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아우구스티노 주교의 ‘고백록’에서 | (Lib. 10,1.1-2.2; 5.7: CCL 27,155. 158) |
제1독서 |
욥기에 의한 독서---욥의 탄식 |
1 마침내 욥이 먼저 입을 열어 자기의 생일을 저주하며 2 부르짖었다. 3 내가 태어난 날이여, 차라리 사라져 버려라. 사내아이를 배었다고 하던 그 밤도 사라져 버려라. 4 그날이여, 어둠에 뒤덮여 위에서 하느님이 찾지도 않고 아예 동트지도 말아라. 5 칠흑 같은 어둠이 그날을 차지하여 구름으로 덮고 해는 그 빛을 잃게 하여 그날을 공포 속에 몰아넣어라. 6 그 밤은 흑암에 빠져 한 해의 나날에 끼이지도 말고 다달의 계수에도 들지 말아라. 7 아 - 아무도 잉태할 수 없어 환성을 잃은 밤이 되어라. 8 날을 저주하는 자들아 레비아단을 깨울 수 있는 자들아 그 밤을 저주하여라. 9 그 밤엔 새벽 별들도 빛을 잃고 기다리는 빛도 나타나지 말고 새벽 햇살도 아예 퍼지지 말아라. 10 나의 모태가 그 문을 닫지 않아 내 눈이 마침내 고난을 보게 되었구나. 11 내가 어찌하여 모태에서 죽지 아니하였으며 나오면서 숨지지 아니하였는가? 12 어찌하여 나를 받을 무릎이 있었고 어찌하여 내가 빨 젖이 있었던가? 13 나 지금 누워서 안식을 누릴 터인데. 잠들어 쉬고 있을 터인데. 14 저 허물어진 성터에 궁궐을 세웠던 지상의 왕들과 고관들과 나란히! 15 황금을 자랑하고 은으로 집을 채웠던 성주들과 나란히! 16 나는 어찌하여 낙태되어 묻힌 핏덩이가 되지 못하였는가? 빛도 보지 못한 벌거숭이가 되지 못하였는가? 17 그곳은 악당들이 설치지 못하고 삶에 지친 자들도 쉴 수 있는 곳, 18 포로들도 함께 안식을 누릴 수 있고 노예를 부리는 자들의 욕설도 들리지 않는 곳, 19 낮은 자와 높은 자의 구별이 없고 종들이 주인의 손아귀에서 풀려 나는 곳. 20 그런데, 어찌하여 고달픈 자에게 빛을 주시고 괴로운 자에게 생명을 주시는가? 21 죽고 싶지만 죽을 수조차 없어 보물을 찾듯 파헤치다가 22 묘지의 돌만 보여도 반갑고 무덤이라도 만나면 기뻐 소리친다! 23 빠져 나갈 길은 앞뒤로 막히고 하느님께 영락없이 갇힌 몸, 24 나 이제 한숨이나 삼키고 흐느낌이나 마시리니 25 두려워하여 떨던 것이 들이닥쳤고 무서워 하던 것이 마침내 오고야 말았다. 26 평화, 평안, 안식은 간 곳이 없고 두려움만이 끝없이 밀려 오는구나. |
제2독서 |
(성 아우구스티노 주교의 ‘고백록’에서)당신을 붙들고 오직 당신만으로 나와 당신을 기껍게 하고 싶사옵니다. 주여, 나는 있는 그대로 당신 앞에 드러나 있나이다 |
나를 아시는 분이시여, 내가 당신께 알려졌음같이 나도 당신을 알았으면 싶사옵니다. 내 영혼의 힘이시여, 당신이 이 안으로 들어오사 이를 당신께 맞추시와, 때 없고 구김살 없는 영혼을 가지시고 차지하소서. 이것이 내 절원이기에 말씀 드리는 바이오니 이 절원 속에 즐거울 때마다 나는 옳게 즐거워 하는 것입니다. 이승의 여남은 일들은 더 슬플수록 덜 슬퍼해야 되고, 덜 슬플수록 더 슬퍼해야 되나이다. “당신이 진리를 사랑하셨고” “무릇 그를 행하는 자 빛에로 나아오느니” 나도 이를 하고자 하나이다. 당신 앞에선 마음으로 고백함으로써, 여러 증인들 앞에선 이 글발로써. 그러하오나 주여, 당신 눈앞엔 인간 양심의 심연조차 환히 드러나 있거늘 설사 내 고백하고자 아니한단들 당신 모르실 무엇이 내 안에 있사오리까. 내게서 당신을 숨길 수는 있을망정 당신에게서 나를 숨길 수야 없지 않사옵니까. 내 한숨이 증명하듯 내가 내게 싫어진 지금에 와선 당신이 빛이시고, 당신이 내 기쁨, 내 사랑, 내 원이실 뿐, 나는 자신이 부끄러워 나를 버리고, 당신을 붙들고는 오직 당신만으로 나와 당신을 기껍게 하고 싶사옵니다. 주여, 나는 있는 그대로 당신 앞에 드러나 있고, 무슨 뜻으로 당신께 고백하는지도 이미 여쭈었나이다. 육체의 말이나 소리 아닌 영혼의 말, 당신 귀가 아시는 마음의 외침으로 고백하오니 악할 때의 고백은 다만 내가 미운 점이요, 착할 때의 고백은 착함을 내게 돌리지 않음이니이다. 주여, 당신이 의인을 축복하시되 먼저 불신자, 그를 의화시키시는 까닭이오니다. 그러기 주시여, 당신 앞에서의 내 고백이 잠잠하고도 잠잠하지 않으오니, 소리로는 잠잠하나 정으로는 소리치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먼저 들으시지 않고는 한마디도 옳은 소리를 사람들에게 내가 할 수 없고, 당신이 먼저 내게 말씀하심이 없이는 나한테서 그런 소리를 들으실 수 없으시나이다. 주여, 나를 심판하시는 분은 당신뿐이시니 아무도 사람의 속을 알지 못하고, 다만 인간 안에 있는 그 정신만이 안다고는 하여도 안에 있다는 인간의 정신조차 알지 못하는 그 무엇이 있나이다. 하오나 당신은 그를 창조해 주셨기에 그의 모든 것을 알고 계시나이다. 나는 비록 당신 앞에서 스스로를 재와 티끌로 여기고 업신여기오나 나를 모르는 대신에 당신에 대하여는 겨우 무엇을 알고 있습니다. “지금 거울을 통하여 어슴푸레 볼” 따름이요, 아직은 “얼굴과 얼굴을 맞대고” 보지 못하는지라, 이러하옵기 당신에게서 멀리 나그네 하는 동안은 당신보다도 내가 가까이 느껴지나이다. 그럴지라도 절대 당신을 범할 수 없는 줄은 아오나, 어느 유혹이든 물리칠 수 있고 없음을 나는 알지 못하나이다. 오직 희망이 있삽기는 “당신이 미쁘시사 힘에 겨운 유혹을 당하게 아니하시니 오히려 유혹을 당할 때에도 피할 길을 마련하시어 능히 감당하게 해주시기” 때문이니다. 그럼 고백하리이다. 내게 대한 아는 것도 모르는 것도 고백하리이다. 나 대해 아는 것은 당신이 비추시와 아는 것, 나 대해 모르는 것은 내 어둠이 당신 앞에서 한낮처럼 될 그때까지 모르는 것. |
마침기도 |
기도합시다 주여, 비오니, 주께서 섭리하신 대로 이 세상을 평화의 길로 인도하시고, 또한 성교회로 하여금 평온한 가운데 주를 섬기며 즐기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
'강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 유스티노와 그 동료들의 순교사기에서)저는 그리스도인들의 참된 가르침을 받아들였습니다 (0) | 2023.06.02 |
---|---|
(성 베다 사제의 강론에서) 마리아는 자신 안에서 활동하시는 주님을 찬송하십니다. (0) | 2023.05.31 |
(거룩한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제3회기를 마치며 한 성 바오로 6세 교황의 훈화에서) 교회의 어머니로,가장 사랑하는 어머니로 부르는 온 그리스도교 백성의 어머니로 선언 (0) | 2023.05.29 |
(성 이레네오 주교의 저서 ‘이단자를 거슬러’에서) 성령을 보내심 그 하늘에서 모든 민족에게 협조자를 보내셨습니다 (1) | 2023.05.28 |
(6세기 아프리카의 어느 교부의 강론에서) 하나의 교회는 일치된 가운데 각가지 외국어로 말합니다. (2) | 2023.05.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