은 입장의 사람으로서의 사도직을 수행할 수 있다. 여기서 평신도들은 생활의 증언을 말로써 완성한다.
노동, 직업, 연구 등등의 영역에서나, 주민들 가운데서, 자유 시간이나 회합 때에, 평신도들은 자기 동료들을 도와 주기에 가장 적당한 위치에 있다. 평신도들은 세계 안에서 우선 신앙과 생활을 일치시켜 세상의 빛이 됨으로써, 교회의 사도적 사명을 다하는 것이다. 무슨 일에 있어서나 성실성을 보여 줌으로써 사람들에게 진리와 선에 대한 사랑을 박아 주고, 마침내 그들을 그리스도와 교회 안에서 인도해 들인다. 또한 형제적 사랑으로 동료들의 생활, 노동, 고통, 소망 등 문제에 뛰어들어, 모든 사람의 마음이 저절로 구원의 은총을 받도록 인도해 준다.
평신도들은 사회를 건설하는 데에 있어서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자각하여, 가정, 사회, 직업상의 맡겨진 활동을 그리스도교적 관대심으로 완수하도록 노력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평신도들의 생활 태도는 점차로 동료들의 생활과 직장에 침투하게 된다.
이런 사도직은 그곳에 있는 모든 사람을 대상삼아야 하며, 그들에게 베풀수 있는 선이라면 그것이 영적 선이건, 현세적 선이건, 한 가지도 빼놓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진정한 사도들은 이런 활동만으로써 만족하지 않고, 말로써도 그리스도를 이웃에게 알리도록 마음을 쓸 것이다. 사실, 많은 사람들은 이웃 평신도를 통해서만 복음을 들을 수 있고 그리스도를 알 수 있는 것이다.
14. 국가적 내지 국제적 영역의 사도직 분야는 실로 광대한 것이고, 거기서 그리스도교적 슬기로 일할 수 있는 사람은 주로 평신도들이다. 애국심과 시민적 의무의 충실한 이행으로 가톨릭 신도들은 참된 공동선을 촉진해야 한다는 의무를 자각하고, 국가 권력이 올바로 행사되고, 국법이 윤리 원칙과 공동선에 일치하도록 그 의견을 관철시켜야 한다.
정치에 정통하고 신앙과 교리 지식을 충분히 갖춘 가톨릭 신도들은, 올바른 정치 활동을 통해서 공동선에 이바지하며, 동시에 복음의 길을 닦을 수 있을 것이므로, 공직 수락을 거부하지 말아야 한다. 가톨릭 신도들은 모든 선의의 사람들과 협력하여, 모든 참된 것과 옳은 것고, 모든 거룩한 것과 모든 사랑스러운 것을(필립4,8)추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모든 선의의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그들보다 먼저 현명과 친절을 베풀며, 사회적 내지 정치적 여러 체제들을 어떻게 복음의 정신대로 완성할 수 있겠는지를 연구해야 한다. 현대의 특징 중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여러 민족들의 연대 의식이라 하겠다. 이 연대 의식은 날로 커가는 막을 길 없는 움직임인 것이다.
이 연대 의식을 신중하게 발전시켜, 성실하고도 참된 형제애로 바꾸어 주는 일은 바로 평신도 사도직의 임무라 하겠다. 그뿐 아니라, 평신도들은 또한 국제 무대로 시선을 돌려, 거기서 일어나는 이론적 또는 실천적 모든 문제들과 그 문제 해결을 잘 알아두어야 한다. 특히 발전 도상에 있는 민족들에게 관하여 더욱 그러하다.
타국에서 일하는 사람과 타국에 원조를 제공하는 사람은 누구나 다 민족들의 관계란 서로 주고 받는 참다운 형제적 교제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국제적 일이나 무역이나 관광의 목적으로 외국에 여행할 경우에는, 어디서든지 자신은 그리스도의 사도로서 여행한다는 것을 상기하고, 참된 사도로서 행동해야 한다.
제 4 장 사도직 수행의 여러 가지 방법
15. 평신도들은 개인적으로나 혹은 어떤 단체나 회에 가입하여 사도적 활도을 전개할 수 있다.
16. 개인이 수행해야 할 사도직은 참된 그리스도교적 생활에서 흘러 나오는 것으로서(요한4,14) 조직적 활동을 포함한 모든 평신도 사도직의 근원이고 조건인 것이며, 이것을 대신할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개인 사도직은 언제나 어디서나 유익한 것이지만, 어떤 환경에서는 이것만이 가능하고 적절한 것이다. 어떠한 조건하에 있는 평신도든지, 비록 조직적 활동에 참여할 기회와 가능성이 없다 할지라도, 이 개인 사도직에 불리므로 개인 사도직 수행의 의무는 가지고 있다.
평신도들이 교회를 건설하고 세상을 성화하며 세상에 그리스도를 침투시키는 사도직의 형태는 여러 가지이다. 신망애 삼덕에 적은 평신도들의 생활 전체를 통한 증언이야말로 개인 사도직의 독자적 형태이며, 신도들 가운데 살아 계시는 그리스도를 보여 주는 가장 적절한 현대적 표지인 것이다. 어떤 환경에서는 말로써의 사도직 수행이 절대로 필요하며, 이로써 평신도는 각자의 신분과 능력에 따라, 그리스도를 전하고, 그의 가르침을 해명하고 전파하며, 충실히 고백한다.
평신도는 또한 이 세상의 시민으로서 현세 질서를 건설하고 운영하는 데에 협력하며, 가정, 직업, 문화, 사회 생활에 있어서 보다 높은 지도 원리를 신앙의 빛으로 찾아 내어, 기회 있는 대로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 주어야 한다. 이로서 평신도는 창조주이시오 구세주이시며 인류를 성화하시는 하느님의 협조자가 되며, 하느님께 찬미를 드린다는 사실을 알아야 하겠다.
평신도는 또한 사랑으로 생활하며, 할 수 있는 대로 사랑을 행동으로 드러내야 한다. 모든 신도들은 공식 예배와 기도와 속죄행위로, 또는 고통과 번민의 생활을 자원으로 참아 받음으로써, 수난하신 그리스도와 일치하며(2고린4,10 골로1,24) 자신을 모든 사람에게 결합시켜, 전세계의 구원을 위하여 공헌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특수 환경의 개인 사도직 17. 개인 사도직은 교회의 자유가 심히 제한된 지역에 있어서는 대단히 중요한 급선무로 되어 있다. 이같이 곤란한 환경 속에 있는 평신도들은 사제들을 대신하여 사제들의 임무를 보충하며, 자신의 자유와 때로는 생명의 위험까지 무릅쓰고, 주위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의 교리를 가르치며, 종교 생활과 가톨릭 정신에로 그들을 이끌며, 그들로 하여금 성사를 자주 받고 특히 성체께 대한 신심을 기르도록 지도하고 있다.
성스러운 공의회는 현대에 있어서도 박해 가운데 영웅적 용기를 갖춘 평신도를 일으켜 주시는 하느님께 충심으로 감사드리며, 그 용감한 평신도들에게 부정과 감사의 뜻을 보내는 바이다. 소수의 가톨릭 신자가 분산되어 있는 지방에는 개인 사도직의 특수한 분야가 열려 있다. 그런 지역에서는 위에 말한 이유나 혹은 직업상 활동에서 오는 특수한 이유 때문에, 평신도들이 개인적으로밖에 사도직을 수행할 수 없다.
그러나 엄격한 의미의 제도나 조직의 형태는 아니더라도, 작은 클럽 형태로 모여 대화함으로써, 교회 단체가 사랑의 참 증거로 남들에게 나타나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와 같이 우정과 경험을 서로 교환하며, 고립된 생활과 활동의 곤란을 극복할 수 있고, 한층 더 만족스러운 사도직의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
조직적 사도직의 중요성 18. 그리스도 신자들은 개인적으로 서로 다른 생활 환경에서 사도직을 수행하도록 불리었다. 그러나 인간은 본성적으로 사회적 존재이며, 하느님께서도 그리스도 신자들이 하느님의 백성으로(1베드2,5,10) 한 몸에 결합되기를(1베드12,12) 원하셨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러므로 조직적 사도직은 평신도들의 인간으로서의 요구와 그리스도 신자로서의 요구에 잘 부합되는 것이며, 그리스도 안에서의 교회의 교류와 일치를 나타내는 표지이기도 하다.
그리스도께서도 일찍이 말씀하시기를 "단 두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마태18,20)하셨던 것이다. 그러기에 그리스도 신자들은 일치단결하여 사도직을 수행한다. 자기 가족 단체에 있어서나, 공동 사도직의 성격을 지닌 본당과 교구에 있어서나, 스스로 가입한 수의단체에 있어서 평신도들은 사도가 되어야 한다.
조직적 사도직이 중대한 또 한 가지 이유는, 교회의 단체 안에서나 혹은 여러 환경 속에서 사도직 자체가 공동 활동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사실, 사도직의 공동 활동을 위하여 조직된 회들은 그 회원들을 받들어 주고, 사도직에 알맞도록 그들을 양성하며, 그들의 사도적 활동을 정리하고 통제하므로, 개인이 각기 활동하는 것보다 훨씬 풍부한 성과를 기대할 수 았는 것이다.
현대의 정세로 보아, 평신도들은 활동 분야에 있어서, 일치된 조직적 사도직을 강화하는 것은 매우 필요한 일이다. 그것은 긴밀한 협력만이 현대 사도직의 모든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고, 그 성과를 지속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이 점에 있어서 특별히 중요한 것은 사도직이 대상으로 삼는 사람들의 공통된 사고 방식과 그들의 사회적 조건까지를 고려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은 가끔 여론과 제도의 압력을 감당해 내지 못할 것이다.
19. 사도직을 수행하는 회들의 종류는 가지가지다. 어떤 회는 교회의 일반적인 사도적 목적을 추구하고, 어떤 회는 특히 복음 전파와 성화를 목적하고, 어떤 회는 그리스도의 정신을 현세 질서에 침투시키는 것을 목적하며, 어떤 회는 특히 자선 사업으로써 그리스도를 증거한다.
이같은 회들 가운데서 특히 중시해야 할 회는 회원들의 실생활과 신앙의 보다 긴밀한 일치를 도와 주고 강조하는 회들이다. 회들의 목적은 회들 자체가 아니라 세상에 대한 교회의 사명 완수에 이바지하는 그것이어야 한다. 회의 사도적 활동력은 교회의 목적과 일치하고, 회원들 각자와 회 전체가 그리스도를 증거하며 복음의 정신을 갖추는 데에 달려 있다.
만인들에게 대한 교회의 보편적 사명과, 여러 기관들의 진보와, 현대 사회의 비약적인 발전을 함께 생각한다면, 가톨릭 신도들의 사도적 사업도 국제 분야에 있어서 점차로 조직적 형태를 취할 필요가 있다. 각지에 산재하는 여러 회들과 그 회원들이 국제적으로 보다 긴밀히 결합된다면, 가톨릭 국제 조직들은 그 목적을 더욱 쉽게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교회의 권위자와 마땅한 관계를 보존하는 한, 회를 구성하고, 회를 운영하며 회에 가입하는 것은 평신도들의 권리이다. 그러나 평신도들의 힘을 분산하는 일은 극력 피해야 한다. 충분한 이유도 없이 새로운 회나 사업을 시작하거나, 이미 시대에 맞지 않는 회나 방법을 필요 이상으로 존속시킬 때에 평신도들의 힘이 분산될 것이다. 또 다른 나라에 설립된 사도직 형태를 아무 비판도 없이 받아들인다는 것도 옳지 못한 일이다.
가톨릭 운동
20. 수십년 전부터 이미 여러 나라에서 평신도들이 날로 더욱 열심히 사도직에 헌신하며, 여러 가지 운동과 회의 형태로 단체를 만들었다. 교계와 긴밀한 관계를 보존하면서 참된 사도적 목적을 추구해 왔고, 아직도 그 목적을 추구하고 있다. 이런 단체나 혹은 좀더 오래된 조직들 가운데서 특기해야 할 것은 "가톨릭 운동"이라 불리는 활동 단체들이다. 그것은 비록 서로 다른 행동 방법을 따르지만, 꼭같이 그리스도 왕국에 풍부한 성과를 맺어 주었고, 그러기에 교황들과 많은 주교들로부터 권장되고 추진되었으며, 가끔 성직 사도직에 대한 평신도들의 협력이라고 표현되어 왔던 것이다.
이런 형태의 사도직은 "가톨릭 운동"이란 이름을 가졌거나 혹은 달리 불리거나 그 이름에 구애됨이 없이, 현대에 귀중한 사도직을 수행하고 있으며, 그것은 다음에 열거하는 여러 가지 요소들을 전부 포함하여 구성된 것이다.
a) 이런 조직체들의 적접 목적은 역시 교회의 사도적 목적이다. 즉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그들을 성화하며, 그들의 양심을 그리스도교적으로 육성하고, 여러 단체와 여러 환경에 복음의 정신을 침투시키는 것이 그 목적이다.
b) 각기 자기 나름으로 성직계(聖職階=Hierarchia)와 협력하는 평신도들이 이런 조직체들을 운영함에 있어서나 교회의 사목 활동을 전개해야 할 환경과 조건을 조사함에 있어서나, 활동 계획을 수립하고 그것을 실천함에 있어서, 스스로의 경험을 제공하며 책임을 지고 실천한다.
c) 교회의 공동체가 보다 적절히 표현되고 사도직이 보다 효과적으로 수행되도록 평신도들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활동한다.
d) 성직 사도직과 직접 협력하며 활동하도록 권유를 받았거나 혹은 자발적으로 헌신한 평신도들이 주교를 최고 지도자로 모시고 활동한다. 주교는 이런 협력 단체를 공식으로 인준할 수도 있다.
이 모든 요소가 갖추어져 있다고 주교가 판단한 조직체들은, 비록 지역과 민족들의 요청에 따라 여러 가지 형태를 취하고, 서로 다른 이름을 가졌다 할지라도 마땅히 "가톨릭 운동"이라 불러야 할 것이다.
여러 나라에 있어서 분명 교회의 사도직 요청을 충족시켜 주고 있는 이런 조직체들을 거룩한 공의회는 마음으로부터 권장하는 바이다. 동시에 이런 조직체 안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제들과 평신도들은 위에 말한 요소들을 더 잘 실천하며 교회 안에서 모든 다른 형태의 사도직 단체들과도 언제나 형제같이 협력하도록 권고하는 바이다.
21. 사도직의 모든 조직체는 정당하게 평가되어야 하겠다. 그러나 주교가 때와 장소의 요청에 알맞는 것이라고, 찬양하고 권장하고 혹은 그 설립을 재촉한 조직체를 사제, 수도자, 평신도는 특히 중요시하고 각기 자기 능력대로 발전시켜야 한다. 이런 조직체 가운데서 오늘날 특히 지적되어야 할 것은 가톨릭 신자들의 국제적 회와 단체인 것이다.
22. 일생을 통해서 혹은 일정한 기간에 직업적 전문지식을 바탕삼아 어떤 회나 시설이나 그 활동에 봉사하기로 헌신한 평신도들은 독신이건 기혼이건, 교회 안에서 특별한 영예와 표창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 국내적 내지 국제적 분야에서, 특히 전교 지방이나 교회가 신설된 지역에서 사도직을 수행하는 회나 사업에 자신의 봉사를 제공하는 평신도들의 수가 날로 증가되어 간다는 사실은 교회의 큰 기쁨이 아닐 수 없다.
교회의 사목자들은 이런 평신도들을 기꺼이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생활 조건이 정의와 평등과 사랑의 요청에 합치하도록 돌보아 주어야 하겠다. 특히 그들과 그들의 가족들이 그 품위에 알맞는 생활을 영위하고, 필요한 교육을 받고, 영적 위안과 격려를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할 것이다.
제 5 장 마땅히 지켜야 할 질서
23. 평신도 사도직은 개인적으로 수행되든지, 조직적으로 수행되든지, 바른 질서를 따라 전 교회의 사도직에 결합되어 있어야 한다. 더구나 하느님의 교회를 다스리도록 성령께서 세워주신(사도20,28) 주교들과의 일치는 그리스도교적 사도직의 본질적 요소이다. 주교에 의하여 질서지어져야 할 여러 사도직 단체들의 상호 협력도 그만 못지 않게 필요하다.
사실 교회의 사도직 단체에 형제애가 빛나고 공동 목적이 달성되고, 해로운 경쟁이 없어지려면, 일치의 정신이 육성되어야 하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회 안에 온갖 형태의 사도직 단체가 서로 존경하고, 각자의 고유한 성격을 보존하면서 적절히 조정될 필요가 있다.
교회 안에서 특수한 운동을 재속 사제와 수도 사제, 수도자들과 평신도들이 조화있게 사도적 협력으로 추진해야 할 경우에는 더욱 마땅한 조정이 필요하다.
24. 사도직을 촉진하며 원리와 영적 도움을 제공하고, 교회의 공동선에 유익하도록 사도직의 실천을 질서지어 주며 교의와 질서가 보존되도록 배려 하는 것은 주교들의 임무이다. 평신도 사도직은 그 형태와 대상에 따라서, 성직계와의 관계도 서로 다를 수 있다.
교회 안에는 평신도들이 자유로이 선택하여 설립하고 자신들의 현명한 판단으로 운영해 나가는 여러 가지 사도적 활동이 있다. 이러한 활동으로 교회의 사명이 더 잘 이행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성직계에서는 가끔 이런 활동을 찬양하고 권장한다.그러나 어떠한 활동이든지 교회의 정당한 권위의 동의를 받지 않고서는 "가톨릭"운동이란 명칭을 가질 수 없다.
평신도 사도직의 어떤 형태는 여러 가지 모양으로 주교(Hierarchia)가 공인해 준다. 또한 교회의 공동선이 요구할 때에는 교회의 권위자가 직접적으로 영적 목적을 지향하는 사도적 회나 사업 중에서, 특정한 것을 선택하여, 특별히 추진시키며, 특별한 책임을 지는 수도 있다. 이렇게 주교는 환경에 따라서, 여러 가지 모양으로 사도직을 질서지어 주며, 어떤 형태의 사도적 활동을 자기 고유의 사도적 임무와 밀접히 결합시킨다.
그러나 쌍방의 고유한 성격과 차이점을 보존해야 하며, 따라서 평신도들이 자발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두어야 한다. 주교의 이같은 행위를 여러 교회 공문서에서 "위임"(委任=Mandatum)이라고 부른다.
마침내 주교는 모름지기 사목자들의 임무와 관계가 깊은 특정 임무까지도 평신도들에게 위임한다. 예를 들면, 그리스도교 교리의 설명, 일정한 전례 행위, 사목상의 일 등이다. 이렇게 위임받은 임무 수행에 있어서 평신도는 교회 장상의 지도 밑에 온전히 종속되어 있다.
현세적 사업이나 제도에 대해서는 현세 사정에 있어서 지켜야 할 윤리 원칙을 가르치고, 유권적으로 해석하는 일은 성직계의 임무이다. 또 모든 것을 심사숙고한 후에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어, 이런 사업과 제도가 윤리 원칙에 부합되지는지를 판단하고 또 초자연적 선을 수호하며 발전시키려면, 무엇이 필요한가를 결정해 주는 일도 성직자들의 임무이다.
성직자와 평신도 사도직 25. 주교, 본당 신부, 재속 사제, 수도 사제들이 명심해야 할 일은 사도직 수행의 권리와 의무는 성직자나 평신도나 모든 신자들에게 공통적이라는 것과, 교회 건설에 있어서 평신도나 모든 신자들에게 공통적이라는 것과, 교회 건설에 있어서 평신도들도 고유의 임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사목자들은 교회를 위해서 교회 안에서 평신도들과 형제처럼 협력하며, 사도적 활동을 수행하는 평신도들에게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특수한 형태의 평신도 사도직을 도와 주기 위하여, 주교는 맞갖게 훈련된 자격있는 사제들을 선발하도록, 세심한 주의를 해야 한다. 주교의 위임을 받아, 이런 일에 종사하는 사제들은 그 사목 활동에 있어서 주교를 대행한다. 이런 사제는 언제나 충실히 교회의 정신과 가르침을 따르며 주교와 평신도들 사이의 적절한 관계를 유지시켜야 한다. 또 자기에게 맡겨진 가톨릭 단체들의 영적 생활과 사도직 정신을 육성하는 데에 진력하며, 현명한 조언으로 그들의 사도적 활동을 도와 주고, 그들의 사업을 촉진시켜야 한다.
계속해서 평신도들과 대화를 나누며, 보다 효과적인 사도적 활동의 방법을 깊이 연구하고, 단체 안의 일치 정신과 그 단체와 다른 단체들 사이의 일치 정신을 육성해 나가야 한다. 마침내 수도자들도 수사나 수녀를 막론하고 평신도들의 사도적 활동을 존중하며, 자기 수도회의 정신과 규칙을 따라 평신도들의 활동을 촉진시키기 위하여 기꺼이 헌신해야 한다.사제들의 임무를 거들어 도와 주고 보충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상호 협력을 위한 조직 26. 복음 전파와 성화 사업의 분야나, 자선 사업, 사회 사업, 그 밖의 다른 사업 분야에 있어서, 사제들과 수도자들이 평신도들과 적절히 협력하게 함으로써 교회의 사도적 활동을 돕기 위하여, 할 수 있는 대로 교구에는 협의체를 두는 것이 좋다. 이 협의체는 각 단체의 고유한 성격과 자립성을 존중하면서 평신도들의 여러 회와 사업들을 조화시키는 데에 이바지할 것이다.할 수만 있다면, 이런 협의체는 본당 단위, 초본당적, 초교구적, 전국적, 국제적 범위로도 설치되면 좋겠다.
그 뿐 아니라, 성좌에는 평신도 사도직에 이바지하며 그것을 촉진하는 센타 격의 사무국이 설치되어야 하겠다. 이런 사무국은 적당한 수단을 이용하여, 평신도들의 여러 가지 사도적 활동에 관한 소식을 전해 주고 이 분야에서 일어나는 현대의 문제들을 조사 연구하며, 사도적 활동에 관하여 성직자들과 평신도들에게 조언을 줄 것이다. 전세계에 사는 평신도 사도직의 여러 가지 활동과 사업이 이 사무국 일에 참여하고, 평신도들과 함께 성직자들과 수도자들도 협력해야 할 것이다.
비 가톨릭인들과의 협력 27. 복음의 유산과 거기서 생기는 그리스도교적 증언의 의무가 공통된 것이므로, 가톨릭 신도들과 다른 그리스도 신도들과의 협력은 권장할 만한 것이며, 또 가끔 필요할 경우도 있다. 이런 협력은 권장할 만한 것이며, 또 가끔 필요한 경우도 있다. 이런 협력은 가톨릭 신도 개인이나 교회의 여러 단체들이 국가적 내지 국제적 분야의 활동이나 조직에 있어서 실천해야 할 일이다.
또한 인간의 공통된 가치는, 사도적 목적을 추구하는 크리스챤들과, 그리스도를 믿지는 않지만, 인간의 공통된 가치를 인정하는 사람들과의 협력을 요구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현세적 활동에 있어서 중요한 이런 협력을 활발하고 현명하게 전개함으로써 평신도들은 구세주이신 그리스도를 증거하며, 동시에 인류 가족의 일치를 증거하게 된다.
제 6 장 사도직을 위한 교육
28. 사도직은 복잡하고 충분한 교육을 통해서만 완전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이런 교육을 평신도가 영적 생활과 교리 지식에 계속 진보하기 위해서 필요할 뿐 아니라 또한 평신도가 복잡한 사물과 인물과 직장의 환경 속에서 활동할 수 있게 되기 위해서도 필요한 것이다.
사도직을 위한 이 교육은 거룩한 이 공의회가 다른 문서에서 천명하여 밝혀 둔,그 기초 위에서 있어야 한다. 모든 신자들에게 공통된 일반적 교육 외에, 여러 형태의 사도직은 사람들과 환경의 차이 때문에, 독자적인 특수 교육을 필요로 한다.
29. 평신도들은 평신도 나름으로 교회의 사명에 참여하는 것이므로, 그들의 사도직을 위한 교육도 평신도들에게 고유한 세속적 신분과, 평신도로서의 영적 생활에 의해서 특징지어진다.
사도직을 위한 교육은, 각자의 능력과 환경과 신분에 적합하도록 이미 받은 전반적인 인간 교육을 전제로 한다. 사실 평신도는 현대 세계를 잘 알고, 자기 사회의 일원으로서 그 문화 수준에 도달해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먼저 평신도는 신앙으로써, 창조와 구원의 신비속에서 생활하며, 하느님 백성에게 생명을 주시고, 사람들로 하여금 하느님 아버지를 사랑하고, 아버지 안에서 세상과 사람들을 사랑하도록 재촉하시는 성령의 감동을 받아, 그리스도와 교회의 사명을 다할 줄을 배워야 한다. 이런 교양을 모든 효율적 사도직의 기초와 조건으로 여겨야 한다.
이런 영적 교양 이외에, 나이, 신분, 재능에 따라, 신학, 윤리학, 철학 등의 철저한 이론적 교육도 필요하다. 실천적 내지 기술적 교육과 함께 일반 교양의 중요성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원만한 인간 관계를 깊게 하기 위해서는 인간 본연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며, 우선 형제적 공동 생활과 협력과 대화의 능력을 길러내야 한다. 사도직을 위한 교양은 이론적 교육만으로써 충분할 수 없으므로, 교육 시초부터 서서히 현명하게 모든 것을 신앙의 빛으로 바라보고 판단하고 행동하며, 그 활동을 통하여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자신을 형성하여 행동하며, 그 활동을 통하여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자신을 형성하여 향상시키고, 이렇게 교회를 위하여 활발한 봉사에 참가하기를 배워야 한다.
이런 교양은 보다 원숙한 인격의 형성을 위해서나, 주어진 과제들의 발전 때문에, 항상 더욱 완성되어야 할 것이며, 날로 더욱 깊은 지식과 보다 적합한 활동을 요구한다. 완전한 교양의 요구를 전부 충족시키려면, 인격의 단순성과 원만성을 언제나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래야만 비로소 인격의 조화와 균형이 잡히게 되고 완성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평신도는 분발하여 완전히 현세 질서의 현실을 파고들어, 그 안에서 자기 직책을 훌륭히 수행하며, 동시에 교회의 산 지체와 산 증인으로서 현세 질서 안에 교회를 현존시키고 활동적인 교회로 만드는 것이다.
교육의 책임 30. 사도직을 위한 교육은 아동 교육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그러나 특별히 청소년들을 사도적 정신에 젖도록 해야 한다. 이 교육은 전생애를 통해서 새로이 맡겨지는 임무의 요청을 충족시키기 위하여, 계속 완성되어 나가야 할 것이다. 따라서 그리스도교적 교육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사도직을 위한 교육의 임무를 함께 책임지고 있음이 명백하다.
자녀들의 가정 교육은 부모의 책임이다. 자녀들로 하여금 어려서부터 모든 사람을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깨닫게 하고, 이웃 사람들의 물심 양면의 필요에 관심을 가지도록, 서시히 자신들의 표양으로 교욱하는 것은 부모의 책임이다. 그러므로 가정과 가정의 공동 생활은 사도직의 견습소같이 되어야 하겠다.
또한 어린이들은 가정의 한계를 넘어서, 교회와 사회의 공동체로 마음을 넓히도록 교육해야 한다. 어린이들의 지역 공동체인 본당 안에서, 자신도 살아 활동하는 하느님 백성의 지체임을 자각하게 되어야 한다. 사제들은 교리를 가르치고 설교할 때나, 영적 지도나 다른 사목적 성무를 수행할 때에 사도직을 위한 교육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가톨릭 계통의 학교, 대학, 그 밖의 다른 교육 기관에서도 청소년들 마음속에 가톨릭 운동을 심어 주어야 한다. 가톨릭 계통의 학교에 다니지 못하거나, 혹은 다른 이유로 이런 교육을 받지 못하는 청소년들의 교육은, 부모와 사목자들과 사도직 단체들이 책임져야 하겠다. 직업상 임무로 탁월한 형태의 평신도 사도직을 실천하고 잇는 교사들과 교육자들은, 사도직을 위한 교육을 보다 효과적으로 실시하기 위하여 필요한 지식과 교수법을 터득해야 할 것이다.
사도직이나 혹은 다른 초자연적 목적을 지향하는 평신도들의 단체와 회들고, 그 목적과 조건에 따라, 사도직을 위한 교육을 열심히 또 끊임없이 촉진해야 하겠다. 이와 같은 단체와 회들이야말로 가끔 사도직을 위한 적절한 교육의 정상적 수단이 되는 것이다. 그 속에서, 이론적, 영적, 실천적 양성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회원들은 동료들이나 친구들과 함께 작은 회합을 통해서, 자신들의 사도적 활동의 방법과 성과를 검토하며, 일상 생활 태도를 복음 정신에 겨누어 일치시키려고 노력한다.
이와 같은 훈련은 평신도 사도직 전체를 위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평신도 사도직은 조직체들의 클럽 속에서만 수행될 것이 아니라, 모든 환경 속에서, 일생을 통해서, 특히 직장과 사회에서 수행되어야 한다.
또한 각 신도가 이런 사도직 수행을 열심히 준비해야 하겠지만, 특히 성년기의 신도들에게는 더욱 긴요한 일이다. 연령이 더해감에 따라, 마음의 시야가 넓어지고, 하느님께서 내려주신 재능을 보다 정확히 발견할 수 있으며, 이웃 형제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성령이 태워 주신 여러 가지 은사(恩賜=카리스마)를 보다 유효하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도직 형태에 알맞는 교육 31. 사도직의 여러 가지 형태에 따라서, 거기에 알맞는 교육고하 훈련이 필요하다.
a)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그들을 성화하는 사도직은 특히 믿는 사람이거나 안 믿는 사람이거나 그들과 대화하며, 모든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양성되어야 한다.현대에는 여러 가지 유뮬사상이 널리 퍼져 있고 때로는 가톨릭 신자들 가운데도 침투되어 있으므로 평신도는 가톨릭의 가르침만을 열심히 배울 것이 아니라, 특히 논쟁의 대상이 되어 있는 문제들을 연구하며, 또한 어떠한 형태의 유물론 앞에서도 복음 정신에 충실한 생활로, 그리스도를 증거할 수 있어야 하겠다.
b) 현세 사물의 질서를 그리스도교적으로 쇄신하기 위해서, 평신도들은 현세 사물이 지니고 잇는 참된 의의와 가치를 알아야 하겠다. 현세 물질 자체가 가지고 있는 가치와 또 그것이 인간의 온갖 목적에 대해서 지니고 있는 의의와 가치를 배워야 한다. 평신도는 또한 교회에서 가르치는 윤리 내지 사회 원리에 입각하여, 공동선에 유익하도록 현세 사물을 올바로 이용하며, 여러 제도를 조직하는 훈련도 받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이 사회 이론의 원리와 적용을 습득해야 한다. 그것은 이론 발전에 자기 나름으로 기여하기 위해서이며, 개개의 경우에 그것을 바로 적용할 수 있기 위해서이다.
c) 사랑과 자선의 여러 가지 사업은 그리스도교적 실생활의 극히 탁월한 증명이 되므로, 사도직을 위한 훈련은 또한 이런 사업에도 알맞는 것이어야 하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려서부터 형제들을 동정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아낌없이 도와 주는 습성을 길러야 한다.
32. 사도직에 헌신하는 평신도들에게는 많은 보조 수단이 마련되어 있다. 그것은 여러 가지의 회합, 대회, 피정, 묵상, 잦은 집회, 강연회, 서적, 주해서 등이다. 이 모든 것은 성경과 가톨릭 교리를 더 깊이 이해하고, 영적 생활을 기르며, 세계 정세를 파악하고, 적합한 방법을 발견하고 활용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이런 훈련 방법들은 사도직이 수행되는 환경에 따라서 사도직의 형태도 서로 다르다는 것을 고려해서 실시되는 것이다. 이런 목적으로 센타들과 상급 기관들이 설치되었고, 이미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 거룩한 공의회는 이미 여러 지방에서 성행하고 있는 이런 사업들을 기쁘게 여기며, 이런 사업을 필요로 하는 다른 지방에서도 이런 사업을 촉진시키기 바란다.
또한 신학뿐 아니라, 인간학, 심리학, 사회학, 방법론 등의 서적과 문서를 구비하고 연구할 수 있는 센타들이 사도직의 모든 분야를 위해서 설치되어야 하겠다. 이로써 남녀, 성년, 청소년 등, 모든 평신도들의 재능이 보다 충실히 연마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호소 33. 거룩한 공의회는 모든 평신도들에게 간청하는 바이니, 지금 이 시가에도 그대들을 부르시는 그리스도의 말씀에 귀를 기우리고, 그대들을 움직여 주시는 성령께 기꺼이 아낌없는 마음으로 속히 응해 주기 바란다. 특히 청소년들은 이 호소가 그대들에게 향한 것으로 깨닫고, 이 호소를 마음넓게 속히 받아들이기 바란다.
주께서도 친히 이 거룩한 공의회를 통해서 모든 평신도들을 부르시며, 날로 더욱 친밀히 당신과 결합하고 주의 것을 자신의 것으로 여기며(필립2,5) 주의 구세 사명에 참여하도록 권유하신다. 주께서는 당신이 가실 모든 도시와 장소에 새로이 평신도들을 파견하신다.(루가10,1) 그것은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 끊임없이 적응되어 가야 할 교회의 동일한 사도직의 여러 행태와 방법에 있어서 평신도들이 주의 협력자가 되기 위해서이다. 그대들의 노고가 주 안에서 보람없지 않을 것을 확신하고, 항상 주의 성업에 힘쓰기를 바란다.(1고린15,58)
이 헌장에서 말한 각 조항과 전체에 성스러운 공의회의 교부들이 찬동하였다. 우리는 그리스도께로부터 부여된 사도적 권한으로, 존경하는 교부들과 더불어 이들 성령 안에서 인준하고 결정하고 제정하여, 공의회에서 결정한 대로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공포하기를 명하는 바이다.
로마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교부들의 서명이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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