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쪽파`로 봄을 요리했더니...
봄인가 싶더니 봄은 잠시 꼬리를 감추고 꽃샘추위를 맞이한 어느 날, 이것저것 한눈 팔수 있는 시간적 여유에 감사하며 가까이에 와 있는 봄을 맞으러 갔습니다.
텃밭 곳곳엔 풀이라 할지라도 푸름의 싱그러움이 좋았는데요, 겨울 동안 쉽게 눈에 띄지 않던 붉은 갓이 절 반겨줬어요.
역시 비닐멀칭이 큰 몫을 해주었어요! 형편없던 시금치가 멋진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왔음이 반갑고 고마운 일이고요~ ㅎㅎ
심어놓고 솎음을 하지 않아 너무 많은 시금치들이 크진 않지만 고만고만한 모양새로 예쁘게 자라고 있었어요.
모든 음식에 들어가는 재료 중 하나가 쪽파인데요, 한겨울에 쪽파는 사그라져 볼품없이 검불로 변하다가 겨우내 내버려 두다시피 한 쪽파가 파란 싹이 올라와 파릇파릇 모양새를 갖추어 줍니다.
수염뿌리로 깊게 뿌리를 내려 꽁꽁 언 땅에서 질긴 생명력을 지닌 따스한 봄기운을 받아 파란 고개를 내밀거든요.
어찌 보면 쪽파는 텃밭에서 봄소식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지도 모릅니다.
특히 작은 대파처럼 보이는 쪽파는 대파와 비슷하겠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쪽파는 파와 양파의 장점을 두루 갖추고 있는 아주 매력적인 채소입니다.
입안이 알싸할 만큼 맵지만, 익혀 먹을 때는 훨씬 달콤해진다는 점에서 양파와 닮았어요. 키는 작고 오동통한 쪽파만 먹다 보니 비닐하우스에서 비료 먹고 키만 큰 쪽파는 절대 사양하지요~ ㅎㅎ
전체 길이가 너무 길지 않으며 머리 부분이 통통한 것이면 좋습니다. 감기와 같은 면역계 질환 예방에도 효과적이랍니다. 빈혈이 있는 사람에게도 좋은 식품이랍니다.
맛있는 고기를 구워 먹을 때 파김치를 곁들이면 그야말로 찰. 떡. 궁. 합!!! 혈관에 지방이 쌓이지 않도록 돕는 쪽파 효능 때문이랍니다. 손질하지 않은 쪽파 보관할 때는 신문지에 싸서 보관하면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데요, 신문지가 습도 조절 역할을 하여 마르는 것을 방지하기 때문이랍니다. 비닐팩에 넣어 냉동보관하면 장기간 두고 먹을 수 있어요.
쪽파의 활용도도 계절에 따라 틀리는데요, 여름 이후에 심어 가을과 초겨울에 걷는 쪽파는 김장용으로 주로 쓰이고, 지금처럼 봄에 나오는 쪽파는 부드럽고 연한 편이어서 김치 뿐만 아니라 파강회로 먹으면 좋답니다.
먼저 깨끗하게 손질하여 씻은 쪽파는 쪽파를 살짝 세워 쪽파 머리 부분 쪽에 소금이 아닌 멸치액젓을 부어서 절여줍니다.
그리고 고춧가루, 다진 마늘, 생강, 매실액, 깨소금, 새우젓, 통깨로 쪽파김치 양념을 만듭니다.
쪽파김치 양념에 찹쌀가루로 풀을 함께 섞어서 간을 맞추고 멸치액젓에 절여둔 쪽파에 버무려줍니다.
찹쌀풀을 넣으면 색깔도 연해지고 양념이 버무리기 좋은 상태의 농도가 됩니다.
버무린 양념이 쪽파에 고루 베이도록 쪽파 사이사이 묻게 해줍니다.
꺼내 먹기 좋게 쪽파 몇 가닥씩 둘둘 묶어두면, 꺼내 먹을 때 서로 엉키지 않아 좋겠지요~
김치통에 담아두어 바로 먹어도 좋고요~ 익혀서 새콤하게 먹어도 맛있답니다. 쪽파김치는 조금씩 자주 담가 먹는 편이에요.
이건 쪽파를 데쳐 돌돌 말아준 오징어 파강회입니다. 파강회를 먹는 또 다른 맛이지요!
먼저 소금 넣어 끓인 물에 쪽파를 데쳐냅니다. 쪽파 데친 물에 잔 칼집을 넣어 자른 오징어를 데쳐냅니다.
길이는 5cm 정도로~!
계란 지단을 좀 두껍게 부쳐냅니다.
데친 쪽파와 오징어 계란지단과 홍고추를 오징어 길이를 기준으로 살짝 짧게 잘라서 파강회를 만들 준비 완료!
하얀 오징어 위에 노란 계란지단 그 위에 빨간 홍고추 올려 데쳐놓은 쪽파로 둘둘 말아 쪽파 끝은 젓가락으로 살짝 밀어 넣어 마무리해줍니다.
오징어 파강회를 초장에 찍어 먹을 수 있게 함께 곁들이면 좋겠지요!
그리고 데친 쪽파를 나물처럼 무침으로 먹을 수 있는데 전라도에선 파숙지라고 합니다.
고추장, 고춧가루, 간장, 깨소금, 들기름을 넣고 무치면 되는데, 파숙지에는 마늘을 넣지 않아도 좋아요. 저 어릴 땐 봄이면 이 파숙지를 많이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쪽파김치를 맵다고 손을 대지 않으니 울 엄마는 쪽파를 데쳐서 파숙지로 요리하셨던 거 같아요. 저도 울 아이들에게도 울 엄마처럼 파숙지를 먹이곤 했으니까요~ ㅎ
파강회가 아니더라도 파 한 줌으로 간단하게 파숙지로도 만들어서 먹으면 아사삭~ 톡! 터지는 소리가 좋고, 그 맛이 아주아주 좋습니다.
짦은 봄 맘껏 즐기며 맘껏 입으로 봄기운을 느끼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