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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의 ‘예비자 교리’)그리스도의 피의 힘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의 ‘예비자 교리’에서 (Cat. 3,13-19: SCh 50,174-177)
그리스도의 피의 힘
히브리인들에게 보낸 편지에 의한 독서 9,11-28
대사제이신 그리스도는 단 한 번 지성소에 들어가셨다
제1독서
히브리인들에게 보낸 편지에 의한 독서------대사제이신 그리스도는 단 한 번 지성소에 들어가셨다
형제 여러분, 11 그러나 그리스도께서는 이미 존재하는 모든 좋은 것을 주관하시는 대사제로 오셨습니다. 그분이 사제로 일하시는 성전은 더 크고 더 완전한 것이며 사람의 손으로 만든 것이 아닙니다. 말하자면 창조된 이 세상에 속하여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12 그리스도는 단 한 번 지성소에 들어가셔서 염소나 송아지의 피가 아닌 당신 자신의 피로써 우리에게 영원히 속죄받을 길을 마련해 주셨습니다. 13 부정한 사람들에게 염소나 황소의 피와 암송아지의 재를 뿌려도 그 육체를 깨끗하게 하여 그들을 거룩하게 할 수 있다면 14 하물며 성령을 통하여 당신 자신을 하느님께 흠 없는 제물로 바치신 그리스도의 피는 우리의 양심을 깨끗하게 하는 데나 죽음의 행실을 버리게 하고 살아 계신 하느님을 섬기게 하는 데 얼마나 큰 힘이 되겠습니까?

15 그러므로 그리스도는 새로운 계약의 중재자이십니다. 그분은 사람들이 먼젓번 계약 아래서 저지른 죄를 용서받게 하시려고 죽으셨습니다. 따라서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이 하느님께서 약속해 주신 영원한 유산을 이어받게 되었습니다. 16 상속에 관한 유언이 효력을 내려면 그 유언을 한 사람의 죽음이 확인되어야 합니다. 17 유언이라는 것은 유언을 한 사람이 죽어야 효력이 있는 것이지 그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아무 효력이 없습니다. 18 그래서 사실은 먼젓번 계약도 피를 가지고 맺었던 것입니다. 19 모세는 율법에 있는 모든 계명을 온 백성에게 선포할 때에 송아지 피와 물을 가져다가 박하 묶음과 붉은 양털로 계약의 책과 온 백성에게 뿌렸습니다. 20 그리고는 “이것은 하느님께서 여러분과 맺으신 계약의 피입니다.” 하고 말했습니다. 21 또 같은 모양으로 그는 천막 성전과 예배 의식에 쓰이는 모든 기구에도 피를 뿌렸습니다. 22 율법에 따르면 피로써 깨끗해지지 않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피 흘리는 일이 없이는 죄를 용서받지 못합니다.

23 하늘에 있는 것들을 본떠 만든 것들은 이런 의식으로 정결하게 만들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늘에 있는 것들은 그보다도 더 나은 제물로 정결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24 그리스도께서는 인간이 하늘의 참 성소를 본떠서 만든 지상의 성소에 들어가신 것이 아니라 우리를 위해서 하느님 앞에 나타나시려고 바로 그 하늘의 성소로 들어가신 것입니다. 25 대사제는 해마다 다른 짐승의 피를 가지고 성소에 들어가야 하지만 그리스도께서는 그렇게 번번이 당신 자신을 바치실 필요가 없었습니다. 26 그분이 몸을 여러 번 바쳐야 한다면 그분은 천지 창조 이후 여러 번 고난을 받으셨어야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그분은 이 역사의 절정에 나타나셔서 단 한 번 당신 자신을 희생 제물로 드리심으로써 죄를 없이 하셨습니다. 27 사람은 단 한 번 죽게 마련이고 그 뒤에는 심판을 받게 됩니다. 28 그리스도께서도 단 한 번 당신 자신을 제물로 바치셨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의 죄를 없애 주셨고 다시 나타나실 때에는 인간의 죄 때문에 다시 희생 제물이 되시는 일이 없이 당신을 갈망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구원을 가져다 주실 것입니다.
 
제2독서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의 ‘예비자 교리’)그리스도의 피의 힘
형제 여러분, 그리스도의 피가 지니는 힘을 알고 싶습니까? 그 피에 대해서 성서가 미리 말한 옛 상징들과 이집트의 고대 이야기를 기억합시다.

모세는 “일년 된 어린 양을 잡고, 그 피를 문설주에다 뿌리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모세여! 무슨 일입니까? 이성이 없는 양의 피가 이성을 갖춘 인간을 구속할 수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양의 피는 인간을 구속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그저 피이기 때문이 아니라 주님의 피를 표시하는 상징이기 때문입니다. 형제 여러분, 원수가 옛적에 그렇게 했다면 오늘날에도 그리스도의 성전의 문인 신자들의 입술을 상징적인 피가 아니라 참된 어린양의 피로 바른 것을 보면 아무런 해를 끼치지 못하고 지나갈 것입니다.

이 피가 지니고 있는 또 다른 힘에 대해 좀더 깊이 알고 싶습니까? 먼저 그 피가 어디서 나왔으며 그 피의 원천이 어디 있는지 생각해 보십시오. 이 피는 십자가에서 나왔으며 그 원천은 주님의 옆구리입니다. 요한 복음사가가 말한 대로 주님이 돌아가신 후 아직 십자가 위에 매달려 계실 때, 한 병사가 가까이 가서 창으로 옆구리를 찔렀더니 거기서 물과 피가 흘러 나왔습니다. 물은 세례의 상징이고 피는 성체의 상징입니다. 그런데 병사가 옆구리를 찌르고 거룩한 성전의 문을 열어 주었지만, 나는 그 속에 숨은 보배를 발견하고 발견된 그 빛나는 보배를 가지고 몹시 기뻐합니다. 양도 마찬가지입니다. 유다인들이 양을 잡았지만, 그 제사의 열매를 내가 얻게 되었습니다.

그 옆구리에서 피와 물이 흘러 나왔습니다. 형제 여러분, 이 위대한 신비를 너무 수월하게 다루지 맙시다. 이 점에 있어서 또 한 가지의 신비적인 의미를 설명하고자 합니다. 위에서 이 피와 물은 세례와 성체를 표시한다고 말했습니다. 교회는 이 두 가지 성사로써 건설되었습니다. 즉 새로 태어나게 하는 물과 새롭게 하는 성령 즉 옆구리에서 세워진 성세성사와 성체성사로 교회가 건설된 것입니다. 아담의 옆구리에서 하와가 생긴 것처럼 그리스도께서는 당신 옆구리에서 교회를 세우신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가 “우리는 그 뼈에서 나왔으며 그 몸의 지체들이다.”라고 증언하는 것은 그 옆구리를 두고 말한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아담의 옆구리에서 여자를 만드신 것처럼, 그리스도께서는 교회를 세우시기 위해서 당신 옆구리에서 흘러나온 그 피와 물을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또한 잠자던 아담의 갈빗대를 뽑으신 것처럼 그리스도께서는 죽으신 다음 우리들에게 물과 피를 주셨습니다.

형제 여러분, 그리스도께서 당신 신부인 교회와 얼마나 긴밀히 일치되었고 얼마나 귀한 양식으로 교회를 먹이시는지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는 똑같은 양식으로 태어나 자랐습니다. 여자가 자연적인 정으로 자기가 낳은 아기에게 자기 피와 젖을 먹이려고 하는 것처럼, 그리스도께서도 당신이 낳으신 이들을 당신 피로 항상 키워 주십니다.
 
마침기도
기도합시다
주여,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는 당신을 원수의 손에 내맡기시고 십자가의 고난을 겪으시는 것을 주저하지 않으셨으니, 당신 가족인 우리를 굽어보소서. 성자께서는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나이다. ◎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