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파치아누스 주교의 ‘세례에 대한 강론’에서 | (Nn. 6-7: PL 13,1093-1094) |
주여, 누가 당신 같으리이까? |
43 그 누가 지혜로워 이 일을 좋이 살피며 * 주님의 자비를 깊이 깨칠꼬.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 |
후렴3의인은 주님의 자비를 보고, 기뻐하며 깊이 깨치나이다. |
○ 주여, 당신 자비가 하늘까지 이르고, ◎ 진실하심이 구름까지 닿나이다. |
제1독서 |
7 나만은 주님을 우러르고 하느님께서 구해 주시기를 기다리리라. 나의 하느님께서 내 소원을 들어주시기 바라면서. 8 원수들아, 우리가 이 꼴이 되었다고 좋아하지 마라. 지금은 쓰러졌지만, 일어설 날이 온다. 지금은 어둠 속에서 새우지만, 주께서 우리의 빛이 되어 주실 날이 온다. 9 우리는 주님께 죄를 얻었으니, 주께서 우리를 법으로 다스리시고 재판을 내리시기까지 그분의 진노를 참고 받아야 한다. 그러다가 마침내 우리에게 밝은 세상을 보이시면, 그제야 우리는 눈이 열려, 여태 해오신 일이 옳았음을 알게 되리라. 10 그제야 원수들도 눈이 열려, “너희 주 하느님이 어디 있느냐?”며 빈정거리던 일을 오히려 부끄럽게 여기리라. 원수들이 길바닥의 진흙같이 되는 꼴을 이 눈으로 보게 되리라. 11 너희가 성을 다시 쌓을 날, 너희의 국토가 넓혀질 그날이 온다. 12 그날이 오면, 아시리아에서 이집트까지, 띠로에서 유프라테스강까지, 이 바다에서 저 바다까지, 이 산에서 저 산에 이르는 곳곳에서 사람들이 너희에게 오리라. 13 국토가 이렇게 황폐해진 것은 도시 놈들의 비행 탓이다. 14 이 백성은 남에게 내줄 수 없는 하느님의 양 떼입니다. 그 지팡이로 이 백성을 보살펴 주십시오. 주변에 기름진 동산이 많은 데도 우거진 숲 속을 헤매는 외로운 양 떼를 그 옛날처럼 바산과 길르앗에서 풀을 뜯게 해주십시오. 15 이집트에서 나오실 때 보여 주신 놀라운 일을 다시 보여 주십시오. 16 제 힘을 자랑하는 뭇 민족들이 보고 어안이 벙벙하고 기가 막혀서 쥐구멍을 찾게 해주십시오. 17 흙이나 핥는 뱀의 꼴을 만드시고 땅바닥을 기어가는 벌레 신세가 되게 해주십시오. 겁에 질려 저희의 요새에서 나와 부들부들 떨며 우리 주 하느님께로 오게 하십시오. 주님 두려운 줄 알게 해주십시오. 18 하느님 같은 신이 어디 있겠습니까? 남에게 넘겨줄 수 없어 남기신 이 적은 무리, 아무리 못할 짓을 했어도 용서해 주시고, 아무리 거스르는 짓을 했어도 눈감아주시는 하느님, 하느님의 기쁨이야 한결같은 사랑을 베푸시는 일 아니십니까? 그러니 어찌 노여움을 끝내 품고 계시겠습니까? 19 마음을 돌이키시어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고 우리의 온갖 죄악을 부수어 주십시오. 깊은 바다에 쓸어 넣어 주십시오. 20 한 옛날 우리 선조들에게 맹세하신 대로 우리 야곱의 후손에게, 우리 아브라함의 후손에게, 거짓 없는 사랑, 한결같은 사랑을 베풀어 주십시오. |
제2독서 |
성 파치아누스 주교의 ‘세례에 대한 강론’에서 주여, 누가 당신 같으리이까? |
“우리가 흙으로 된 그 사람의 형상을 지녔듯이 하늘에 속한 그분의 형상을 또한 지니게 될 것입니다. 첫째 인간은 흙으로 만들어진 땅의 존재이지만 둘째 인간은 하늘에서 왔습니다.” 사랑하는 형제들이여, 우리가 이런 천상 인간으로 살아간다면 더 이상 죽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육신이 다 사그라진다 해도, 그리스도께서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 것이다.” 하고 말씀하신 것처럼 주님 안에 살게 될 것입니다. 주께서 증언해 주시듯이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 그리고 하느님의 모든 성도들이 지금 살아 있는 것이 확실합니다. 그들에 대해 주께서는 “그들은 모두 살아 있다. 주님은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살아 있는 이들의 하느님이다.” 하고 말씀하십니다. 또 사도 바오로는 자기 자신에 대해 말합니다. “나에게는 그리스도가 생의 전부입니다. 그리고 죽는 것도 나에게는 이득이 됩니다. 나는 이 세상을 떠나서 그리스도와 함께 살고 싶습니다.” “그러나 육체에 머물러 있는 동안에는 우리가 주님에게서 떠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는 보이는 것으로 살아가지 않고 믿음으로 살아갑니다.” 사랑하는 형제들이여, 이것이야말로 우리 믿음입니다. “만일 그리스도를 믿는 우리가 이 세상에만 희망을 걸고 있다면 우리는 누구보다도 가장 가련한 사람일 것입니다.” 여러분이 봅 수 있는 바와 같이 우리의 이승 생활은 그 수명에서 가축이나 짐승이나 새들과 다르지 않고 오히려 그것들보다 짧습니다. 사람에게 특유한 것은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영을 통하여 주신 것, 즉 영원한 생명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더 이상 범죄하지 않는 한에서입니다. 죄로 인해 죽음을 얻는 것처럼 올바른 생활로 인해 죽음을 피합니다. 생명은 죄로 말미암아 잃게 되고 거룩한 생활로 보존됩니다. “죄의 대가는 죽음이지만 하느님께서 거저 주시는 선물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사는 영원한 생명입니다.” 우리를 구속해 주신 분은 그리스도이십니다. 사도 바오로는 말합니다. “주께서는 우리의 잘못을 모두 용서해 주시고 여러 가지 달갑지 않는 조항이 들어 있는 우리의 빚 문서를 무효화하시고 그것을 십자가에 못박아 없애 버리셨습니다. 그리고 십자가로 권세와 세력의 천신들을 사로잡아 그 무장을 해제시키시고 그들을 구경거리로 삼아 끌고 개선의 행진을 하셨습니다.” 다윗이 말하듯 그분은 사로잡힌 이들을 풀어 주시고 우리의 사슬을 끊어 버리셨습니다. “주님은 억눌린 이 일으켜 주시며, 주님은 사로잡힌 이를 풀어 주시고, 주님은 소경의 눈을 열어 주시도다.” “주여, 당신은 내 사슬을 끊어 주셨으니, 찬미의 제사를 올리리이다.” 세례성사를 통하여 주님의 깃발 아래 모일 때 우리는 사슬에서 풀려나고, 그리스도의 피와 이름으로 말미암아 해방되었습니다. 사랑하는 형제 여러분, 우리는 오직 한 번 씻음 받고, 오직 한 번 해방되고, 오직 한 번 불멸의 나라로 들어갑니다. “복되다, 그 죄 사하여지고 그 허물 씻어진 이여.” 그러므로 여러분은 여러분이 받은 것에 굳게 매달리고 그것을 기쁘게 보존하며 이제 죄를 짓지 마십시오. 이 세례로 말미암아 얻은 순수함과 정결함을 주님의 날이 이를 때까지 간직하십시오. |
마침기도 |
기도합시다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천주여, 당신을 감히 우리 아버지라 부르오니, 우리 마음속에 자녀다운 효성을 박아 주시고, 마침내 언약하신 유산을 이어받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