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움 과 비움 /독서
이신우의《너를 잃고 나를 얻다》울컥하는 이름 하나
하느님의 어린양
2025. 5. 19. 07:45
울컥하는 이름 하나 사진 한 장에
갑자기 시야가 흐려진다. 눈물이 많은 것이 나는 참 싫다. 늘 만남과 이별이 교차하는 이 삶 속에 있기 때문이겠지. 혼잣말로 조용히 부르기만 해도 울컥하는 이름 하나. 소리 내어 차마 부르지 못하는 그 이름을 썼다 지웠다 썼다 지웠다만 반복한다. - 이신우의《너를 잃고 나를 얻다》중에서 - * 머리는 잊었어도 가슴이 기억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문득 떠올라 가슴 미어지게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차마 입에 올릴 수 없는 이름 석자, 그러다가 입에 올리면 울컥해지는 그 이름 석자, 그런 사람이 저에게도 있습니다. 그래서 행복합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
여성 최초 경마 기수, 아시아 최초 여성 조교사 이신우.
그녀가 말하는, 이별이 우리에게 건네준 귀하고 소중한 것들에 대하여… 〈인간극장 ‘이 여자가 사는 법’〉 〈아침마당〉 외 다수의 방송에 출연하며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이신우 조교사의 신작이 나왔다. 《너를 잃고 나를 얻다》는 삶 속에서 수많은 대상과 이별하면서 겪은 아픔과 외로움을 글로 엮은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 가족, 지인, 반려동물과 자주 이별해야 하는 말(馬)과의 인연까지… 평범한 이들보다 더 많은 이별을 겪을 수밖에 없는 저자는, 아무리 해도 적응되지 않는 게 바로 이별이라고 말한다.
작은 일에도 정성을 들이고 한번 연을 맺으면 모든 걸 내어주는 성향 때문에 이별은 매번 더 아플 수밖에 없다고. 하지만 지나 보면 그 이별이 꼭 아픔만을 남기는 건 아니란다. 이별을 지나며 우리는 더욱 자신을 들여다보게 되고 견뎌야 하는 슬픔의 무게만큼 삶에 더 진지해지게 되니까. 세상에는 영원한 것도, 늘 내 뜻대로 되는 것도 없기에 더욱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고, 저자는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누구도 비껴갈 수 없는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인연과 이별에 대한 이야기. 이를 담아내는 차분하면서도 솔직한 그의 내러티브가 읽는 이들에게 오랜 여운을 남긴다. 작가정보- ‘기수’가 되어보라는 선생님의 추천으로 처음 가본 경마장. 스타팅 게이트를 빠져나와 전력질주하는 말과 그 위에 탄 기수들. 사람들의 함성을 본 그 순간, 이것이 자신의 길임을 직감했다. 그날부터 지금까지 트랙 위를 달리는 기수로서, 그 말을 관리하는 조교사로서 숱한 말들과 인연을 맺고 또 이별하며 살고 있다.
- “나는 여전히 인생을 배워가는 중이다. 한국 최초 여성 기수, 아시아 최초 여성 조교사라는 이름은 그것이 주는 영광보다 그것이 주는 부담이 훨씬 컸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나를 채찍질한 수많은 사람들, 나와 함께 숨 쉬던 말(馬)들, 그리고 나와 이별한 사람들, 그 이별을 지나며 숱하게 써 내려간 글들이 나를 살게 했고, 나를 성장하게 했다. 나는 여전히 많이 무너지고 또 일어나며 철들어가는 중이다.” - 2001년 데뷔, 2004년 한국 최초 여성 정식 기수가 되었다. 기수 면허 시험을 수석으로 통과해 2004년 제11회 마카오 국제수습기수초청경주 한국마사회트로피경주 준우승을 비롯 여러 경기에서 우승을 거뒀다. 또 조교사 3년 차에 100승 우승이라는 고지를 넘기며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인간극장 ‘이 여자가 사는 법’〉 〈아침마당〉 외 다수의 방송에 출연했으며 수많은 기록이 기사화되었다. 현 한국마사회 조교사로 활동하며 제주한라대학교 마산업자원학과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기타 연주와 사진 촬영이 취미이고, 깐부, 던킨이라는 두 반려묘와 동거 중이다. 목차
추천사
책 속으로이별에도 다양한 방식이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이별은 나를 위해’ 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대방 없이는 죽을 것만 같고 온 세상이 그 또는 그녀를 위한 세상 같지만, 그래서 이미 떠나간 상대를 놓지 못하는 건 그저 나의 이기심과 욕심일 뿐이다. 그리고 그것이 서로의 관계를 더욱 힘들게 한다. 무엇보다 나 자신을. 이별이 나 자신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는, 내 삶이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가고 조금 더 건강해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별은 이전의 관계가 아닌 이후의 관계를 위한 것이 되어야 한다.
_ p.9, 이별 후에 오는 것들 만남과 이별은 누구나 겪는 일이다. 하지만 이별이라는 놈은 해도 해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대부분의 이별은 해결되지 않은 감정을 유효기간 없이 간직한 채 고통을 견뎌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진다고 하지만 익숙해지는 것일 뿐 괜찮아지지는 않는다. 나처럼 남겨진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나는 이별했다. 이제야 그 사실을 인정했다. _ p.22, 우리의 이별 장면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한동안 분노와 원망이 뒤섞여 주체할 수 없는 감정으로 힘겨워하는 단계가 지나고 나면 그제야 스멀스멀 상대방이 잘해주던 기억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내가 얼마나 상대방에게 잘못했는지, 그에게 난 어떤 사람이었는지, 우리의 모습은 어땠는지… 행복하긴 했는지, 때론 너무 힘겹진 않았는지, 그 모든 걸 내가 알고는 있었는지… 그런 객관적인 생각이 떠오르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 단계는 참을 수 없을 정도로 힘들다. 나의 실체가 낱낱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미안함과 아쉬움, 미련, 되돌리고 싶은 감정 등으로 괴로워지기 때문이다. _ p.37, 나는 그에게 어떤 사람이었을까 이별 직후에는 숨도 잘 쉬어지지 않을 것 같더니 이젠 조금씩 이 삶에도 적응이 되어간다. 지나간 사람과 함께한 공간, 시간에는 그 누구도 들어오지 못할 거라 생각했는데. 아주 소심한 아이처럼 조금씩 조금씩 한 발을 떼고 나오니 새로운 세상이 보인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도, 낯선 누군가와 함께 여행하는 일도, 마치 지옥 불구덩이에 자진해서 들어가듯 불편하고 괴로운 일일 것만 같았는데. 막상 도전하고 보니 뜻밖의 것들이 보이더라. 너무 긴 시간 한 사람의 세상에 갇혀 살았나 보다. _ pp.114-115, 추억에 추억을 입히면 잊혀질까 사람은 누구나 외로운 존재다. 그 외로움을 누군가로 채우는 건 외로움을 극복하는 완벽한 방법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안다. 타인은 결코 내가 원하는 만큼 나에게 맞춰줄 수 없고, 나 역시 그가 원하는 만큼 맞춰줄 수 없다는 것을. 외로움은 나 스스로와 친하게 지내는 방법을 터득해야 해결되는 숙제다. 언제나 내 편이고 스스로에게는 속일 것도 부끄러울 것도 없는 죽음까지 함께하는 유일한 내 편. 그런 나와 사이가 좋아지면 나를 그냥 내버려 둘 수가 없다. 누구보다 나를 사랑하는 나는 나를 멋진 사람으로 만들 것이고 그런 사람은 타인도 좋아할 수밖에 없는 매력을 뽐내게 된다. _ p.234-235, 나와 사이가 좋지 않으면 누구와도 좋을 수 없다 접기
출판사 서평“이별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진짜 나와 만나는 법에 대하여”
이별(離別), 서로 갈리고 헤어지는 것. 키우던 작은 화분 하나마저 쉬이 보내지지 않는 게 사람 마음인데 정을 오래 쏟았던 대상과 헤어지는 게 어찌 쉬울까. 이별이란 누구에게나 참 아픈 말이다. 그러나 저자는 가족처럼 함께 돌보던 말(馬)들을 보내야 하고, 정신적·육체적으로 힘들 수밖에 없는 직업 특성 때문에 사람들과 이별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이별은 손을 흔들며 인사를 나누는 작별(作別)과는 그 온도가 다르다. 이별은 주로 뜻하지 않은 순간에, 우리가 모르는 사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소설가 파울로 코엘료가 말했듯 긴 어둠의 터널 끝에는 반드시 빛이 있다. 그러나 이별을 지나는 과정은 사랑했던 마음만큼 깊은 아픔을 준다. 저자는 이 아픔의 터널을 통과하며 느낀 수많은 감정과 생각들을 하나하나 글로 남겼다. 때로는 세상과 차단하고 싶을 때도 있었을 테고, 때로는 사라지는 것들과 함께 사라지길 바란 적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끝끝내 남겨져 외로움마저 자신의 몫이 되었을 때 저자는 생각했다. 남겨진 자로서 더 꿋꿋하게 살아내는 것. 나중에 후회 없도록 지금 곁에 있는 이들을 더 사랑하는 것. 그리고 마음 편히 갈 수 있게 잘 보내주는 것. 그게 이별을 맞은 이가 해야 할 일임을 말이다. 그리하여 저자는 말한다. “이별은 우리에게 꼭 아픔만을 남기는 것은 아니다. 이별은 우리에게 ‘진정한 나’라는 귀한 선물을 가져다준다.”라고. 이별은 선물이다, 건강한 이별을 통해 더 나은 내가 되길 바라며… 이 책은 이별에 대한 책이다. 동시에 ‘진정한 나’를 만나는 길을 알려주는 책이기도 하다. 인간은 도저히 견딜 수 없을 것 같은 순간을 견디어내며 더 크게 한 뼘 성장하고, 또 더 깊이 무르익어가는 존재이니까. 세상에서 바라볼 땐 누구보다 프로페셔널하고, ‘최고’ ‘최초’라는 수식어를 어깨에 올리고 살아가지만, 그래서 더 아픔도 외로움도 많은 저자. 무엇보다 ‘글’이라는 도구를 만나 나를 들여다보고 성장할 수 있었다는 저자. 사회적으로 쌓은 명예나 인기와 상관없이 철저하게 한 인간으로서 솔직하고 담백하게 써 내려간 저자의 글은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우리는 이별을 피할 수 없기에 더 나은 이별을 해야 한다. 이별은 이전의 관계가 아닌 이후의 관계를 위한 것이 되어야 한다.”라는 그의 말처럼. 이 책은 독자들에게 오늘의 관계를 사랑하고 더욱 끌어안으며, 내일의 이별을 건강하게 맞이할 수 있는 단단한 마음을 선물해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