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움 과 비움 /독서
김훈의《하얼빈》거리의 똥을 치우라
하느님의 어린양
2022. 12. 1. 08:58
거리의 똥을 치우라
이토는 덕수궁에서 만난
조선 대신들을 불러 세우고 거리의 똥을 치우라고 말했다. 통감이 똥 문제를 이야기하자 조선 대신들은 얼굴을 돌렸다. -통감 각하의 살피심이 이처럼 세밀하시니 두렵습니다. -분뇨의 문제는 인의예지에 선행하는 것이오. 이것이 조선의 가장 시급한 당면 문제요. 즉각 시정하시오. - 김훈의《하얼빈》중에서 - *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그가 과연 조선 거리의 똥을 치우라고 명령할 자격이 있을까요? 자신의 내면에 가득 찬 오물부터 치웠어야 옳을 일이었습니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란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우리의 아프고 슬픈 역사 속에 이런 일은 종종 생깁니다. '통감 각하의 살피심'에 감읍해 읊조리는 '조선 대신'들의 모습도 우리를 아프고 슬프게 합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