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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

(파우스티누스 루치페라누스 사제의 ‘삼위일체론’에서)그리스도는 영원히 왕이시고 사제이십니다

2023년 6월 25일 주일
 연중 제12주일(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파우스티누스 루치페라누스 사제의 ‘삼위일체론’에서
(Nn. 39-40: CCL 69,340-341)
그리스도는 영원히 왕이시고 사제이십니다
사무엘 상권에 의한 독서 16,1-13
다윗이 왕으로 축성되다

 

제1독서
사무엘 상권에 의한 독서----다윗이 왕으로 축성되다
그 무렵 1 주께서 사무엘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사울을 이스라엘 왕의 자리에서 파면시켰다고 해서 너는 언제까지 이렇게 슬퍼만 하고 있을 셈이냐? 기름을 뿔에 채워가지고 길을 떠나거라. 내가 너를 베들레헴에 사는 이새라는 사람에게로 보낸다. 그의 아들 가운데서 내가 왕으로 세울 사람을 하나 보아 두었다.”

2 사무엘이 “사울이 알면 저를 죽일 텐데 어떻게 갑니까?” 하고 여쭙자 주께서는, “암송아지 한 마리를 끌고 가거라. 주님께 제사를 드리러 왔다고 하면서 3 이새를 제사에 초청하여라. 그러면 네가 할 일을 내가 알려 주리라. 너는 내가 지적하여 일러주는 자에게 기름을 부어 그를 성별시켜 나에게 바쳐라.” 하고 이르셨다.

4 사무엘은 주께서 이르시는 대로 하였다. 그가 베들레헴에 다다르자 그 성읍의 장로들은 안절부절못하고 그를 맞으며 “언짢은 일로 오신 것은 아니겠지요?” 하고 물었다. 5 “아니오. 좋은 일로 왔소. 주님께 제사를 드리러 온 것이오. 그러니 모두들 목욕 재계하고 함께 제사 드리러 갑시다.” 이렇게 일러 놓고 사무엘은 이새와 그의 아들들을 목욕 재계시킨 다음 제사에 나오라고 초청하였다.

6 그들이 나타나자 사무엘은 엘리압을 보고 속으로 “바로 여기 주께서 기름 부어 성별하실 자가 있구나.” 하고 생각하였다. 7 그러나 주께서는 사무엘에게 “용모나 신장을 보지는 마라. 그는 이미 내 눈 밖에 났다. 하느님은 사람들처럼 보지 않는다. 사람들은 겉모양을 보지만 주님은 속마음을 들여다본다.” 하고 이르셨다. 8 다음으로 이새는 아비나답을 불러 사무엘 앞에 나와 서게 하였다. 그러나 사무엘은 “이 아들도 주께서 뽑으신 아들이 아니오.” 하고 말하였다. 9 이새가 다시 삼마를 보여드렸지만, 사무엘은 그도 주께서 뽑으신 아들이 아니라고 하였다.

10 이렇게 이새가 아들 일곱을 사무엘 앞에 나와 뵙게 하였다. 그러나 사무엘은 “이 아들 가운데는 주께서 뽑으신 아들이 없소.” 하고 11 이새에게 그 밖에 아들은 또 없느냐고 물었다. 이새가 “막내가 또 있긴 하지만 지금 양을 치고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자, 사무엘이 이새에게 “사람을 보내 데려오시오. 그가 올 때까지 우리는 식탁에 앉을 수가 없소.” 하고 일렀다. 12 이새가 사람을 보내어 데려온 그는 볼이 붉고 눈이 반짝이는 잘생긴 아이였다. 주께서 말씀을 내리셨다. “바로 이 아이다. 어서 이 아이에게 기름을 부어라.” 13 그리하여 사무엘은 기름 채운 뿔을 집어 들고 형들이 보는 앞에서 그에게 기름을 부었다. 그러자 주님의 영이 다윗에게 내려 그날부터 줄곧 그에게 머물러 있었다. 사무엘은 길을 떠나 라마로 갔다.
 
제2독서
(파우스티누스 루치페라누스 사제의 ‘삼위일체론’에서)그리스도는 영원히 왕이시고 사제이십니다
우리 구세주께서는 육신을 따라 참으로 “기름 부음 받은 이”가 되시어, 참된 왕, 참된 사제가 되셨습니다. 그분은 구세주로서 아무 부족함이 없도록 두 가지 신분을 다 지니셨습니다. 주님은 다음 성서 말씀에서 당신 자신이 왕이 되셨다고 말씀하십니다. “주는 당신의 거룩한 시온산 위에다 나를 임금으로 세우셨도다.” 그리고 다음 성서 구절에서 아버지께서는 당신 아드님의 사제적 품위를 증거하십니다. “너는 멜기세덱의 품위를 따라 영원한 사제이니라.” 옛적에 기름 부음 받아 최초로 사제가 된 사람은 아론이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구세주까지 계승으로써 사제직을 이어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도록 여기에서 “아론의 품위를 따라”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아론이 가졌던 사제직은 대대로 물려주는 것이었지만 우리 구세주의 사제직은 대대로 물려주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분은 영원토록 사제이십니다. 그래서 “너는 멜기세덱의 품위를 따라 영원한 사제”라고 말합니다.

그러므로 우리 구세주께서는 육신을 따라 왕이시고 사제이십니다. 그러나 그분께서 기름 부음 받으신 것은 영적인 것이고 육신적인 것이 아닙니다. 이스라엘의 왕들과 사제들은 육신적으로 기름 부음 받아 그 지위에 올랐습니다. 그렇지만 한 사람이 둘 다 되지는 않았습니다. 각자는 왕이든가 또는 사제이든가 했습니다. 율법을 완성시키지 위해 오신 그리스도께서만 만사에 있어 완성과 충만이 있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개인으로서 둘 다 될 수는 없었지만 육신적으로 기름 부음 받아 왕이나 사제로 축성된 이들은 “그리스도” 곧 “기름 부음 받은 이”라 하였습니다. 한편, 참으로 “그리스도” 곧 “기름 부음 받은 이”이신 우리 구세주께서는 당신에 관해 기록된 것을 이루시려고 육신적으로가 아니라 성령으로 기름 부음 받으셨습니다. “하느님이, 당신의 하느님이 즐거움의 기름으로 당신의 동료들보다 당신을 바르셨나이다.” 주님은 성령을 뜻하는 즐거움의 기름으로 기름 부음 받으셨기 때문에 당신 동료들보다 더 위대한 기름 부음을 받으셨습니다.

이것을 주님 친히 확인하셨습니다. 주님께서 이사야 예언서의 두루마리를 받아 드시고 “주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으셨기에 주님의 성령이 나에게 내리셨다.”라는 대목을 읽으셨을 때 듣고 있던 사람들에게 그 예언이 성취되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사도들의 으뜸인 베드로도 “그리스도”이신 구세주께서 부음 받으신 크리스마는 성령 즉 하느님의 능력이라고 가르쳤습니다. 사도행전에서 그는 지극히 충실하고 자비로운 백부장인 고르넬리오에게 다른 여러 가지 가운데서 이것을 말했습니다. “요한이 세례를 선포한 이래 갈릴래아에서 비롯하여 온 유다 지방에 걸쳐서 일어났던 나자렛 예수에 관한 일들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분에게 성령과 능력을 부어 주셨습니다. 그래서 그분은 두루 다니시며 좋은 일을 해주시고 악마에게 짓눌린 사람들을 모두 고쳐 주셨습니다.”

우리가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여기서 베드로는 인간인 예수께서 “성령과 능력”으로 부음 받았다고 말합니다. 그러므로 인간인 예수께서 참으로 “기름 부음 받은 이” 즉 “그리스도”가 되셨고, 성령의 기름 부음으로 영원히 왕이시고 사제이십니다.
 
사은찬미가
찬미하나이다 우리 천주여 *
주님이신 당신을 찬미하나이다.

영원하신 아버지를 *
온 세상이 삼가 받들어 모시나이다.

모든 천사 하늘들과 그 모든 능한 이들 +
케루빔과 세라핌이 *
끊임없이 목청을 높이어 노래부르오니,

거룩하셔라 거룩하셔라 *
온 누리의 주 천주 거룩도 하시어라.

엄위로운 당신의 영광 *
하늘과 땅에 가득도 하시어라.

영광에 빛나는 사도들의 대열 *
그 보람 뛰어나신 선지자의 대열,

눈부시게 무리진 순교자들이 *
아버지를 높이 기려 받드나이다.

땅에서는 어디서나 거룩한 교회가 *
그 엄위 한량없는 아버지를,

뫼셔야 할 친아드님 당신 외아드님을 *
아울러 위로자 성령을 찬미하나이다.

영광의 임금이신 그리스도여 *
당신은 아버지의 영원하신 아드님,

인간을 구하시려 몸소 인간이 되시고자 *
동정녀의 품안을 꺼리지 않으셨나이다.

죽음의 가시를 쳐버리시고 *
믿는 이들에게 천국을 열어 주셨나이다.

지금은 천주의 오른편 아버지의 영광 안에 계시어도 *
심판하러 오시리라 우리는 믿나이다.

보배로운 피로써 구속받은 당신 종들 *
우리를 구하시기 비옵나니,

우리도 성인들과 한몫에 끼어 *
영원토록 영광을 누리게 하소서.

¶ 주여 당신 백성을 구원하시고 *
당신의 기업을 강복하소서.

그 백성 당신이 다스리시고 *
영원까지 그들을 이끌어 주소서.

나날이 주님을 기리는 우리 *
세세 대대 당신 이름 기리오리다.

비오니 주여 우리를 지키시어 *
이날에 죄 없도록 하여 주소서.

우리를 불쌍히 여겨 주소서 *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주여 당신 자비를 우리에게 내리시어 *
당신께 바란 대로 되게 하소서.

주여 우리 당신께 바랐사오니 *
영원토록 부끄럼이 없으리이다.

¶ 이 부분은 생략할 수도 있다.
마침기도
기도합시다
우리를 변함없이 사랑하시고 끊임없이 다스리시는 주여, 우리로 하여금 항상 당신의 거룩한 이름을 두려워하며, 사랑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