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움 과 비움 /독서

윤태규의 《우리 아이들, 안녕한가요》 교실의 날씨

하느님의 어린양 2023. 9. 26. 08:13
교실의 날씨


교실에서 아이들과
함께하고 계시는 선생님은
아이들 가슴속에 북극성도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하임 기너트의 '교실을 구하는 열쇠'라는 책에서
"교사는 그날 교실의 날씨를 좌우한다.
흐리게도 맑게도." 대략 이런 뜻의
글을 읽은 기억이 있네요.


- 윤태규의 《우리 아이들, 안녕한가요》 중에서 -


* 날씨처럼
학교 교실도 늘 변화무쌍합니다.
그 중심에 선생님이 있습니다. 선생님의 말, 표정,
시선에 따라 폭풍도 일고 번개도 칩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한 아이의 가슴에 북극성이 뜨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 북극성이 인생의 목표, 내면의
나침판이 되어 아이의 미래를 이끕니다.

아이의 가슴에 북극성을 찍어주는 것,
선생님의 고귀한 역할입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대구 어느 초등학교의 교장인 윤태규는 더 이상 교실에서 아이들과 만날 수 없었기 때문에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았다. 그는 아이들과 만남의 장소로 교문을 선택하였고, 매일 아침 등교하는 아이들과 눈 맞추고 인사를 건넸다. 아이들과의 만남에 대한 갈증은 풀렸지만, 혹시 자신의 ‘마중’이 아이들과 다른 교사들에게 ‘감시’로 비칠까봐 염려한 그는 인터넷 편지를 통해 교실에 있는 교사, 아이들과 하루도 빠짐없이 소통하기 시작했다.

『우리 아이들, 안녕한가요』는 바로 그 교장선생님의 ‘아침편지’를 모아 엮은 책이다. 그의 아침편지는 날씨 이야기로 시작해서 오늘도 아이들과 재미있게 지내라는 격려의 말씀이었고, 아이들과 눈 맞추고, 아이들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주라는 당부의 말씀이었다. 그런 그의 아침편지는 다른 학교로 전근을 가서도, 정년퇴임을 하는 그날까지도 계속되었다. ‘교육이란 무엇인가?’, ‘교육자란 누구인가?’ 라는 물음에 대한 구체적이고도 실천적인 대답이 될 것이다.

저자(글) 윤태규

저자 윤태규는 1950년 경북 영주에서 태어나 안동교육대학을 나왔고, 1972년부터 2014년까지 42년 6개월을 대구와 경북에서 아이들과 함께 지냈다. 선생과 학생은 담임 할 때 딱 1년 동안 맺는 계약 관계가 아니라, 평생 동안 사랑을 나누며 함께하는 삶을 살아가는 관계여야 한다는 마음으로 39살부터 제자들 주례를 서기 시작했으며, 교육신지식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아이들과 살아가는 교실 이야기를 동화로 써서 그동안 『아이쿠나 호랑이』 『신나는 교실』 『나뭇잎 교실』 『이상한 학교』 『입큰도사 손큰도사』 『내가 내가 잘났어』 『똥선생님』 『초대받은 마술사』 『도마뱀과 도마뱀』 같은 책을 냈으며, 교실 실천 기록으로 『일기쓰기 어떻게 시작할까』 『1학년 교실이야기』 『햇살 가득한 교실에서』 『내가 처음 쓴 일기』 들을 펴냈다.

지금은 더 많은 아이들과 더 재미있게 만날 날을 꿈꾸며 동화를 쓰고 있다

목차

  • 머리말_맹물 한 잔
    추천사

    3월의 아침 편지
    만남과 만남
    이곳이 우주 중심입니다 _18 / 소통 칠판 _19
    전교어린이회 선거 토론 방송 _20
    점심시간에 강당에 한번 가 보세요 _22
    수업 공개를 앞두고 _24 / 어린 페스탈로치 _26
    0교시 체육 수업 _28 / 생강나무를 아시나요? _30
    책 읽어 주기는 눈과 눈을 맞추면서 합니다 _32 / 새싹을 보게 하세요 _34
    니 준비물은 니가 챙겨 가! _36 / 선거 공약 해결을 도와주세요 _38

    4월의 아침 편지
    우리 소풍 가요
    자전거 타기 토론 결과 _42 / 우리 교원들도 토론을 _44
    명찰 달기와 디베이트 _46 / 산수유 알아맞히기 _48
    교장선생님 힘내세요 _50 / 시간과 공간을 나누어 쓰는 지혜로운 나무들 _52
    동그리 축구단 _54 / 소풍 잘 다녀오세요 _56
    교실에 절하고 들어서기 _58
    걸어서 왔습니다 _60 / 전국노래자랑 _62
    전교어린이회의에서 자전거 통학 안 된다는 것으로 결정이 났습니다 _64

    5월의 아침 편지
    우리들 세상
    전국노래자랑 예심 통과 _68 / 운동회를 마치고 _70
    우리는 늘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려 봐야 _74 / 독서왕 뽑기 없어졌어요 _76
    꾸중보다는 칭찬을 _78 / 스승의 날입니다 _80
    책임이라는 것 _84 / 모교는 마음의 고향 _86
    둘레를 살피면서 오는 여유 있는 등굣길 _88
    아이가 지은 시 한 편 감상해 보세요 _90 / 앞산 자락길 걷기를 마치고 _92
    다락방이 있는 교실 _94 / 교육에도 골든타임이 있어요 _96

    6월의 아침 편지
    찔레꽃 따 먹어요
    대견한 우리 아이들 _100 / 선생이라는 자리 _102
    기록은 기적을 낳아요 _104 / 아픈 기록도 있는 법입니다 _106
    공주들이 전국대회에 출전하게 된 까닭 _108 / 입보다 귀 _112
    부끄럽고 부끄러운 이야기 _114 / 아이들을 기다리는 달콤한 아침 시간 _116
    토론이 있는 학교 _118 / 일기쓰기 강의 내용 _120
    신규 교사 _122 / 사교육비 줄이기가 아니라 사교육 시간 줄이기라야 한다 _124
    교내 사진 콘테스트 _126

    7월의 아침 편지
    야! 방학이다
    시험 치는 날 _130 / 북한 아이들과 놀고 싶어요 _132
    컴퓨터 안 켜고 아이들 맞이하기 _134 / 눈높이 맞추기 _136
    벽화에 쓸 시 _138 / 태풍 너구리 _140
    교장선생님 바꿔 주세요 _142 / 물장난하는 선생님들 _144
    농사를 지어 봐야 가뭄을 압니다 _146 / 물머리 _148
    교장선생님, 꾸중 더 해주세요 _150 / 교과서를 신랄하게 비판한 아이들 _152

    8월의 아침 편지
    혼자서도 잘 커요
    방학 잘 보내고 있나요? _158 / 개학, 반갑습니다 _160
    교장선생님도 부끄러웠단다 _162 / 방학과제물 전시 _164
    교장선생님은 맨날 똑같은 옷만 입나요? _166 / 잘 계십시오 _168
    여아 성폭력 소식을 접하면서 _170
    상원에서 마지막 메시지 _172

    9월의 아침 편지
    가을은 교실로 먼저 와요
    동평에서 첫날 _176 / 아름다운 우리 학교 _177
    고맙고 고맙습니다 _178 / 교장이 하는 일 _180
    박쥐놀이 _182 / 지각생이 많아요 _184
    친구와 놀려고 학교에 와요 _186 / 학교에 가을이 왔어요 _188
    다른 학교는? _190 / 모래놀이장 만듭니다 _192
    곁에 있어 행복합니다 _194
    모래놀이장 누가 만들자고 했어요? _196

    10월의 아침 편지
    단풍잎 교실
    애벌레 엄마가 준 축복 _200 / 놀지 못해 생긴 병 _202
    우리말 우리글 _204 / 자연은 느끼는 사람의 것입니다 _206
    소나무와 참나무 _208 / 실수가 아름다운 교실 _210
    시골길도 흙이 없어요 _212 / 실내화 주머니 없이 등교하는 즐거움 _214
    교문에서 아이들을 맞으며 _216 / 마수걸이는 아이들부터 _218
    서로 알아야 가족공동체가 살아납니다

    11월의 아침 편지
    입김 호호
    모두가 신나는 학예회 _226 / 굉장히 중요한 일 _228
    공부와 놀이가 하나 _230 / 우리 아이 힘들게 해달라는 학부모들 _232
    학원 때려치워도 돼? _234 / 1학년은 유치원생, 떼쟁이, 때론 어른 _236
    말썽쟁이도 선물입니다 _238 / 선생님의 웃음은 아이를 행복하게 해주는 명약 _240
    이런 약봉지 써먹어 보세요 _242 / 인성교육을 의무 수업으로 한다네요 _244
    자기주도로 자라는 아이 _246 / 소통을 위해 _248

    12월의 아침 편지
    첫눈 온 운동장
    마지막 달을 맞아 _252 / 무서운 시험 _254
    첫눈 온 날 _256 / 숨찬 하루 _258
    아이를 안심시키는 말 _260 / 방학은 3학기 _262
    성찰은 발전을 위한 명상 _264 / 출근시간 조정에 대해서 _268
    제자로 산다는 것, 스승으로 산다는 것 _270 / 교사의 말 한 마디 _272
    투표에 꼭 참여합시다 _274 / 통영 여행 _276

    2월의 아침 편지
    아름다운 마무리
    개학 준비 _280 / 방학 잘 보내셨나요? _282
    출근길에 보고 들은 이야기 _284 / 방학과제 정말 대단합니다 _286
    우리 학교 선거 방송의 중요성 _288 / 업무 조정을 위한 다모임 _290
    설 잘 쇠십시오 _292 / 제자들과 떠나는 시간 여행 _294
    마지막 수업 _295 / 아버지모임 _296
    컴퓨터 안 켜고 아이들 맞기 2주째 _298 / 몸도 마음도 소통이 먼저입니다 _300
    안중근 의사 사형선고일 _302 / 일 년을 마치면서 _304
 

출판사 서평

출판사 리뷰

‘훈화’가 아닌 ‘소통’과 ‘격려’를 담은 교장샘의 아침편지
대구 어느 초등학교에 교장선생님 한 분이 계셨습니다.
그는 교장이 되었지만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더 이상 교실에서 아이들과 만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교육이란 아이들을 ‘지도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그에게, 교실이 아닌 교장실은 유배지나 다름없었던 것입니다.
교장선생님은 아이들과 만남의 장소로 교문을 선택했습니다. 아침마다 교문에서 아이들을 마중하기로 한 것이지요. 매일 아침 그는 등교하는 아이들 하나하나와 눈 맞추고 인사를 건네기 시작했습니다. 교문에서 아이들과 재미있는 놀이도 하고, 간단한 운동도 했습니다. 이제 아이들과의 만남에 대한 갈증은 조금씩 풀렸지만, 그에게는 새로운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혹여 자신의 ‘마중’이 아이들과 선생님들에게 ‘감시’나 ‘감독’으로 비칠까봐 염려했던 것입니다. 그 옛날 막대기를 둘러메고 교문을 지키던 학생주임이나 선도부처럼 말이지요.
교장선생님은 또 다른 방법을 생각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아침편지’였습니다. 아침마다 교실로 편지를 띄우기로 마음먹은 그는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인터넷 편지를 통해 교실에 있는 선생님, 아이들과 소통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스피커를 통해 들려오는 ‘교장선생님의 훈화 말씀’이 아니었습니다. 날씨 이야기로 시작해서, 오늘도 아이들과 재미있게 지내시라는 격려 말씀이었습니다. 아이들과 눈 맞추고, 아이들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주라는 당부의 말씀이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아침편지’는 다른 학교로 전근을 가서도, 정년퇴임을 하는 그날까지도 계속되었습니다.

이 책 『우리 아이들, 안녕한가요』는 바로 그 교장선생님의 ‘아침편지’를 모아 엮은 것입니다.
어린이날과 스승의 날을 맞아 출간된 이 책은 “교육이란 무엇인가?” “교육자란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구체적이고도 실천적인 대답이 될 것입니다.

작품 내용

‘학교의 주인은 아이들’이라는 믿음을 담은 편지글 모음
‘날마다 교실로 띄우는 교장샘의 아침편지’ 중 일부를 모아 엮은 이 책은, 평생을 초등교육 현장에서 아이들과 부대끼며 살아온 교육자의 삶의 기록이며, 나아가서는 우리 교육 현실에 대한 보고서이다.
‘경쟁’보다는 ‘어울림’을 교육의 가치로 생각하는 저자는, 초등교육의 일차 목표는 ‘공부’가 아니라 ‘놀이0’에 있음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소통 칠판에
“여름방학 줄여 주세요. 친구들이 보고 싶어요.” 라는 글이 적혀 있네요.
생각 밖의 이 요구사항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학교는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니라 동무들과 함께하는 즐거움이 더 큰 곳입니다.
아이들 삶에서 중심축은 ‘공부’가 아니라 ‘놀이’입니다.
(2014. 7. 16)
_본문 147쪽

또한 아이가 자기주도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사와 학부모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예를 들어 등교할 때 준비물을 챙겨 오지 못한 아이가 집으로 전화를 걸자, 그 아이의 엄마가 “니가 챙기지 못했으니까, 니가 다시 와서 챙겨 가!”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크게 감탄하며 칭찬하는 식이다.

화창한 봄날입니다.
오늘 아침에 교문에서 저학년 남자아이가 준비물을 잊고 와서  내 전화기를 빌려 집으로 전화를 했어요.
그런데 전화 속에서 들려오는 어머니 목소리.
“니가 준비를 못 챙겼으니까 니가 와서 가져가!”
그 소리 듣기 좋았습니다.
정말 제대로 하는 어머니구나!
준비물을 미처 챙기지 못한 아이가 다시 가서 챙겨 오는 게 옳고말고요.
백 번 맞지요.
손전화기 사 주지 않은 것도 칭찬할 일이고요.

준비물을 못 챙긴 게 마치 어머니 자신 잘못인 양
전화 받기 무섭게 부리나케 달려왔다면
그 아이가 비록 준비물 잘 챙겨 공부는 제대로 했을지 몰라도
스스로 제 앞가림을 하는 공부 기회는아깝게도 놓치고 말았겠지요.

전화 받고 당장 준비물을 갖다 줄 형편이 못 되는 부모들은 퀵서비스로라도 배달을 한다니 웃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2014. 3. 25)
_본문 36쪽

또 어린이자치회의 결정사항을 뒷받침해 주도록 각 교실의 담임선생님들에게 신신당부를 하기도 한다. 그래야만 아이들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어제 오후 2층 회의실에서 있었던 전교어린이회의에서 중요한 게 하나 결정되었습니다.

자전거 타고 등하교하는 것은 좋은 점보다는 문제점이 더 많기 때문에 타지 않는 게 좋겠다는 것이 그것입니다.

교실에서 그 문제를 두고 깊이 있게 다루어 준 덕택에
참석 아이들이 토론을 아주 잘했습니다.
찬성 9 반대 10이라는 토론 결과가 말해 주듯이
팽팽한 접전이었습니다.
나름 논리도 잘 세워서 이야기했고, 반박도 제법 그럴듯했습니다.
상대편을 설득시키는 힘은 부족했지만 자기들의 주장을 지키기 위해 여러 가지 자료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중략)
4, 5, 6학년 회장단들 칭찬해 주세요.
모두가 학급 대표 자격으로는 물론 전교어린이회 개인 참가자 자격으로도 잘 해냈습니다.
학원 결석하면서까지 참가한 아이들입니다.
회의를 앞에서 이끈 전교회장단은 더욱 잘 해냈습니다.
아주 좋은 어린이회 자치 활동을 보았습니다.
(중략)
이것이 자치이고, 참여이고, 민주스러운 삶입니다.
4월 첫날 아침, 오늘도 힘차게 시작합시다.
(2011. 4. 1)
_본문 43쪽

그의 ‘아침편지’에는 날씨 이야기, 꽃과 나무와 풀 이야기, 학교 현안 이야기, 자신의 하루 일과 등 다양한 이야기가 들어 있지만, 마지막에는 언제나 “오늘 하루도 아이들과 재미있게 보내세요.” “오늘도 아이들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주면서 즐겁게 지내세요.”와 같은 당부의 말로 끝을 맺는다.

우리는, 학교의 주인은 아이들이라고 말하는 교장선생님에게서 우리 교육의 희망을 본다. 교실에서 칠판만 쳐다보는 아이보다는 가끔 창밖을 바라볼 줄도 줄 아는 아이로 키우려는 그에게서 우리 사회의 미래를 본다. 교실보다는 운동장이 아이들에게는 더 소중한 공간이며, 자연 속으로 아이들을 내몰아도 좋다는 그의 교육 철학에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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