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삶의 이야기

[스크랩] 따뜻한 슬픔 / 신경숙

 

 

 

따뜻한 슬픔 / 신경숙


 

너를 사랑하고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


차마 사랑은
네 여윈 얼굴 바라보다 일어서는 것
묻고 싶은 맘 접어 두는 것
말 못하고 돌아서는 것

하필
동짓밤 빈 가지 사이 어둠별에서
손톱달에서 가슴 저리게 너를 보는 것

문득
삿갓등 아래 함박눈 오는 밤
창문 활짝 열고 서서
그립다 네가 그립다
눈에게만 고하는 것

끝내
사랑한다는 말따윈 끝끝내 참아내는 것

 

숫눈길
따뜻한 슬픔이 딛고 오던 그 저녁...

 

 

 

           먼산 
  
  


  *                                                   *    

출처 : 가르멜산 성모 재속가르멜회
글쓴이 : 장미비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