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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타리/감동순간 그림과 사진

[스크랩] 친퀘테레

혹 밀라노나 제노바에 간다면, 해변마을 친퀘테레에 들릴 일이다. 마을 해변에서의 소박한 휴식, 바닷가 절벽을 하염없이 걷는 몽환적인 체험을 좇는다면 친퀘테레에 꼭 가볼 일이다. 밀라노에서 제노바를 경유해 덜컹거리는 열차를 타고 서쪽 리비에라 해변으로 두시간쯤 달리면 친퀘테레에 닿는다. 마을은 사실 몇년 전만 해도 이름조차 생경한 외딴 곳이었다. 밀라노를 스쳐간 여행자들은 대부분 피렌체와 로마를 잇는 이탈리아 중부 도시들에 현혹되거나, 동쪽 베네치아로 발길을 옮기는 일이 다반사였다.

 

절벽 위에 파스텔톤의 집들이 다닥다닥 붙은 마나롤라의 정경. 친퀘테레의 풍경중 가장 아름다운 모습 중 하나다.

절벽으로 연결된 다섯 개의 해변 마을

이탈리아 북서부 라 스페치아 지방의 친퀘테레는 '5개의 마을'이라는 뜻을 간직한 땅이다. 실제 5개의 각기 다른 개성의 해변마을은 파스텔톤의 집과 좁은 골목 길, 동화같은 포구와 소담스런 레스토랑이 어우러져 있다. 마을은 절벽 위의 좁은 길로 연결 돼 있을 뿐 자동차는 쉽게 닿지 못한다. 마을 사이로는 해변 절벽을 따라 유일하게 열차가 오가며 그 열차에서 내려 원하는 마을에 하룻밤 묵은 뒤 다른 마을로 걷는 행복한 걷기 여행이 진행된다.

길 아래는 바다와 파도가, 길 위 산비탈은 포도, 올리브 밭이 어우러진 단아한 풍경들로 꾸며진다. 유네스코는 이 아름다운 마을들과 절벽 길을 세계유산으로 지정해 놓고 있다.

 

친퀘테레의 마을은 리오마지오레, 마나롤라, 코니글리아, 베르나차, 몬테로소 알 마레 등 다섯 곳이다. 다섯 개의 마을 중 걷기여행자들에게 사랑을 듬뿍 받는 곳은 리오 마지오레다. 리오 마지오레에서 시작돼 마나롤라를 잇는 코스는 ‘비아델라모르’라는 연인의 길로 유명하다. 길목에는 연인들의 사랑을 담은 낙서와 그림이 가득하며 두 연인이 바다를 배경으로 입을 맞추는 조형물은 친퀘테레를 상징하는 이미지로도 곳곳에서 등장한다. 비아델마모르는 주말이면 사랑을 맹세하는 연인들의 발걸음으로 빼곡히 채워진다.

세계유산인 10여km 바다 절벽을 걷다

절벽을 따라 걷다보면 해변가 마을은 불현듯 자태를 드러내며 존재를 알린다. 절벽위에 파스텔톤의 집들이 다닥다닥 붙은 이국적인 장면은 마나롤라에서 가장 선명하다. 해질 무렵 창 틈으로 불빛이 하나 둘 새어나올 때면 마나롤라의 풍경은 더욱 아련하게 다가선다. 사람들은 대부분 이 마을을 바라보는 절벽 위 길목에 서서 한동안 눈을 떼지 못한다. 마을 아래에서 만나는 아담한 레스토랑들 역시 더욱 운치를 더한다.

 

코니글리아는 친퀘테레의 다른 해변마을과는 모양새가 다르다. 해변이 아닌, 언덕 위 산비탈에 마을은 들어서 있다. 미로같은 골목길에는 아기자기한 상점과 산자락에 기대 사는 이곳 사람들의 일상이 고요하게 담겨 있다.

다섯 개의 마을 중 가장 깊은 휴식으로 다가서는 곳은 베르나차다. 교회당이 있고, 망루가 있고, 포구에는 모래해변이 있는, 평화로운 풍경을 간직한 마을이다. 걷기여행에 나선 여행자들 역시 대부분 베르나차에서 오랜 시간 숨을 고른다. 마을로 들어서면 명품 숍들과 아뜰리에들은 수수한 외관을 하고 골목에 가지런히 정렬해 있다.

 

절벽 위 리오 마지오레의 가옥들. 여행자들과 일상의 삶이 마을 속에 녹아 있다.

 

 

 

마을 순례의 종착점인 몬테로소 알 마레는 제법 넓은 비치와 상가들이 들어선 곳이다. 이곳 산책로에서 마주하는 일몰 또한 상념에 젖기에 좋다.

친퀘테레의 마을과 마을을 잇는 길은 10여km가 넘는다. 이 구간들만 운행하는 열차를 타고 오가다 원하는 길을 호젓하게 걸을 수도 있다. 호사스런 밀라노의 부호들은 주말이면 조용한 사치를 갈구하기 위해 이곳 친퀘테레를 찾았다. 바다를 바라보고 난 일부 펜션은 성수기에는 밀라노의 호텔만큼 가격이 높게 치솟는다.

많은 문인들은 이곳 친퀘테레 와인에 반해 ‘달의 와인’이라는 찬사를 남겼다. 품격 높은 고립과 조용한 휴식으로 치장된 친퀘테레에서의 일과는 이탈리아 명소 도시의 활보와 대조를 이루며 가슴에 깊게 새겨진다.

가는 길= 밀라노에서 이동하는 게 일반적이다. 밀라노에서 서쪽 제노바를 경유해 라 스페치아로 향하는 열차로 갈아탄다. 라 스페치아로 향하는 길목에 친퀘테레 마을들이 들어서 있다. 친퀘테레에서는 5개의 마을 구간에서 사용 가능한 카드를 구입하면 원하는 기간 동안 편리하게 열차를 타고 내릴 수 있다.

 

 

마을과 마을을 잇는 절벽 위 트레킹 코스.

리오 마지오레 골목길의 벽화.

베르나차 마을에서는 다양한 아뜰리에를 만날 수 있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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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가르멜산 성모 재속 맨발가르멜회
글쓴이 : 장미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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