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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

(니사의 성 그레고리오 주교의 강론에서)하느님은 인간의 마음에서 찾아뵐 수 있습니다

2023년 7월 1일 토요일
 연중 제12주간 토요일   
니사의 성 그레고리오 주교의 강론에서
(Orat. 6 De beatitudinibus: PG 44,1270-1271)
하느님은 인간의 마음에서 찾아뵐 수 있습니다
사무엘 상권에 의한 독서 26,5-25
다윗이 사울을 너그러이 대해 주다
제1독서
사무엘 상권에 의한 독서---다윗이 사울을 너그러이 대해 주다
그 무렵 다윗이 5 사울이 진을 치고 있는 곳으로 가보니 사울이 넬의 아들 아브넬 사령관과 함께 누워 있었다. 사울은 전군이 둘러 진치고 있는 원형 진지 한가운데서 자고 있었던 것이다.

6 다윗은 헷 사람 아히멜렉과 스루야의 아들 요압의 형제인 아비새에게 누가 자기와 함께 사울의 진으로 내려가겠느냐고 물었다. “제가 내려가겠습니다.” 하고 아비새가 나섰다. 7 다윗은 그를 데리고 밤을 타서 적진으로 들어갔다. 그 곳에 이르러 그는 사울이 그 원형진지 안에서 머리맡에 창을 꽂아 놓고 잠들어 있는 것을 보았다. 아브넬이 거느린 군대도 사울을 둘러싸고 누워 자고 있었다.

8 이것을 보고 아비새가 다윗에게 말하였다. “하느님께서는 오늘 이 원수를 장군님 손에 부치셨으니 여기 이 창으로 그를 단번에 땅에 박아 놓겠습니다. 두 번 찌를 것도 없습니다.” 9 다윗이 아비새를 타일렀다. “그렇게 해치워서는 안된다. 누가 감히 주께서 기름 부어 세우신 어른에게 손을 대고 죄를 받지 않겠느냐?” 10 다윗은 다시 말을 이었다. “사울은 어차피 주께 얻어맞을 분이다. 때가 되어서 죽든지 싸움터에 내려가 최후를 마치든지 할 분이다. 11 내가 주께서 기름 부어 세우신 어른에게 손을 댔다가는 주님께 벌을 받으리라. 그러니 그의 머리맡에 있는 창과 물병만 가지고 가자.” 12 다윗은 사울의 머리맡에서 창과 물병을 가지고 빠져 나왔다. 주께서 그들을 모두 깊이 잠들게 하셨으므로 다윗을 본 사람도, 눈치챈 사람도 없었다.

13 다윗은 건너편으로 건너가 멀리 산꼭대기에 서서 14 적군을 향하여 넬의 아들 아브넬에게 소리쳤다. “아브넬아, 내 말이 들리지 않느냐?” 아브넬이 “왕께서 계신 데다 대고 소리치는 자가 누구냐?” 하며 대꾸하자 15 다윗이 호통을 쳤다. “너는 사내 대장부가 아니냐? 이스라엘에 너 같은 사내 대장부가 또 어디 있느냐? 그런데 이쪽에서 군인 하나가 네 상전인 왕을 해하려고 들어갔는데도 네 상전인 왕을 지키지 못하다니 16 네가 어찌 이럴 수 있느냐? 너희는 주께서 기름 부어 세우신 상전을 지키지 못했으니 너야말로 죽어 마땅한 놈이다. 왕의 머리맡에 있던 창과 물병이 어디 갔는지 당장 찾아보아라.”

17 사울이 다윗의 목소리를 알아보고 물었다. “내 아들 다윗아, 이것이 네 목소리가 아니냐?” 다윗은 “그렇습니다, 임금님.” 하면서 18 말하였다. “임금님께서 소자를 추적하시다니 웬일이십니까? 제가 무슨 짓을 했단 말씀입니까? 무슨 흉계라도 꾸몄다는 말씀입니까? 19 임금님께서는 이제 소자가 아뢰는 말씀을 들어주십시오. 만일 소자가 임금님의 손에 죽는 것이 주님의 뜻이라면 저는 기꺼이 제물이 되겠습니다. 그러나 만일 이것이 사람의 생각이라면 그들이 주님의 저주를 받을 것입니다. 그들은 지금 주께서 주신 이 땅에서 나를 쫓아내려는 것입니다. 가서 다른 신이나 섬기라고 하는 것입니다. 20 이제 주님 앞을 벗어난 이 땅에 제 피를 흘려야만 되겠습니까? 이스라엘왕께서 산으로 꿩을 잡으러 나서듯이 벼룩 한 마리를 찾아 나서신 것입니까?”

21 그러자 사울은 “내가 잘못했다. 내 아들 다윗아, 돌아오너라. 네가 오늘 내 목숨을 그렇게 소중하게 보아주었는데, 내가 어찌 다시 너를 해치겠느냐? 내가 미치지 않고서야 이렇게 엄청난 잘못을 저지를 수 있겠느냐?” 하면서 사과하였다. 22 다윗이 대답하였다. “여기 임금님의 창이 있습니다. 부하 하나를 보내시어 가져가십시오. 23 주께서는 누구든지 참되게 살기만 하면 그대로 갚아 주시는 분이십니다. 오늘 주께서 임금님을 제 손에 부치셨지만 저는 손을 댈 마음이 없었습니다. 임금님은 주께서 기름 부어 세우신 분이 아니십니까? 24 이렇게 제가 임금님의 목숨을 귀중하게 보아 드렸으니, 주께서도 제 목숨을 귀하게 여기시어 온갖 재난에서 구해 주실 것입니다.” 25 사울이 다윗에게 말하였다. “내 아들 다윗아, 너야말로 훌륭하구나. 네가 하려고 하면 무슨 일인들 못하겠느냐?” 다윗은 자기의 갈 길을 가고 사울은 궁으로 돌아갔다.
 
제2독서
(니사의 성 그레고리오 주교의 강론에서)하느님은 인간의 마음에서 찾아뵐 수 있습니다
육신의 건강은 인간 생활에서 가장 바람직한 것 중의 하나입니다. 그러나 참으로 행복한 사람은 어떻게 건강을 얻을 수 있는지 아는 사람이 아니고 실제로 건강하게 사는 사람입니다. 누가 건강의 가치에 대해 훌륭히 말하면서 병을 유발시키는 해로운 음식을 먹는다면 병으로 고통받는 그에게 건강에 관한 훌륭한 말이 무슨 소용 있겠습니까? 지금 설명하고 있는 것도 이런 식으로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행복한 사람이란 하느님에 대한 어떤 것을 아는 사람이 아니고 하느님을 자신 안에 모시는 사람이라고 주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마음이 깨끗한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하느님을 뵙게 될 것이다.” 내 생각으로 이 성서 말씀은 영혼의 눈이 깨끗해진 사람에게 하느님께서 당신 자신을 직접 보여 주신다는 뜻이 아니라고 봅니다. 놀라운 이 말씀은 주께서 성서 다른 곳에서 “하느님의 나라는 바로 너희 안에 있다.”고 말씀하실 때 좀더 명백히 표현하시는 바를 뜻한다고 봅니다. 즉, 모든 피조물에 대한 불의한 애착심에서 벗어난 사람은 이렇게 된 자신의 마음의 아름다움에서 하느님 본성의 모상을 보게 된다는 뜻입니다.

앞의 짧은 말씀에서 주님은 다음과 같은 충고의 말씀을 하고 계신다고 봅니다. “너희 인간 존재 안에는 참으로 선한 것을 보고 싶어하는 갈망이 있다. 그런데 너희가 하느님의 엄위는 하늘 위에 고양되어 있고 그 영광을 표현할 수 없으며 그 아름다움은 말로 다할 수 얼고 그 본성은 파악할 수도 볼 수도 없다는 말을 들을 때, 너희가 갈망하는 것을 직관하지 못한다고 해서 실망하지 말라. 열심하고 올바른 생활로써 마음에 붙어 있는 더러움을 씻어버린다면 너희 안에 하느님의 아름다움이 빛날 것이다.”

쇠붙이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숫돌로 녹을 다 벗겨내면 조금 전에 시커멓던 것은 빛나고 태양 빛을 받아 반짝일 것입니다. 이처럼 주님이 마음이라고 부르시는 내적 인간의 축축한 부패가 그 안에 나타나게 한 녹 같은 때를 닦아 없애 버린다면 그 내적 인간은 다시 원형과의 유사성을 되찾고 선하게 될 것입니다. 선 자체와 같이 되는 것은 틀림없이 선한 것입니다.

마음이 깨끗한 사람이 자신을 볼 때에 자신이 갈망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따라서 그는 자신의 순수성을 볼 때 그 모상을 통하여 원형을 볼 수 있게 되기 때문에 행복한 사람입니다. 예를 들면 거울을 통하여 태양을 보는 사람은 하늘 자체를 직접 보지 못하지만 태양을 직접 보는 사람 못지 않게 그 태양을 보는 것입니다. 이처럼 여러분도 여러분의 힘만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그 빛을 볼 수 없지만 원래 지니고 있는 그 모상의 아름다움과 은총으로 되돌아간다면 여러분 안에서 찾고 있는 것을 갖게 될 것입니다.

하느님은 완전히 순수하시고 죄악과 욕정이 없으시며 온갖 악에서 멀리 떨어져 계십니다. 이 모든 것이 여러분 안에 있으면 하느님은 틀림없이 여러분 안에 계십니다. 따라서 여러분의 영혼이 온갖 죄악에서 깨끗해지고 온갖 욕정에서 해방되어 모든 악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때 여러분의 시야가 밝아져 정밀한 눈을 갖게 되기 때문에, 행복한 사람이 되어 마음이 깨끗하지 못한 사람이 보지 못하는 것을 여러분은 깨끗해졌기에 보게 됩니다. 물질에 대한 애착심이 야기시킨 어둠은 여러분 영혼의 눈에서 제거되어 여러분의 마음은 깨끗한 하늘에서 빛나는 영상을 보게 됩니다. 그런데 마음이 보게 되는 영상이란 무엇입니까 ? 그것은 거룩함과 깨끗함과 단순함이고 하느님을 보여 주는 그분 본성의 찬란한 광채들입니다.
 
마침기도
기도합시다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천주여, 당신은 참 빛이시며 당신의 날은 영원하시나이다. 오늘 새 아침을 맞아 주님께 간구하오니, 우리 마음에서 죄의 그늘을 거두시고 다가오는 당신 빛의 광채를 비추어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