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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

(알렉산드리아의 성 치릴로 주교의 ‘로마서 주해’에서)

알렉산드리아의 성 치릴로 주교의 ‘로마서 주해’에서 (Cap. 15,7: PG 74,854-855)
 
사도 요한의 묵시록에 의한 독서 18,1-20
69 당신의 성소를 하늘과 같이 *
길이 굳히신 땅같이 이룩하셨느니라.

70 당신의 종 다윗을 뽑으시어 *
그를 양 우리에서 데려 오셨나니라.

71 젖 먹이는 양들 따르던 그를 부르시어 *
당신의 백성 야곱 당신의 기업 이스라엘을 기르게 하시니,

72 그가 오롯한 마음으로 길러 내고 *
솜씨도 슬기롭게 그들을 이끌었나니라.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
후렴3하느님은 유다 지파와 당신 종 다윗을 뽑으시어, 당신의 기업 이스라엘을 기르게 해주셨도다. 알렐루야.
 하느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죽은 이들 가운데서 다시 살리심으로써, 알렐루야.
 우리에게 산 희망을 안겨 주셨도다. 알렐루야.
제1독서
사도 요한의 묵시록에 의한 독서
나 요한이 1 보니 다른 천사가 큰 권세를 가지고 하늘로부터 내려오고 있었고 그의 영광스러운 광채 때문에 땅이 환해졌습니다. 2 그는 힘찬 소리로 이렇게 외쳤습니다.
“무너졌다! 대바빌론이 무너졌다!
바빌론은 악마들의 거처가 되고
더러운 악령들의 소굴이 되었으며
더럽고 미움 받는 온갖 새들의 집이 되었다.
3 모든 백성이 그 여자의 음행으로 말미암은 분노의 포도주를 마셨고
세상의 왕들이 그 여자와 놀아났으며
세상의 상인들이 그 여자의 사치 바람에 부자가 되었기 때문이다.”

4 또 하늘로부터 이와 같은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내 백성아, 그 여자를 버리고 나오너라.
너희는 그 여자의 죄에 휩쓸리지 말고
그 여자가 당하는 재난을 당하지 않도록 하여라.
5 그 여자의 죄는 하늘에까지 사무쳤고
하느님께서도 그 여자의 사악한 짓들을 기억하신다.
6 그 여자한테서 받은 만큼 돌려주고
그 여자의 행위를 갑절로 갚아 주어라.
그 여자가 부어 준 잔을 갑절로 되돌려 주어라.
7 그 여자는 영화와 사치를 스스로 누렸으니
그만큼의 고통과 슬픔을 그 여자에게 주어라.
그 여자는 마음속으로 ‘나는 여왕의 자리에 앉아 있고 과부가 아니니
결코 슬픔을 맛보지 않을 것이다!’ 하고 말한다.
8 그러므로 그 여자에게
질병과 슬픔과 굶주림 등의 재난이 하루 사이에 닥쳐올 것이며
마침내 그 여자는 불에 타 버릴 것이다.
그 여자를 심판하시는 주 하느님은 전능하신 분이시다.”

9 그 여자와 함께 음란한 일을 하고 방탕한 생활을 한 세상의 왕들은 그 여자를 태우는 불의 연기를 보고 가슴을 치며 통곡할 것입니다. 10 그들은 그 여자가 받는 고통이 두려워 멀리 서서,
“무서운 일이다! 이 강한 큰 도성 바빌론에 화가 미쳤구나!
네가 일시에 하느님의 벌을 받았구나!”
하고 부르짖습니다.

11 그리고 세상의 상인들도 이제는 그들의 상품을 사 줄 사람이 하나도 없기 때문에, 그 여자가 망하는 것을 보고 울며 슬퍼합니다. 12 그 상품에는 금, 은, 보석, 진주, 고운 모시, 자주 옷감, 비단, 진홍색 옷감, 각종 향나무, 상아 기구, 값진 나무나 구리나 쇠나 대리석으로 만든 온갖 그릇, 13 계피, 향료, 향, 몰약, 유향, 포도주, 올리브 기름, 밀가루, 밀, 소, 양, 말, 수레 그리고 노예와 사람의 목숨 따위가 있습니다. 14 상인들은 그 여자를 보고,
“네가 그렇게도 간절히 탐내던 실과가 너에게서 사라졌으며
온갖 화려하고 찬란했던 것들이 너에게서 사라졌으니
네가 다시는 그것들을 보지 못할 것이다.”
하고 말할 것입니다.

15 그 여자 때문에 부자가 된 이 상인들은 그 여자가 받는 고통을 보고 두려워 멀리 서서 울고 슬퍼하며,
16 “무서운 일이다!
고운 모시 옷과 주홍색 옷과 진홍색 옷을 몸에 두르고
금과 보석과 진주로 단장하던 이 큰 도시에 화가 미쳤구나!
17 그렇게도 많던 재물이 일시에 잿더미가 되고 말았구나!”
하고 말할 것입니다.

또 모든 선장과 선객과 선원과 바다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다 멀리 서서 18 그 도시를 태우는 불의 연기를 보고 “저렇게 큰 도시가 또 어디 있었단 말인가?” 하고 외칠 것입니다.

19 그리고 그들은 머리에 먼지를 뿌리고 슬피 울면서,
“무서운 일이다! 이 큰 도시에 화가 미쳤구나!
항해하는 배의 선주들이 모두 그 도시의 사치 생활로 말미암아
부자가 되었건만,
그것이 다 일시에 잿더미가 되고 말았구나!”
하고 부르짖을 것입니다. 20 하늘과 성도들과 예언자들이여, 기뻐하십시오.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위하여 그 도시를 심판해 주셨습니다.
 
제2독서
알렉산드리아의 성 치릴로 주교의 ‘로마서 주해’에서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사랑의 유대로 결합시키셨으므로 성서가 말하는 바와 같이 우리는 비록 여럿이지만 한 몸이며 서로가 서로의 지체입니다. “주님은 율법의 조문과 규정을 폐지하시고 원수 되었던 분리의 벽을 헐어 버리심으로써 유다인과 이방인을 하나로 만드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는 서로 같은 마음을 갖고, 만일 한 지체가 고통을 당하면 모든 지체들이 같이 괴로움을 당하고, 한 지체가 영예를 입으면 모든 제체들이 기뻐해야 합니다.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여러분을 너그러이 맞이하셨듯이 여러분도 서로를 너그러이 맞으십시오.”라고 사도 바오로는 말합니다. 우리가 서로 같은 마음을 가지고 서로서로의 짐을 지고 “평화의 유대 안에서 마음의 일치를 유지한다면” 서로서로를 맞아들일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도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너그러이 맞아들이셨습니다. “하느님이 이 세상을 지극히 사랑하신 나머지 우리를 위해 당신 아드님을 주셨다.”고 성 요한이 말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모든 이들의 생명을 위해 희생 제물이 되시어 우리 모두를 죽음에서 새 생명으로 넘어가게 하시고 죄와 죽음에서 속량하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 하느님의 성실하심을 보여 주시기 위해서 할례 받은 사람들의 종이 되셨다고 사도가 말했을 때, 그 말씀은 하느님의 계획이 지닌 목적을 설명합니다.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조상들에게 그들의 후손들을 축복하시어 그 민족을 하늘에 있는 별처럼 불어나게 하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그래서 모든 피조물을 보존하시고 그것들에게 천상 구원을 베푸시는 하느님의 말씀께서는 사람이 되시어 육신으로 나타나셨습니다. 그분은 인성을 취하여 세상에 오셨지만, 그분의 말씀대로 “섬김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섬기기 위해” 오셨고 많은 사람을 위한 대속물로서 당신의 생명을 바치시기 위해 오셨습니다.

그분은 하느님께서 이스라엘에게 하신 약속을 성취하시고자 눈으로 볼 수 있는 모습으로 오셨다고 말씀하십니다. “나는 다만 이스라엘 집안의 잃어버린 양을 위해 왔다.” 사도 바오로는 그리스도께서 이스라엘 조상들에게 하신 약속을 이행하기 위하여 할례 받은 이들의 종이 되셨고 또한 이방인들이 하느님의 자비를 얻어 그들 역시 우주의 창조주요 구세주이시며 구속자이신 분께 영광을 드리도록 하느님께서 그리스도를 유다인의 손에 넘겨주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렇게 하여 천상에서 오는 자비가 일단 모든 이를 곧 이방인들에게까지 미치게 되어 그리스도 안에 있는 지혜의 신비가 그 자비의 목적을 성취했습니다. 타락한 사람들 대신에 온 세상이 하느님의 자비로써 구원받았습니다.
 
마침기도
기도합시다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천주여, 언제나 우리 안에 파스카의 신비를 완성하시고, 거룩한 세례로 새로 나게 해주신 우리로 하여금 당신의 보호와 도우심으로 많은 결실을 맺고 영원한 생명의 기쁨을 얻어 누리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