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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

(십자가의 성 요한 사제의 ‘영적 찬가’)그리스도 예수 안에 감추어진 신비의 지식

십자가의 성 요한 사제의 ‘영적 찬가’에서 (Red. B, str. 36-37, Edit. E. Pacho, S. Juan de la Cruz, Obras completas, Burgos, 1982, pp.1124-1135)
그리스도 예수 안에 감추어진 신비의 지식
거룩한 학자들이 발견하고 이 생활 상태에 다다른 영혼들이 알게 된 신비와 경이가 많지만 아직도 그들이 말할 것과 이해해야 할 것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리스도 안에는 들어가야 할 깊은 데가 많습니다.

그리스도는 아무리 깊이 파 들어가도 끝에 도달할 수 없는 풍부한 광산과 같습니다. 그 안에는 보화를 매장하고 있는 광맥들이 허다하여 매번 여기저기에서 새 보화와 새 광맥을 찾아냅니다.

이 때문에 성 바오로는 그리스도에 대해 “그 속에는 지혜와 지식의 온갖 보화가 감추어져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영혼이 먼저 내외적 고통이라는 작은 문을 통해서 영적 지혜로 들어가지 않는다면 앞서 말한 대로 이 보화 속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거기에 이르지도 못합니다. 우리가 현세에서 그리스도의 신비에 대해 알게 될 수 있는 것마저 먼저 아는 고통을 당하거나 하느님께로부터 수많은 영적이고 감각적인 은혜를 받거나 또는 많은 영적 수련을 미리 하지 않는다면 그것을 알 수 없습니다. 그런데 하느님께로부터 받는 이 모든 은혜들은 그리스도의 지혜에 다다르기 위한 선결 조건에 지나지 않으므로 이것들은 그리스도의 신비에 대한 지혜보다 더 낮은 은혜들입니다.

영혼이 고통에다 위로와 열망을 두지 않거나 또는 여러 겹으로 된 고통의 숲 속을 거치지 않고서는, 여러 겹으로 된 하느님 보화의 울창함과 지혜에 결코 이르지 못함을 우리가 단 한 번 결정적으로 깨달았으면 합니다. 또한 신적 지혜를 참으로 갈망하는 영혼은 거기에 다다르기 위해 십자가의 숲 속에서 고통받는 것을 원해야 함을 깨달았으면 합니다.

이 때문에 성 바오로는 에페소인들에게 다음과 같이 권고합니다. “환난에서 실망하지 말고 힘을 돋구어 사랑에 뿌리를 박고 사랑을 기초로 하여 살아감으로써 모든 성도들과 함께 하느님의 신비가 얼마나 넓고 길고 높고 깊은지를 깨달아 알고 인간의 모든 지식을 초월한 그리스도의 사랑을 알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이렇게 해서 여러분이 완성되고 하느님의 계획이 완전히 이루어지기를 빕니다.” 하느님 보화의 지혜에 들어가게 하는 문은 십자가라는 문입니다. 그 문은 좁습니다. 그것을 통해서 들어가고 싶어하는 이들은 적지만 그것을 통해서 다다를 수 있는 행복을 바라는 이들은 많습니다.
 
마침기도
기도합시다
성 요한 사제를 통하여 완전한 극기와 십자가에 대한 사랑의 탁월한 모범을 보여 주신 천주여, 우리도 그를 항상 충실히 본받으며 당신의 영광을 직접 영원히 뵈옵는 행복에 이르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 주님을 찬미합시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