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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스크랩] 구도자에게 보낸 편지 - 헨리 데이빗 소로우

 

 

구도자에게 보낸 편지 - 헨리 데이빗 소로우

우리가 가진 생각이 우리 삶의 가장 중요한 사건이다.
그밖의 다른 것들은 단지 우리가 이곳에 머무는 동안
불어 가는 바람이 쓰는 일기에 불과할 뿐이다.

자신의 집에서도 여행자처럼 살라.
산책길에 주운 마른 나뭇잎이 바로 우리가 여행에서
찾고자 했던 그 무엇이 아닌가.

여행이 그렇게 멀리 있는 것이던가.
자신이 속한 곳이 아닌 다른 어딘가에
이상적인 나라가 있다고 믿는 사람은
얼마나 어리석은가.

나는 숲에 들어갈 때와 마찬가지의 중요한 이유로
숲을 떠났다. 내 앞에는 살아야 할 또 다른
몇 개의 삶이 남아 있는 것처럼 느껴졌으며,
그래서 숲에서의 생활에는 더 이상의 시간을
할애할 수 없었다.

자신도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얼마나 쉽게 어떤 정해진 길을 밟게 되고
스스로를 위해 다져진 길을
만들게 되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내가 숲 속에 살기 시작한 지 일주일이 채 안돼
내 오두막 문간에서 호수까지
내 발자국으로 인해 길이 났다.

이 세상의 큰길은 얼마나 닳고 먼지투성이며,
전통과 타협의 바퀴 자국은 또
얼마나 깊이 패였겠는가!

젖어 있었기에 마를 수도
있었으니 얼마나 기쁜 일입니까!
우리가 얼기설기 만든 집을

새로운 보금자리로 느끼게 해준
폭풍우를 만난 것이 얼마나 기쁜 일입니까!

나는 선실에 묵으면서 손님으로 항해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인생의 돛대 앞에서,
갑판 위에 있기를 원했다.
이제 갑판 아래로 내려가고 싶은 생각은 없다

배우지 못한 자의 지식은 마치
울창한 숲과 같다. 생명력은 넘치지만
이끼와 버섯 따위에 뒤덮여 쓰임새가 없이
버려져 있다. 반면에 과학자의 지식은 널리
쓰이도록 마당에 내다 놓은 목재와 같다.
잘하면 이곳저곳에 쓸모가 있을 수도
있으나 쉽게 썩어 버리는
단점이 있다.

주저하지 말고
시도해 보고자 하는 일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시도하십시오.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의혹은 품고 있지 마십시오.
아무도 해줄 수 없는 일을 스스로에게 해주십시오.
그 밖의 다른 일은 모두 잊어버리십시오.

자연은 성실하고 믿음이 가는 몇 않되는 영혼의 편이다.
자연이 그런 영혼들을 위해 존재한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나는 인가와 멀리 떨어진 산골짜기에서 홀로 사는 이를 보러 간다.
뜰에는 그의 양식이 될 딸기와 토마도가 자라고,
산기슭에서는 햇빛이 즐거이 몸을 기대고 있다.
그럴때마다 신들의 공평무사한 자비를 직접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이 길로 갈 것인가, 저 길로 갈 것인가는 무시해도 좋은 것이 아니다.
저마다 걷다보면 좋은 길이 있다.
그런데 우리는 흔히 부주의해서,
또는 어리석은 나머지 좋지못한 길을 선택하고 만다
분명 세상에는 우리가 한 번도 선택하지 않았지만
꼭 걸어 보았으면 하고 바라는 오솔길처럼
이상적인 내면 세계의 어떤 길이 존재한다.


너무 도덕적이 되지 마십시오.
그렇게 하면 삶의 많은 부분에 있어서 자신을 속이게 될 것입니다.
도덕적인 것 이상의 목표를 가지십시오.

그저 좋은 사람이 되지는 마십시오.
무언가를 위해서 좋은 일을 하십시오.
모든 우화에는 교훈이 들어 있지만,
순진한 이들은 이야기 자체만 즐길뿐 입니다.


당신과 빛사이를 그 무엇도 가로막게 하지 마십시오.
사람들을 형제로써만 존중하십시오.
천상의 도시를 방문할 때는 누구의 소개 편지도 필요없습니다.
문을 두드리며 곧장 신을 만나기를 청하십시오.
어떤 경우에도 당신 곁에 동행이 있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당신이 이 세상에 홀로임을 기억하십시오.

사람은 진정, 자신의 허리띠를 잡고
스스로를 들어올릴 수는 없습니다.
자기 자신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세계를 넓혀서- 사실 이것이 더 나은 길입니다.
본성에는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것이 없으니까요.
내면에 있는 허리띠를 끊어 버릴 수는 있습니다.

이렇듯 일이란 일반적인 의미에서는 하나의 수단이지만,
더 높은 차원의 의미로 보면 정신적인 수행에 다름 아닙니다.
만일 분명 그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가장 높은 목적지로 향하는 수단이라면,
어떤 일이든 하찮거나 지겨울 이유가 무엇일까요?
차라리 그것은 우리가 딛고 올라갈 사다리,
우리의 존재가 탈바꿈될 수단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구도자에게 보낸 편지"中에서"-

출처 : 그래도 밤이어라 Aunque Es De Noche
글쓴이 : 장미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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