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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

(성 대 그레고리오 교황의 ‘욥기 주해’에서)

성 대 그레고리오 교황의 ‘욥기 주해’에서 (Lib. 10,7-8. 10: PL 75,922. 925-926)
욥기에 의한 독서 11,1-20
후렴3주여, 일어나시어, 우리를 영영 버리지 마옵소서.
 주여, 활짝 개인 얼굴빛을 종에게 보이시고,
 당신의 규정을 내게 가르치소서.
제1독서
욥기에 의한 독서
1 나아마 사람 소바르가 말을 받았다.
2 말이 너무 많네, 듣고만 있을 수 없군.
입술을 많이 놀린다고 하여 죄에서 풀릴 줄 아는가?
3 자네의 지껄이는 소리를 듣고 누가 입을 열지 않으며
그 빈정거리는 소리를 듣고 누가 핀잔을 주지 않겠는가?
4 자네는 말하기를, “나의 믿음은 순수하여,
주님 보시기에도 흠이 없다.” 한다마는
5 행여나 하느님께서 자네를 깨우치시려고
입을 열어 답변해 주신다면 오죽이나 좋겠는가!
6 행여나 신비한 지혜를 열어 보여 주신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의 지혜에는 다른 면들이 감추어져 있다네.
자네가 죄를 잊어버린 것도 바로 하느님께서 하신 일이지.
7 자네가 하느님의 신비를 파헤칠 수라도 있단 말인가?
전능하신 분의 무한하심을 더듬을 수라도 있단 말인가?
8 하늘보다도 높은 그것에 어떻게 미치며
저승보다도 깊은 그것을 어찌 알 수 있겠는가?
9 그 신비는 땅 끝처럼 아득하고
그 무한하심은 바다처럼 넓다네!
10 그가 쫓아와서 고랑을 채워
불러내시는데 그 누가 거역하겠는가?
11 누구누구가 허황된 사람인지 다 알고 계시는 이,
그가 알아보지 못할 악이 어디에 있겠는가!
12 거짓된 사람도 제 정신이 들 때가 오는 법,
들 나귀도 길이 들지 않는가!
13 이제 마음의 고삐를 잡고 그에게 손을 내밀게.
14 악에서 손을 떼고
불의를 장막에서 몰아내게.
15 그리하면 자네도 아무 거리낌 없이 얼굴을 들고
아무 두려움 없이 떳떳하게 서게 될 것일세.
16 괴롭던 일은 다 잊혀져
흘러간 물처럼 기억에서 사라지겠지.
17 숨쉬는 나날은 대낮보다도 환해지고
어둠은 새 아침처럼 밝아질 것일세.
18 자신을 잃지 말게, 아직 희망이 있다네.
걱정 없이 마음놓고 자리에 들게.
19 자네의 단잠을 깨울 자가 없을 것이며
많은 사람이 자네 앞에서 굽실거릴 것일세.
20 악인은 그 눈이 흐려지고
도망칠 길마저 끊기리니,
남은 희망은 숨을 거두는 일뿐이리라.
제2독서
성 대 그레고리오 교황의 ‘욥기 주해’에서
이 문맥에서 말하는 하느님의 법이란 사랑이라는 뜻만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사랑을 통하여 우리가 생활의 계명을 어떻게 실천으로 옮겨야 하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진리이신 분께서 이 법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서로 사랑하여라. 이것이 내 계명이다.” 바오로 사도는 말합니다. “사랑은 율법의 완성입니다.” 그는 또 말합니다. “서로 남의 짐을 져주십시오. 그러면 그리스도의 법을 이룰 것입니다.” 우리가 사랑으로 형제의 짐을 져줄 때 사랑의 법이 완성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법이란 이런 사랑을 통해서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랑의 법은 다양합니다. “사랑은 끓는 열성으로 팽창되어 나아가 온갖 덕행 속에 들어갑니다. 사랑은 오직 두 계명에서 시작하지만 수많은 규정에까지 파급됩니다.”

바오로는 사랑의 법이 지니는 다양성을 잘 열거하고 있습니다. “사랑은 오래 참습니다. 사랑은 친절합니다. 사랑은 시기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자랑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무례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야심을 품지 않습니다. 사랑은 사욕을 품지 않습니다. 사랑은 성을 내지 않습니다. 사랑은 앙심을 품지 않습니다. 사랑은 불의를 보고 기뻐하지 아니하고 진리를 보고 기뻐합니다.”

사랑은 자기에게 가해지는 악을 침착하게 견디어 내기 때문에 “오래 참습니다.” 사랑은 관대하게 악을 선으로 갚기 때문에 “친절합니다.” 사랑은 현세에서 아무것도 탐내지 않고 세속적인 성공을 부러워하지 않기 때문에 “시기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내적인 상급을 열렬히 바라면서 외적인 재물을 놓고 뽐내지 않기 때문에 “자랑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오직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 안에서만 활동하고 정의의 법에 어긋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피하기 때문에 “무례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자기의 내적인 것에 대해 열성을 다하지만 남의 것은 절대로 탐내지 않기 때문에 “야심을 품지 않습니다.”

사랑은 이승에서 일시적으로 소유하는 것이 마치 자기 것이 아닌 양 그것에 대해 무관심하고 영원토록 자기 소유가 될 것 이외에는 그 어떤 것도 자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사욕을 품지 않습니다.” 사랑은 다른 이로부터 해를 당할 때 흥분하여 복수 행위를 드러내지 않고 자기 수고가 크면 클수록 더 위대한 상급을 받으리라 기대하기 때문에 “성을 내지 않습니다.” 사랑은 깨끗한 것에 마음을 두고 온갖 미움을 뿌리째 뽑아 버리면서 마음속에다 그것을 더럽힐 수 있는 것을 간직하지 않기 때문에 “앙심을 품지 않습니다.” 사랑은 사람들을 향해 애정만을 느끼고 자기를 대적하는 이들이 망할 때라도 그것을 기뻐하지 않기 때문에 “불의를 보고 기뻐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다른 이들을 자기 몸처럼 사랑하고 다른 이들이 잘되는 것을 볼 때 그것이 마치 자신의 이익이 늘어나는 듯 기뻐하기 때문에 “진리를 보고 기뻐합니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법은 다양합니다.
마침기도
기도합시다
주여, 비오니, 주께서 섭리하신 대로 이 세상을 평화의 길로 인도하시고, 또한 성교회로 하여금 평온한 가운데 주를 섬기며 즐기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