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금 (홍) 주님 수난 성금요일 금육과 단식
주님 수난 예식
① 이사 52,13—53,12
② 히브 4,14-16; 5,7-9
㉥ 요한 18,1—19,42.
예식은 오후 3시경에 거행한다. 그러나 사목적 이유로 좀 더 늦은 시 각에 시작해도 괜찮다. 사제와 부제는 예식 시작부터 미사 때와 같 은 제의를 입는다.
수난기는 주님 수난 성지 주일과 같은 방법으로 봉독한다.
교우들에게 성체를 분배하는 것은 오로지 주님 수난 예식 중에만 할 수 있다. 예식에 참석할 수 없는 환자에게는 어느 시간이든지 성체를 모셔갈수 있다.
고유 시간 전례. 오늘 주님 수난 예식 참석자는 저녁 기도를 생략하 고, 주일과 대축일 제2 저녁 기도 후 끝기도를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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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6일 (홍) 주님 수난 성금요일
교회는 오랜 전통에 따라 주님 수난 성금요일에는 성찬 전례를 거행하지 않고, 말씀 전례와 십자가 경배, 영성체 예식만을 거행한다. 본디 이날의 전례는 말씀 전례가 중심을 이루었으나 세월이 흐르면서 십자가 경배와 영성체 예식이 들어와 오늘과 같은 전례를 거행하고 있다. 십자가 경배는 4세기 말 예루살렘을 순례하던 예테리아가 서방 교회에 알려 8세기 초 로마 예식에 들어왔다.
이날 교회는 예수님의 수난을 묵상한다. 그리고 십자가를 경배하면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예수님의 옆구리에서 탄생한 교회를 기념하고, 온 세상의 구원을 위하여 기도한다.
오늘은 단식과 금육을 함께 지킨다.
오늘 전례
오늘은 ‘주님 수난 성금요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 못 박혀돌아가시고 묻히셨습니다. 아무런 죄가 없으신 분께서 죄인들 손에 죽임을
`당하셨습니다. 우리 죄를 대신하여 속죄의 어린양이 되신 것입니다. 이 시간 우리는 주님께서 겪으신 고통에 함께해야 하겠습니다. 주님의 고통에 함께하는 길은 우리가 지은 죄를 뉘우치며 아파하는 것입니다. 주님의 수난과 희생을 기억하며 주님 수난 예식을 시작합시다.
주님 수난 예식
1. 이날과 다음 날에는 오랜 관습에 따라 교회에서 모든 성사를 거행하지 않는다.
2. 제대는 십자가도, 촛대도, 제대포도 없이 벗겨 둔다.
3. 사목의 이유로 좀 더 늦게 할 수도 있지만 오후 3시경에 주님 수난 예식을 거행한다. 이 예식은 말씀 전례, 십자가 경배, 영성체, 이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이날 영성체는 예식 중에만 하지만, 병자 영성체는 아무 때나 할 수 있다.
4. 사제와 부제들은 미사 때처럼 붉은색 제의를 갖추어 입고 제단 앞으로 나가 경의를 표한 다음, 얼굴을 바닥에 대고 엎드리거나 무릎을 꿇는다. 모두 잠시 침묵 가운데에 기도한다.
5. 그다음에 사제는 복사들과 함께 주례석으로 가서 손을 모으고 교우들을 향하여 다음의 기도를 바친다.
기도 (“기도합시다” 없이)
+ 주님, 성자 그리스도께서 이 교우들을 위하여 당신 피로써 파스카 신비를 마련하셨으니, 자비를 베푸시어 이 교우들을 영원히 보호하시며 거룩하게 하소서. 성자께서는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나이다.
◎ 아멘.
말씀의 초대
‘주님의 종’은 고통과 멸시를 받으며 사람들의 병고와 고통을 대신 짊어졌다. 주님께서는 그를 사람들을 위한 속죄의 어린양이 되게 하셨다(제1독서).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위대한 대사제이시다. 그분께서는 우리를 구원하시려고 고난을 겪으셨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십자가 위에서 “다 이루어졌다.” 하고 마지막 말씀을 하신 뒤 숨을 거두신다. 이로써 길고 고통스러웠던 십자가의 고통도 끝났다. 일생을 하느님 아버지의 뜻에 순명하신 예수님께서는 십자가 위에서 모든 것을 이루시어 완성하셨다(복음).
제1부 말씀 전례
6. 모두 앉아서 제1독서의 말씀을 듣고 화답송을 한다.
제1독서 <그가 으스러진 것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다(주님의 종의 넷째 노래).>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52,13ㅡ53,12
13 보라, 나의 종은 성공을 거두리라. 그는 높이 올라 숭고해지고 더없이 존귀해지리라. 14 그의 모습이 사람 같지 않게 망가지고, 그의 자태가 인간 같지 않게 망가져, 많은 이들이 그를 보고 질겁하였다. 15 그러나 이제 그는 수많은 민족들을 놀라게 하고, 임금들도 그 앞에서 입을 다물리니, 이제까지 알려지지 않은 것을 그들이 보고, 들어 보지 못한 것을 깨닫기 때문이다. 53,1 우리가 들은 것을 누가 믿었던가? 주님의 권능이 누구에게 드러났던가?
2 그는 주님 앞에서 가까스로 돋아난 새순처럼, 메마른 땅의 뿌리처럼 자라났다. 그에게는 우리가 우러러볼 만한 풍채도 위엄도 없었으며, 우리가 바랄 만한 모습도 없었다. 3 사람들에게 멸시받고 배척당한 그는 고통의 사람, 병고에 익숙한 이였다. 남들이 그를 보고 얼굴을 가릴 만큼, 그는 멸시만 받았으며 우리도 그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4 그렇지만 그는 우리의 병고를 메고 갔으며, 우리의 고통을 짊어졌다. 그런데 우리는 그를 벌받은 자, 하느님께 매 맞은 자, 천대받은 자로 여겼다. 5 그러나 그가 찔린 것은 우리의 악행 때문이고, 그가 으스러진 것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다. 우리의 평화를 위하여 그가 징벌을 받았고, 그의 상처로 우리는 나았다.
6 우리는 모두 양 떼처럼 길을 잃고, 저마다 제 길을 따라갔지만, 주님께서는 우리 모두의 죄악이 그에게 떨어지게 하셨다. 7 학대받고 천대받았지만, 그는 자기 입을 열지 않았다. 도살장에 끌려가는 어린양처럼, 털 깎는 사람 앞에 잠자코 서 있는 어미 양처럼, 그는 자기 입을 열지 않았다.
8 그가 구속되어 판결을 받고 제거되었지만, 누가 그의 운명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던가? 정녕 그는 산 이들의 땅에서 잘려 나가고, 내 백성의 악행 때문에 고난을 당하였다. 9 폭행을 저지르지도 않고, 거짓을 입에 담지도 않았건만, 그는 악인들과 함께 묻히고, 그는 죽어서 부자들과 함께 묻혔다.
10 그러나 그를 으스러뜨리고자 하신 것은 주님의 뜻이었고, 그분께서 그를 병고에 시달리게 하셨다. 그가 자신을 속죄 제물로 내놓으면, 그는 후손을 보며 오래 살고, 그를 통하여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리라. 11 그는 제 고난의 끝에 빛을 보고, 자기의 예지로 흡족해하리라. 의로운 나의 종은 많은 이들을 의롭게 하고, 그들의 죄악을 짊어지리라.
12 그러므로 나는 그가 귀인들과 함께 제 몫을 차지하고, 강자들과 함께 전리품을 나누게 하리라. 이는 그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자신을 버리고, 무법자들 가운데 하나로 헤아려졌기 때문이다. 또 그가 많은 이들의 죄를 메고 갔으며, 무법자들을 위하여 빌었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31(30),2와 6.12-13.15-16.17과 25(◎ 루카 23,46)
◎ 아버지, 제 영을 아버지 손에 맡기나이다.
○ 주님, 제가 당신께 피신하오니, 다시는 수치를 당하지 않게 하소서. 당신의 의로움으로 저를 구하소서. 제 목숨 당신 손에 맡기오니, 주님, 진실하신 하느님, 저를 구원하소서. ◎
○ 모든 원수들 때문에 저는 조롱거리가 되고, 이웃들을 소스라치게 하나이다. 아는 이들도 저를 무서워하고, 길에서 보는 이마다 저를 피해 가나이다. 저는 죽은 사람처럼 마음에서 잊히고, 깨진 그릇처럼 되었나이다. ◎
○ 그러나 주님, 저는 당신만 믿고 아뢰나이다. “당신은 저의 하느님!” 제 운명 당신 손에 달렸으니, 원수와 박해자들 손에서 구원하소서. ◎
○ 당신 얼굴 이 종에게 비추시고, 당신 자애로 저를 구하소서. 주님께 희망을 두는 모든 이들아. 힘을 내어라, 마음을 굳게 가져라. ◎
7. 이어 제2독서를 봉독하고 복음 환호송을 한다.
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순종을 배우셨고, 당신께 순종하는 모든 이에게 구원의 근원이 되셨습니다.>
▥ 히브리서의 말씀입니다. 4,14-16; 5,7-9
형제 여러분, 14 우리에게는 하늘 위로 올라가신 위대한 대사제가 계십니다.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이십니다. 그러니 우리가 고백하는 신앙을 굳게 지켜 나아갑시다. 15 우리에게는 우리의 연약함을 동정하지 못하는 대사제가 아니라, 모든 면에서 우리와 똑같이 유혹을 받으신, 그러나 죄는 짓지 않으신 대사제가 계십니다. 16 그러므로 확신을 가지고 은총의 어좌로 나아갑시다. 그리하여 자비를 얻고 은총을 받아 필요할 때에 도움이 되게 합시다.
5,7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 계실 때, 당신을 죽음에서 구하실 수 있는 분께 큰 소리로 부르짖고 눈물을 흘리며 기도와 탄원을 올리셨고, 하느님께서는 그 경외심 때문에 들어 주셨습니다. 8 예수님께서는 아드님이시지만 고난을 겪으심으로써 순종을 배우셨습니다. 9 그리고 완전하게 되신 뒤에는 당신께 순종하는 모든 이에게 영원한 구원의 근원이 되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필리 2,8-9 참조
◎ 그리스도님, 찬미와 영광 받으소서.
○ 그리스도는 우리를 위하여 죽음에 이르기까지,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셨네. 하느님은 그분을 드높이 올리시고,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주셨네.
◎ 그리스도님, 찬미와 영광 받으소서.
8. 다음에 요한이 전한 주님의 수난기를 지난 주일과 같은 방법으로 봉독한다.
복음
+ 요한이 전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기입니다. 18,1ㅡ19,42
○ 해설자 + 예수님 ● 다른 한 사람 ⊙ 다른 몇몇 사람 ◎ 군중
○ 그때에 1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키드론 골짜기 건너편으로 가셨다. 거기에 정원이 하나 있었는데 제자들과 함께 그곳에 들어가셨다. 2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여러 번 거기에 모이셨기 때문에, 그분을 팔아넘길 유다도 그곳을 알고 있었다. 3 그래서 유다는 군대와 함께, 수석 사제들과 바리사이들이 보낸 성전 경비병들을 데리고 그리로 갔다. 그들은 등불과 횃불과 무기를 들고 있었다. 4 예수님께서는 당신께 닥쳐오는 모든 일을 아시고 앞으로 나서시며 그들에게 물으셨다.
+ “누구를 찾느냐?”
○ 5 성전 경비병들이 대답하였다.
⊙ “나자렛 사람 예수요.”
○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 “나다.”
○ 예수님을 팔아넘길 유다도 그들과 함께 서 있었다. 6 예수님께서 “나다.” 하실 때, 그들은 뒷걸음치다가 땅에 넘어졌다. 7 예수님께서 다시 물으셨다.
+ “누구를 찾느냐?”
○ 성전 경비병들이 대답하였다.
⊙ “나자렛 사람 예수요.”
○ 8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 “‘나다.’ 하지 않았느냐? 너희가 나를 찾는다면 이 사람들은 가게 내버려 두어라.”
○ 9 이는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사람들 가운데 하나도 잃지 않았습니다.” 하고 당신께서 전에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게 하려는 것이었다. 10 그때에 시몬 베드로가 가지고 있던 칼을 뽑아, 대사제의 종을 내리쳐 오른쪽 귀를 잘라 버렸다. 그 종의 이름은 말코스였다. 11 그러자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이르셨다.
+ “그 칼을 칼집에 꽂아라. 아버지께서 나에게 주신 이 잔을 내가 마셔야 하지 않겠느냐?”
○ 12 군대와 그 대장과 유다인들의 성전 경비병들은 예수님을 붙잡아 결박하고, 13 먼저 한나스에게 데려갔다. 한나스는 그해의 대사제 카야파의 장인이었다. 14 카야파는 백성을 위하여 한 사람이 죽는 것이 낫다고 유다인들에게 충고한 자다. 15 시몬 베드로와 또 다른 제자 하나가 예수님을 따라갔다. 그 제자는 대사제와 아는 사이여서, 예수님과 함께 대사제의 저택 안뜰에 들어갔다. 16 베드로는 대문 밖에 서 있었는데, 대사제와 아는 사이인 그 다른 제자가 나와서 문지기 하녀에게 말하여 베드로를 데리고 들어갔다. 17 그때에 그 문지기 하녀가 물었다.
● “당신도 저 사람의 제자 가운데 하나가 아닌가요?”
○ 그러자 베드로가 대답하였다.
● “나는 아니오.”
○ 18 날이 추워 종들과 성전 경비병들이 숯불을 피워 놓고 서서 불을 쬐고 있었는데, 베드로도 그들과 함께 서서 불을 쬐었다. 19 대사제는 예수님께 그분의 제자들과 가르침에 관하여 물었다. 20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 “나는 세상 사람들에게 드러내 놓고 이야기하였다. 나는 언제나 모든 유다인이 모이는 회당과 성전에서 가르쳤다. 은밀히 이야기한 것은 하나도 없다. 21 그런데 왜 나에게 묻느냐? 내가 무슨 말을 하였는지 들은 이들에게 물어보아라. 내가 말한 것을 그들이 알고 있다.”
○ 22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곁에 서 있던 성전 경비병 하나가 예수님의 뺨을 치며 말하였다.
● “대사제께 그따위로 대답하느냐?”
○ 23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 “내가 잘못 이야기하였다면 그 잘못의 증거를 대 보아라. 그러나 내가 옳게 이야기하였다면 왜 나를 치느냐?”
○ 24 한나스는 예수님을 결박한 채로 카야파 대사제에게 보냈다. 25 시몬 베드로는 서서 불을 쬐고 있었다. 사람들이 그에게 물었다.
● “당신도 저 사람의 제자 가운데 하나가 아니오?”
○ 베드로는 부인하였다.
● “나는 아니오.”
○ 26 대사제의 종 가운데 하나로서, 베드로가 귀를 잘라 버린 자의 친척이 말하였다.
● “당신이 정원에서 저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을 내가 보지 않았소?”
○ 27 베드로가 다시 아니라고 부인하자 곧 닭이 울었다. 28 사람들이 예수님을 카야파의 저택에서 총독 관저로 끌고 갔다. 때는 이른 아침이었다. 그들은 몸이 더러워져서 파스카 음식을 먹지 못할까 두려워, 총독 관저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29 그래서 빌라도가 그들이 있는 곳으로 나와 물었다.
● “무슨 일로 저 사람을 고소하는 것이오?”
○ 30 사람들이 빌라도에게 대답하였다.
⊙ “저자가 범죄자가 아니라면 우리가 총독께 넘기지 않았을 것이오.”
○ 31 빌라도가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 “여러분이 데리고 가서 여러분의 법대로 재판하시오.”
○ 그러자 유다인들이 대답하였다.
⊙ “우리는 누구를 죽일 권한이 없소.”
○ 32 이는 예수님께서 당신이 어떻게 죽임을 당할 것인지 가리키며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그리된 것이다. 33 그리하여 빌라도가 다시 총독 관저 안으로 들어가 예수님을 불러 물었다.
● “당신이 유다인들의 임금이오?”
○ 34 예수님께서 되물으셨다.
+ “그것은 네 생각으로 하는 말이냐?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나에 관하여 너에게 말해 준 것이냐?”
○ 빌라도가 다시 물었다.
● 35 “나야 유다인이 아니잖소? 당신의 동족과 수석 사제들이 당신을 나에게 넘긴 것이오. 당신은 무슨 일을 저질렀소?”
○ 36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 내 나라가 이 세상에 속한다면, 내 신하들이 싸워 내가 유다인들에게 넘어가지 않게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내 나라는 여기에 속하지 않는다.”
○ 37 빌라도가 물었다.
● “아무튼 당신이 임금이라는 말 아니오?”
○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 “내가 임금이라고 네가 말하고 있다. 나는 진리를 증언하려고 태어났으며, 진리를 증언하려고 세상에 왔다. 진리에 속한 사람은 누구나 내 목소리를 듣는다.”
○ 38 빌라도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 “진리가 무엇이오?”
○ 빌라도는 이 말을 하고 다시 유다인들이 있는 곳으로 나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 “나는 저 사람에게서 아무런 죄목도 찾지 못하겠소. 39 그런데 여러분에게는 내가 파스카 축제 때에 죄수 하나를 풀어 주는 관습이 있소. 내가 유다인들의 임금을 풀어 주기를 원하오?”
○ 40 그러자 유다인들이 다시 외쳤다.
◎ “그 사람이 아니라 바라빠를 풀어 주시오.”
○ 바라빠는 강도였다. 19,1 그리하여 빌라도는 예수님을 데려다가 군사들에게 채찍질을 하게 하였다. 2 군사들은 또 가시나무로 관을 엮어 예수님 머리에 씌우고 자주색 옷을 입히고 나서, 3 그분께 다가가 이렇게 말하며 그분의 뺨을 쳐 댔다.
⊙ “유다인들의 임금님, 만세!”
○ 4 빌라도가 다시 나와 말하였다.
● “보시오, 내가 저 사람을 여러분 앞으로 데리고 나오겠소. 내가 저 사람에게서 아무런 죄목도 찾지 못하였다는 것을 여러분도 알라는 것이오.”
○ 5 이윽고 예수님께서 가시나무 관을 쓰시고 자주색 옷을 입으신 채 밖으로 나오셨다. 그러자 빌라도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 “자, 이 사람이오.”
○ 6 그때에 수석 사제들과 성전 경비병들은 예수님을 보고 외쳤다.
⊙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 빌라도가 말하였다.
● “여러분이 데려다가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나는 이 사람에게서 죄목을 찾지 못하겠소.”
○ 그러자 7 유다인들이 빌라도에게 대답하였다.
⊙ “우리에게는 율법이 있소. 이 율법에 따르면 그자는 죽어 마땅하오. 자기가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자처하였기 때문이오.”
○ 8 빌라도는 이 말을 듣고 더욱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 9 그리하여 다시 총독 관저로 들어가 예수님께 물었다.
● “당신은 어디서 왔소?”
○ 예수님께서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으셨다. 10 그러자 빌라도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 “나에게 말을 하지 않을 작정이오? 나는 당신을 풀어 줄 권한도 있고 당신을 십자가에 못 박을 권한도 있다는 것을 모르시오?”
○ 11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 “네가 위로부터 받지 않았으면 나에 대해 아무런 권한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나를 너에게 넘긴 자의 죄가 더 크다.”
○ 12 그때부터 빌라도는 예수님을 풀어 줄 방도를 찾았다. 그러나 유다인들은 외쳤다.
◎ “그 사람을 풀어 주면 총독께서는 황제의 친구가 아니오. 누구든지 자기가 임금이라고 자처하는 자는 황제에게 대항하는 것이오.”
○ 13 빌라도는 이 말을 듣고 예수님을 밖으로 데리고 나가 리토스트로토스라고 하는 곳에 있는 재판석에 앉았다. 리토스트로토스는 히브리 말로 가빠타라고 한다. 14 그날은 파스카 축제 준비일이었고 때는 낮 열두 시쯤이었다. 빌라도가 유다인들에게 말하였다.
● “보시오, 여러분의 임금이오.”
○ 15 그러자 유다인들이 외쳤다.
◎ “없애 버리시오. 없애 버리시오. 그를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 빌라도가 그들에게 물었다.
● “여러분의 임금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는 말이오?”
○ 수석 사제들이 대답하였다.
⊙ “우리 임금은 황제뿐이오.”
○ 16 그리하여 빌라도는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그들에게 넘겨주었다. 그들은 예수님을 넘겨받았다. 17 예수님께서는 몸소 십자가를 지시고 ‘해골 터’라는 곳으로 나가셨다. 그곳은 히브리 말로 골고타라고 한다. 18 거기에서 그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았다. 그리고 다른 두 사람도 예수님을 가운데로 하여 이쪽저쪽에 하나씩 못 박았다. 19 빌라도는 명패를 써서 십자가 위에 달게 하였는데, 거기에는 ‘유다인들의 임금 나자렛 사람 예수’라고 쓰여 있었다. 20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곳이 도성에서 가까웠기 때문에, 많은 유다인이 그 명패를 읽게 되었다. 그것은 히브리 말, 라틴 말, 그리스 말로 쓰여 있었다. 21 그래서 유다인들의 수석 사제들이 빌라도에게 말하였다.
⊙ “‘유다인들의 임금’이라고 쓸 것이 아니라, ‘나는 유다인들의 임금이다.’ 하고 저자가 말하였다고 쓰시오.”
○ 22 빌라도가 대답하였다.
● “내가 한번 썼으면 그만이오.”
○ 23 군사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고 나서, 그분의 옷을 가져다가 네 몫으로 나누어 저마다 한몫씩 차지하였다. 속옷도 가져갔는데 그것은 솔기가 없이 위에서부터 통으로 짠 것이었다. 24 그래서 그들은 서로 말하였다.
⊙ “이것은 찢지 말고 누구 차지가 될지 제비를 뽑자.”
○ “그들이 제 옷을 저희끼리 나누어 가지고 제 속옷을 놓고서는 제비를 뽑았습니다.” 하신 성경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그리된 것이다. 그래서 군사들이 그렇게 하였다. 25 예수님의 십자가 곁에는 그분의 어머니와 이모, 클로파스의 아내 마리아와 마리아 막달레나가 서 있었다. 26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어머니와 그 곁에 선 사랑하시는 제자를 보시고, 어머니에게 말씀하셨다.
+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 27 이어서 그 제자에게 말씀하셨다.
+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 그때부터 그 제자가 그분을 자기 집에 모셨다. 28 그 뒤에 이미 모든 일이 다 이루어졌음을 아신 예수님께서는 성경 말씀이 이루어지게 하시려고 말씀하셨다.
+ “목마르다.”
○ 29 거기에는 신 포도주가 가득 담긴 그릇이 놓여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신 포도주를 듬뿍 적신 해면을 우슬초 가지에 꽂아 예수님의 입에 갖다 대었다. 30 예수님께서는 신 포도주를 드신 다음에 말씀하셨다.
+ “다 이루어졌다.”
○ 이어서 고개를 숙이시며 숨을 거두셨다.
<무릎을 꿇고 잠시 묵상>
○ 31 그날은 준비일이었고 이튿날 안식일은 큰 축일이었으므로, 유다인들은 안식일에 시신이 십자가에 매달려 있지 않게 하려고, 십자가에 못 박힌 이들의 다리를 부러뜨리고 시신을 치우게 하라고 빌라도에게 요청하였다. 32 그리하여 군사들이 가서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힌 첫째 사람과 또 다른 사람의 다리를 부러뜨렸다. 33 예수님께 가서는 이미 숨지신 것을 보고 다리를 부러뜨리는 대신, 34 군사 하나가 창으로 그분의 옆구리를 찔렀다. 그러자 곧 피와 물이 흘러나왔다. 35 이는 직접 본 사람이 증언하는 것이므로 그의 증언은 참되다. 그리고 그는 여러분이 믿도록 자기가 진실을 말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36 “그의 뼈가 하나도 부러지지 않을 것이다.” 하신 성경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이런 일들이 일어난 것이다. 37 또 다른 성경 구절은 “그들은 자기들이 찌른 이를 바라볼 것이다.” 하고 말한다.
38 그 뒤에 아리마태아 출신 요셉이 예수님의 시신을 거두게 해 달라고 빌라도에게 청하였다. 그는 예수님의 제자였지만 유다인들이 두려워 그 사실을 숨기고 있었다. 빌라도가 허락하자 그가 가서 그분의 시신을 거두었다. 39 언젠가 밤에 예수님을 찾아왔던 니코데모도 몰약과 침향을 섞은 것을 백 리트라쯤 가지고 왔다. 40 그들은 예수님의 시신을 모셔다가 유다인들의 장례 관습에 따라, 향료와 함께 아마포로 감쌌다. 41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곳에 정원이 있었는데, 그 정원에는 아직 아무도 묻힌 적이 없는 새 무덤이 있었다. 42 그날은 유다인들의 준비일이었고 또 무덤이 가까이 있었으므로, 그들은 예수님을 그곳에 모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9. 주님의 수난기를 봉독한 다음에 간단한 강론을 한다. 강론을 한 다음 사제는 신자들에게 정성껏 기도하자고 권고한다.
보편 지향 기도
10. 보편 지향 기도로 말씀 전례를 마친다. 부제는 독서대에 서서 기도 지향을 알린다. 그다음에 모든 이가 잠시 침묵 가운데에 기도하고, 그다음에 사제는 주례석이나 제대 앞에 서서 팔을 벌리고 기도한다. 그동안 신자들은 꿇어 있을 수도 있고, 서 있을 수도 있다.
11. 옛 전통대로 부제의 “무릎을 꿇읍시다.”-“일어납시다.”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 무릎을 꿇을 때에는 침묵 가운데에 기도한다.
12. 사제는 다음에 제시된 기도 가운데 지역에 알맞은 것을 골라 바칠 수 있다. 그러나 「미사 경본 총지침」 70항에 제시된 보편 지향 기도의 차례는 지켜야 한다.
Ⅰ. 교회를 위한 기도
+ 사랑하는 형제 여러분, 하느님께서 온 세상에 퍼져 있는 교회에 평화와 일치를 주시고 길이 보존하시어, 우리가 평온하게 살며 하느님 아버지께 영광을 드리도록 우리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침묵 기도)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그리스도를 통하여 모든 민족에게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시었으니, 주님께서 자비로이 구원하신 저희를 지켜 주시고, 온 세상에 퍼져 있는 교회가 한결같은 신앙으로 주님의 이름을 끝까지 증언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Ⅱ. 교황을 위한 기도
+ 하느님께서 우리 교황 베네딕토를 친히 주교로 뽑으셨으니, 그를 건강하게 지켜 주시어, 주님의 거룩한 백성을 잘 다스리도록 기도합시다.
(침묵 기도)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세상만사는 주님의 손에 달렸사오니 저희 기도를 들으시고, 주님께서 뽑으신 교황을 인자로이 보호하시며, 주님의 백성을 몸소 다스리시어, 교황의 인도로 믿음의 공로를 쌓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Ⅲ. 성직자들과 모든 신자를 위한 기도
+ 우리 주교 ( )와 모든 주교, 사제, 부제 그리고 모든 신자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침묵 기도)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성령을 통하여 교회를 거룩하게 하시고 다스리시오니, 저희 기도를 들으시고, 그리스도의 모든 지체를 주님의 은총으로 지켜 주시어, 주님을 충실히 섬기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Ⅳ. 예비 신자들을 위한 기도
+ 우리 주 하느님께서 자비로이 예비 신자들의 귀를 열어 주시고 마음을 움직이시어, 예비 신자들이 세례로 모든 죄를 용서받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함께 살도록 기도합시다.
(침묵 기도)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끊임없이 새로운 자녀들로 교회를 가멸게 하시오니, 예비 신자들이 온전히 믿고 깨달아 세례의 물로 다시 태어나고 주님의 자녀들 무리에 들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Ⅴ. 그리스도 신자들의 일치를 위한 기도
+ 우리 주 하느님께서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형제를 진리에 따라 살게 하시며, 오직 하나인 주님의 교회로 불러 모아 보호해 주시도록 기도합시다.
(침묵 기도)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흩어진 것을 한데 모으시고 지켜 주시니, 주님의 양 떼를 돌보시어, 하나의 세례로 거룩하게 된 모든 형제를 신앙과 사랑의 끈으로 온전히 하나가 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Ⅵ. 유다인들을 위한 기도
+ 우리 주 하느님께서 먼저 유다인들에게 말씀하셨으니, 그들도 하느님을 사랑하고 계약을 충실히 지키도록 기도합시다.
(침묵 기도)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아브라함과 그 후손에게 구세주를 약속하셨으니, 교회의 기도를 인자로이 들으시어, 주님께서 옛적에 뽑으신 백성이 풍성한 구원의 은총을 받아 누리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Ⅶ. 그리스도를 안 믿는 이들을 위한 기도
+ 그리스도를 안 믿는 이들이 성령의 빛을 받아 구원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기도합시다.
(침묵 기도)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그리스도를 안 믿는 이들이 양심대로 살아가며 진리를 찾아 얻게 하여 주소서. 아울러, 저희는 언제나 서로 사랑하며 구원의 신비를 더욱 깊이 깨달아, 이 세상에서 주님의 사랑을 밝히는 증인이 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Ⅷ. 하느님을 안 믿는 이들을 위한 기도
+ 하느님을 안 믿는 이들이 양심대로 바르게 살아, 하느님을 찾아 얻도록 기도합시다.
(침묵 기도)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사람이 주님을 찾아 만남으로써 마음의 평화를 누리게 하셨으니, 하느님을 안 믿는 이들이 신자들의 착한 행실을 거울삼아, 주님 홀로 인류의 아버지이심을 고백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Ⅸ. 위정자들을 위한 기도
+ 우리 주 하느님께서 위정자들의 마음을 비추시어, 주님의 뜻에 따라 진정한 평화와 자유를 위하여 힘쓰게 하여 주시도록 기도합시다.
(침묵 기도)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모든 백성의 권리가 주님 손에 달렸사오니, 저희를 다스리는 위정자들의 마음을 이끄시어, 그들이 세상의 평화와 민족들의 번영과 종교의 자유를 위하여 몸 바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Ⅹ.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한 기도
+ 사랑하는 형제 여러분, 전능하신 하느님 아버지께서 세상의 무질서를 바로잡아 주시고, 앓는 이, 굶주린 이, 옥에 갇힌 이, 억압받는 이를 보살펴 주시며, 임종하는 이를 구원해 주시도록 기도합시다.
(침묵 기도)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근심하는 이에게 위로를 주시고 고생하는 이에게 용기를 주시오니, 온갖 환난을 겪으며 부르짖는 저희 기도를 들으시어, 모든 이가 주님의 자비로운 도움을 받고 기뻐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제2부 십자가 경배
13. 보편 지향 기도를 끝내고 성대하게 십자가 경배를 한다. 다음에 제시하는 두 가지 양식 가운데 적합한 것을 고를 수 있다.
십자가를 보여 주는 첫째 양식
14. 사제가 보로 가린 십자가를 들고 촛불을 켜 든 두 복사와 함께 제대 앞으로 나온다. 사제가 제대 앞에 서서 십자가 머리 부분을 벗겨 높이 쳐들고 “보라, 십자 나무”(Ecce lignum)를 노래한다. 이 노래는 부제나 성가대도 할 수 있다. 모든 이는 “모두 와서”(Venite adoremus)로 화답한다. 이 노래가 끝나면 모두 무릎을 꿇거나 머리 숙여 잠시 경배한다. 그동안 사제는 십자가를 높이 쳐들고 있는다. 그다음에 사제는 십자가의 오른팔 쪽을 벗겨 다시 십자가를 높이 쳐들고 “보라, 십자 나무”를 노래한다. 그다음은 위와 같이 한다. 세 번째는 십자가를 전부 벗겨 높이 쳐들며 “보라, 십자 나무”를 노래한다. 그다음은 위와 같이 한다.
15. 이어서 사제는 촛불을 켜 든 두 복사와 함께 십자가를 제단 앞쪽이나 다른 적당한 자리에 놓거나, 복사들이 들고 서 있게 한다. 십자가 양편에는 촛불을 켜 두고, 십자가 경배는 17항과 같이 한다.
십자가를 보여 주는 둘째 양식
16. 사제나 부제가 복사들과 함께, 또는 다른 적합한 사람이 성당 뒷문에서 가리지 않은 십자가를 받아 들고 촛불을 켜 든 복사들과 함께 회중석을 지나 제단 앞으로 행렬한다. 성당 문간과 가운데와 제단 앞에서 각각 십자가를 높이 쳐들고 “보라, 십자 나무”(Ecce lignum)를 노래하면, 모든 이가 “모두 와서”(Venite adoremus)로 화답한다. 이 화답이 끝날 때마다 모두 무릎을 꿇거나 머리 숙여 잠시 경배한다. 그다음에 십자가는 적당한 자리에 놓는다.
십자가 경배 권고 <사제가 세 번 선창하고, 교우들은 세 번 답한다.>
+ 보라, 십자 나무, 여기 세상 구원이 달렸네.(세 번)
◎ 모두 와서 경배하세.(세 번)
십자가 경배
17. 사제와 성직자와 교우들이 차례로 십자가 앞에 나아가 절을 하거나 무릎을 꿇거나 십자가에 입을 맞추면서 경배한다. 그동안 “주님의 십자가 …….”(Crucem tuam)나 “비탄의 노래”나 다른 알맞은 성가를 부른다. 십자가 경배를 마친 이는 자리에 앉는다.
18. 경배 예식에는 십자가 하나만을 사용한다. 만일 회중이 많아서 한 사람씩 다 십자가 경배를 할 수 없으면, 일부 교우들이 경배한 다음에 사제는 십자가를 들고 제단 앞 중앙으로 가서 교우들에게 십자가를 경배하자는 권고를 짧게 하고, 십자가를 높이 쳐들어 신자들이 함께 잠시 경배하게 한다.
19. 십자가 경배가 끝나면 십자가는 제단 위 제자리에 놓고 촛불은 제대 위 또는 그 주변이나 십자가 곁에 놓는다.
십자가 경배 때 부르는 노래
따름 노래
◎ 주님의 십자가 경배하오며, 주님의 거룩하신 부활을 찬양하오니, 십자 나무 통해 온 세상에 기쁨이 왔나이다.
○ 하느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시고 강복하소서. 주님의 얼굴을 저희에게 비추소서.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시편 67〔66〕,2 참조). ◎
비탄의 노래 Ⅰ
◎ 내 백성아, 내가 너에게 잘못한 것이 무엇이냐? 무엇으로 너를 근심하게 하였더냐? 대답해 다오.
○ 나는 너를 이집트 땅에서 구해 내었건만, 너는 어찌 너의 구세주께 십자가를 마련하였느냐?
● 내 백성아, 내가 너에게 잘못한 것이 무엇이냐? 무엇으로 너를 근심하게 하였더냐? 대답해 다오.
○ 하기오스 호 테오스.
● 거룩하신 하느님.
○ 하기오스 이스키로스.
● 거룩하신 용사이신 분.
○ 하기오스 아타나토스, 엘레이손 히마스.
● 거룩하신 불사신,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 나는 너를 사십 년 동안이나 광야에서 인도하였고, 만나를 먹였으며, 가장 좋은 땅으로 데려다 주었건만, 너는 어찌 너의 구세주께 십자가를 마련하였느냐?
○ 하기오스 호 테오스.
● 거룩하신 하느님.
○ 하기오스 이스키로스.
● 거룩하신 용사이신 분.
○ 하기오스 아타나토스, 엘레이손 히마스.
● 거룩하신 불사신,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 내가 너에게 더 할 것을 안 한 것이 무엇이냐? 나는 너를 위해 가장 아름답고 뛰어난 포도원을 마련해 주었건만, 너는 어찌 나에게 가장 쓴 것을 주었느냐? 목마른 나에게 너는 신 포도주를 주었고, 너의 구세주의 옆구리를 창으로 찌르지 않았느냐?
○ 하기오스 호 테오스.
● 거룩하신 하느님.
○ 하기오스 이스키로스.
● 거룩하신 용사이신 분.
○ 하기오스 아타나토스, 엘레이손 히마스.
● 거룩하신 불사신,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비탄의 노래 Ⅱ
○ 나는 너를 위해 이집트와 그 맏아들을 매질하였건만, 너는 어찌 나를 매질하고 팔아넘겼느냐?
● 내 백성아, 내가 너에게 잘못한 것이 무엇이냐? 무엇으로 너를 근심하게 하였더냐? 대답해 다오.
○ 나는 너를 이집트에서 구해 내려고 파라오 임금을 홍해에 빠지게 하였건만, 너는 어찌 나를 수석 사제들에게 팔아넘겼느냐?
● 내 백성아, …….
○ 나는 너를 위해 바다를 뚫었건만, 너는 어찌 내 가슴을 창으로 뚫었느냐?
● 내 백성아, …….
○ 나는 네 앞에서 불기둥으로 길을 인도해 주었건만, 너는 어찌 나를 빌라도 관저로 압송하였느냐?
● 내 백성아, …….
○ 나는 광야에서 너에게 만나를 먹였건만, 너는 어찌 나를 매질하고 뺨을 쳤느냐?
● 내 백성아, …….
○ 나는 너에게 바위에서 솟은 구원의 물을 마시게 하였건만, 너는 어찌 나에게 쓸개와 초를 마시게 하였느냐?
● 내 백성아, …….
○ 나는 너를 위해 가나안의 임금을 쳤건만, 너는 어찌 갈대로 내 머리를 치느냐?
● 내 백성아, …….
○ 나는 너에게 왕홀을 주었건만, 너는 어찌 내 머리에 가시관을 씌웠느냐?
● 내 백성아, …….
○ 나는 너를 큰 권세로 높여 주었건만, 너는 어찌 나를 십자 형틀에 매달았느냐?
● 내 백성아, …….
찬미가
◎ 성실하다 십자나무 가장귀한 나무로다.
아무숲도 이런잎과 이런꽃을 못내리라.
귀한나무 귀한못들 귀한짐이 달렸도다.
○ 나의혀여 영광스런 이싸움을 찬미하라.
십자가의 승리두고 개선노래 불러다오.
희생되신 구세주의 그승리를 노래하자.
● 성실하다 십자나무 가장귀한 나무로다.
아무숲도 이런잎과 이런꽃을 못내리라.
○ 금한열매 원조들이 유혹받아 먹었을때,
죽을원조 하느님이 불쌍하게 여기시어,
나무에서 받은상처 없앨나무 정하셨네.
● 귀한나무 귀한못들 귀한짐이 달렸도다.
○ 우리들의 구원사업 하느님의 계획대로,
음모많은 반역자들 지혜롭게 이기시고,
원수이긴 그나무로 우리구원 내리셨네.
● 성실하다 십자나무 가장귀한 나무로다.
아무숲도 이런잎과 이런꽃을 못내리라.
○ 성스러운 때가차니 창조주가 오시었네.
성부품을 떠나시어 성자탄생 하시었네.
동정녀의 태중에서 혈육취해 나셨도다.
● 귀한나무 귀한못들 귀한짐이 달렸도다.
○ 좁은구유 침대삼아 어린아기 울었도다.
팔다리를 보에싸서 동정성모 누였도다.
하느님의 손과발을 포대기로 감았도다.
● 성실하다 십자나무 가장귀한 나무로다.
아무숲도 이런잎과 이런꽃을 못내리라.
○ 삼십년의 인생겪고 연세이미 충만하니,
구세주로 십자가에 자유로이 몸을맡겨,
희생되실 어린양이 십자가에 달리셨네.
● 귀한나무 귀한못들 귀한짐이 달렸도다.
○ 쓸개받아 목축이고 가시못과 창에찔려,
여린몸에 피가흘러 시냇물을 이루더니,
땅과바다 우주창공 깨끗하게 씻었도다.
● 성실하다 십자나무 가장귀한 나무로다.
아무숲도 이런잎과 이런꽃을 못내리라.
○ 귀한나무 여려져라 속을풀고 가지굽혀,
타고났던 거칠음을 부드럽게 만든후에,
부드러운 줄기위에 높은임금 모시어라.
● 귀한나무 귀한못들 귀한짐이 달렸도다.
○ 너만홀로 합당하게 세상희생 모셨으니,
세상파선 피해가는 배를위한 항구로다.
어린양이 흘린피로 너만홀로 물들었다.
● 성실하다 십자나무 가장귀한 나무로다.
아무숲도 이런잎과 이런꽃을 못내리라.
<다음 구절은 절대로 생략할 수 없음>
◎ 거룩하온 성삼에게 영원영광 있으소서.
성부성자 성령에게 같은영광 있으소서.
성삼위의 높은은총 우리구해 주셨도다.
아멘.
제3부 영성체
20. 제대에 제대포와 성체포를 펴고 예식서를 놓는다. 곧바로 부제나 사제가 수난 감실에서 성체를 모셔 온다. 그때에 교우들은 서서 침묵을 지킨다. 두 복사가 촛불을 켜 들고 따라와 촛불을 제대 위나 옆에 놓는다.
21. 부제가 성체를 제대 위에 놓고 성합을 열면 사제가 제대 앞으로 나가 깊이 숙여 절하고, 손을 모아 기도를 시작한다.
+ 하느님의 자녀 되어, 구세주의 분부대로 삼가 아뢰오니
<사제는 팔을 벌리고 교우들과 함께 기도한다.>
◎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 악에서 구하소서.
+ 주님, 저희를 모든 악에서 구하시고, 한평생 평화롭게 하소서. 주님의 자비로 저희를 언제나 죄에서 구원하시고 모든 시련에서 보호하시어, 복된 희망을 품고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리게 하소서.
<사제는 손을 모으고, 교우들은 아래의 응답으로 기도를 끝맺는다.>
◎ 주님께 나라와 권능과 영광이 영원히 있나이다.
22. 사제는 손을 모으고 속으로 기도한다.
+ 주 예수 그리스도님, 주님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심이 제게 심판과 책벌이 되지 않게 하시고, 제 영혼과 육신을 자비로이 낫게 하시며 지켜 주소서.
23. 사제는 허리를 굽혀 절한 다음, 성체를 성반으로 받쳐 들어 올리고, 교우들을 향하여 크게 말한다.
+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이시니, 이 성찬에 초대받은 이는 복되도다.
<교우들과 함께 한 번 외운다.>
◎ 주님, 제 안에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제가 곧 나으리이다.
<사제는 성체를 경건하게 모신다.>
24. 다음에 사제는 교우들에게 성체를 나누어 준다. 그동안 알맞은 성가를 부른다.
25. 성체 분배가 끝나면 성합을 성당 밖에 마련된 자리로 옮겨 간다. 형편에 따라 감실에 모실 수도 있다.
영성체 후 묵상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시고 묻히셨습니다. 고통스러운 수난의 긴 여정도 이제 끝났습니다. 세상은 죄와 죽음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암흑과 같은 밤입니다. 그러나 부활의 새벽은 밝아 올 것입니다. 결국 사랑과 진실이 승리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26. 사제는 침묵 가운데에 기도하고 나서 아래의 기도를 바친다.
영성체 후 기도
+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그리스도의 영광스러운 죽음과 부활로 저희를 구원하셨으니, 주님께서 자비로이 구원하신 저희를 지켜 주시고, 이 신비에 참여함으로써 언제나 열심히 살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27. 교우들을 파견할 때에 사제는 교우들을 향하여 손을 펴 들고 아래의 기도를 바친다.
백성을 위한 기도
+ 주님, 주님의 백성이 그리스도와 함께 부활할 것을 희망하며 그리스도의 죽음을 기념하였사오니, 주님의 백성에게 강복하시어 죄를 용서하시고 위로해 주시며, 믿음을 굳게 하시고 영원한 구원을 베풀어 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다음에 모든 이는 조용히 돌아간다. 제대는 적당한 때에 다시 벗긴다.>
28. 이 장엄한 예식에 참석한 이는 저녁 기도(Vesperae)를 드리지 않는다.
오늘의 묵상
사람들이 베드로에게 “당신도 저 사람의 제자 가운데 하나가 아니오?” 하고 묻습니다. 그러자 그는 “나는 아니오.”라고 부인합니다. 이제 베드로에게 스승은 모르는 사람입니다. 베드로의 처지에서 보면 그토록 의지했던 스승은 베드로를 실망시켰습니다. 그에게 예수님께서는 무력하시기만 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매우 혼란스러웠습니다. 지금은 베드로에게 신앙의 어두운 밤입니다.
혼자 남아 있다는 고립감, 의지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외로움은 영혼이 거치는 정화의 과정입니다. 이러한 어두운 심연을 거쳐 하느님을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아기 예수의 데레사 성녀는 임종 전에 극심한 ‘신앙의 밤’을 체험합니다. 성녀는 주님께서 칠흑 같은 어두움으로 자신의 영혼을 휩쓸어 주님을 배반할 위기에까지 몰고 가셨다고 고백합니다. 성녀에게 이 ‘신앙의 밤’은 일 년 동안 지속되었습니다. 이렇게 성녀는 주님을 깊이 알고 사랑하기까지 혹독한 정화의 과정을 겪었습니다.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은 자신의 소명을 수행하면서 이런 정화의 과정을 겪게 됩니다. 부르심의 길은 칠흑 같은 어두운 밤을 헤쳐 나가는 여정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 영적인 싸움에서 인간의 나약함과 한계가 드러납니다. 그리고 손에 쥔 것을 모두 버리고 어깨의 힘을 모두 뺄 때 비로소 인간은 하느님께 의지할 수 있습니다. 오늘 밤은 베드로에게 배반의 밤이자, 영혼 정화의 밤이기도 합니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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