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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

(스텔라 수도원의 복자 이사악 아빠스의 강론에서)그리스도께서는 교회 없이 용서해 주시기를 원치 않으십니다

스텔라 수도원의 복자 이사악 아빠스의 강론에서 (Sermo 11: PL 194,1728-1729)
그리스도께서는 교회 없이 용서해 주시기를 원치 않으십니다
애가에 의한 독서 3,1-33
애통과 희망
제1독서
애가에 의한 독서----애통과 희망
1 노여워 때리시는 매를 맞아
온갖 고생을 다 겪은 사람,
2 이 몸을 주께서 끌어내시어
칠흙 같은 어둠 속을 헤매게 하시는구나.
3 날이면 날마다 이 몸만 내려치시는구나.
4 뼈에 가죽만 남았는데, 뼈마저 부서뜨리시고
5 돌아가며 성을 쌓아 가두시고
정수리에 저주를 퍼부으시어
6 먼 옛날에 죽은 사람처럼
어두운 곳에 처넣어 두셨구나.
7 무거운 사슬로 묶어 울안에 가두셨으니
나 어찌 빠져 나갈 수 있겠는가.
8 아무리 살려 달라고 울부짖어도
주께서는 이 간구마저 물리치시고,
9 도리어 돌담을 쌓아 앞길을 가로막으시는구나.
10 주께서 곰처럼, 숨어 엎드린 사자처럼 나를 노리시며
11 앞길에 가시덤불을 우거지게 하여
내 몸을 갈가리 찢게 하시고,
12 나를 과녁으로 삼아
화살을 메워 쏘시는구나.
13 당신의 살통에서 뽑아 쏘시는 화살이 내장에 박혀
14 날마다 뭇 사람에게 웃음거리, 놀림감이 되었다.
15 쓴 풀만 먹이시고,
소태 즙만 마시게 하셨다.
16 주께서 돌멩이로 내 이를 부수시고
나를 땅에다 짓밟으시니
17 나는 언제 행복하였던가, 나의 넋은 평안을 잃었는데.
18 “나의 영광은 사라졌고,
주님께 바라던 것이 모두 물거품이 되었다.” 하며
19 쫓기는 이 처참한 신세
생각만 해도 소태를 먹은 듯
독약을 마신 듯합니다.
20 주여, 이 몸 잊지 마시고, 굽어살펴 주십시오.
21 이것을 마음에 새기며 두고두고 기다리겠습니다.
22 주님의 사랑 다함 없고
그 자비 가실 줄 몰라라.
23 그 사랑, 그 자비 아침마다 새롭고
그 신실하심 그지없어라.
24 “나의 몫은 곧 주님이시라.” 속으로 다짐하며
이 몸은 주를 기다리리라.
25 주께서는 당신을 바라며 찾는 사람에게
사랑을 베푸신다.
26 주께서 건져 주시기를 조용히 기다리는 것이
좋은 일이다.
27 젊어서 멍에를 메는 것이 좋은 일이다.
28 주께서 메우신 것이니 잠자코 있어라.
29 입을 땅에 대고 있어라.
행여 앞날이 트일지 아느냐?
30 누가 때리거든 뺨을 돌려 대어라.
누가 욕하거든 달게 받아라.
31 주께서는 마냥 내버려두시지는 않으신다.
32 주께서는 사랑이 그지없으시어
심하게 벌하시다가도 불쌍히 여기신다.
33 사람이 미워서 괴롭히거나
벌하지는 않으신다.
2022.9.9 금요일
제2독서
 
하느님께만 유보된 것이 두 가지 있습니다. 즉, 죄를 고백함으로써 바쳐지는 영예와 죄를 용서해 주는 권한입니다. 우리는 그분께 죄의 고백을 해야 하고 그분에게서 죄 사함을 기대해야 합니다. 하느님만 죄를 용서해 주실 수 있기 때문에 그분에게 죄를 고백해야 합니다. 그런데 전능하신 분이 약한 이와, 지존하신 분이 겸손한 이와 혼인하셨을 때, 노예였던 이를 여왕으로 만드시고 그분의 발 밑에 있던 이를 자기 늑방의 위치로 올리셨습니다. 그녀는 그분의 늑방에서 나와 그분과 혼인하였습니다.

그리고 아버지와 아드님은 본성상 하나이시므로 아버지의 모든 것이 아드님의 것이고 아드님의 모든 것이 아버지의 것인 것처럼, 신랑도 신부에게 모든 것을 주시고 신부를 당신 자신과 아버지와 하나가 되게 하심으로 신부의 모든 것을 공유하셨습니다. 아드님은 신부를 위해 아버지께 바치는 기도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아버지, 아버지와 제가 하나인 것처럼 이 사람들도 우리와 하나가 되게 하소서.”

그러므로 신랑은 아버지와 하나가 되시는 것이고 신부와 하나가 되시는 것입니다. 신랑은 신부의 본래의 것과 조화되지 않는 것을 모두 십자가에 못박음으로써 제거하셨습니다. 십자가 위에서 그녀의 죄를 걸머지시어 그 죄를 십자가 위에서 없애 버리셨습니다. 또 본성상 신부에게 속하는 것을 취하여 옷 입으셨고 당신이 본성상 하느님으로서 지니고 계신 것을 신부에게 선물로 주신 것입니다. 한마디로 신부의 것은 신랑의 것이 될 수 있도록 아드님은 마귀의 것을 없애 버리시고 사람의 것을 취하시며 하느님의 것을 주셨습니다. 이 때문에 죄가 조금도 없고 그 입에 간계가 조금도 없으신 분이 “내 힘이 다하오니, 주여, 가엾이 보아주소서.” 하고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신부의 나약성을 취하신 신랑은 그의 슬픔도 취하시고 모든 것이 신랑과 신부의 것이 되었습니다. 바로 이 점에서 죄를 고백함으로써 바쳐지는 영예와 죄를 용서해 주시는 권한도 신랑과 신부의 것이 됩니다. 따라서 “사제에게 가서 네 몸을 보여라.”고 말하게 되었습니다.

교회는 그리스도 없이 죄를 용서해 줄 수 없고 그리스도께서는 교회 없이 용서해 주시기를 원치 않으십니다. 교회는 회개하는 사람, 즉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은총으로 손을 대주신 사람 외에는 아무도 용서해 줄 수 없습니다. 또 그리스도께서는 교회를 멸시하는 사람의 죄를 용서해 주고 싶어하지 않으십니다. “하느님께서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됩니다.” “이 말씀은 참으로 심오한 진리가 담겨져 있는 말씀입니다. 나는 이 말씀이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를 말해 준다고 봅니다.”

그러므로 머리를 몸에서 갈라놓아서는 안됩니다. 그렇게 되면 그리스도는 완전치 못할 것입니다. 그리스도는 교회 없이 완전치 못하시고 교회는 그리스도 없이 완전치 못합니다. 온전한 그리스도, 완전한 그리스도는 머리와 몸입니다. “그래서 하늘에서 내려온 사람의 아들 외에는 아무도 하늘에 올라간 일이 없다.”고 복음사가는 말합니다. 이분만이 죄를 용서해 주실 수 있는 분이십니다.
 
마침기도
기도합시다
우리를 구원하시어 당신의 자녀 되는 자격을 주신 천주여, 사랑하시는 당신의 자녀들을 인자로이 굽어보시고, 그리스도를 믿는 신자들에게 참된 자유와 영원한 유산을 베풀어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